정체성의 심리학 -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박선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정체성'에 대해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고 싶어서였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지금껏 미루고 외면하고 살기에 바빴던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 계기가 필요하다. 이 책 《정체성의 심리학》이 기회가 되리라 생각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정체성이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삶의 방향에 대해 결단을 내린 정도를 의미한다.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정체성에 있어서 중요하지만, 그

렇다고 정체성이 꼭 직업에 관한 것일 필요는 없다.

언제 어디서든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일 수도 있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추구하고 싶은 가치일 수도 있다. (22쪽)

 

 




이 책의 저자는 박선웅.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자신의 길,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고민했던 시간은 자연스레 정체성 연구로 이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보다 쉽게 자신의 길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3단계 정체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그 첫 작업으로 《정체성의 심리학》을 썼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정체성을 찾는 방법, 즉 자신의 알맹이를 찾는 방법이 인생 이야기를 쓰는 것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엉뚱한, 하지만 진실된 주장을 하고자 한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인생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독자 여러분 역시 이에 공감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5쪽_들어가는 글 中)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진짜 나'는 어디에?', 2장 '나는 이야기 안에 있다', 3장 '여러 가지 색이 섞인 '나'라는 사람', 4장 '누구나 인생의 주제가 있다', 5장 '의미를 만들거나 의미를 찾거나', 6장 '정체성, 자존감을 만들다', 7장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8장 ''오늘'을 나답게 살기'로 나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누구든 살면서 한 번쯤 자기 자신에게 던졌을 법한 질문이라며 이 책은 시작된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진지하게 사색에 잠기기보다는 '지금이 이럴 때냐' 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으로 미루기 바빴다. 당장 해야할 일이 항상 넘치고 넘쳤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처음을 보며 남 얘기가 아닌 듯 한숨이 먼저 나온다.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니 말이다.

우리는 바쁘다. 중학생은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느라 바쁘고, 고등학생들은 좋은 대학교에 가느라 바쁘고, 대학생들은 좋은 직장을 얻느라 바쁘고, 직장인들은 자신의 밥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어느 순간 얼핏 그런 질문이 떠올라도 미처 답을 찾기 전에 누군가 마련해놓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다시 걸음을 재촉하게 마련이다. (15~16쪽)

같은 사회에서 비슷비슷한 분위기에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다. 그렇다고 갑자기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 생각에 잠길 필요는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정체성에 대해 살펴보고 나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질풍노도의 30대, 40대가 흔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음 세대에게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들에게 꿈꾸는 법부터 다시 가르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꿈꾸는 법을 잘못 배우고 잘못 가르쳐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커서 뭐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 어떤 명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는지, 어떤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삶은 명사가 아니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꿈은 가슴에 품고 살고 싶은 인생 이야기에 대한 상상이어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그 꿈으로 똘똘 뭉친 인생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다. 소소하게 누리는 행복도 물론 중요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넘어서는 주제가 있는 삶이 더 의미 있고 풍요로울 것이다. (113~114쪽)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읽는 맛이 더욱 느껴지는 책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인물들에 대한 해설도 더해지니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어짜피 나의 인생 또한 이들의 인생처럼, 세상사 거기서 거기 다들 비슷비슷하게 사는 듯하면서도 나만의 인생을 살아간 것이니, 내 인생에 대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품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
듀크 로빈슨 지음, 유지훈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 주지 말아야 한다고 배우며 자랐다. 누구에게도 나쁜 말을 듣고 싶지 않고, 그냥 조금 불편해도 내가 참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꾹 참으며 살아왔다. 그렇게 하는 게 미덕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힘에 겨운 일이다.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보게 되는 말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마라'는 것이다. 살다보니 누구에게도 나쁜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사실상 우유부단하거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유형이라 짐작할 만하다. 그런 사실을 잘 알지만 사실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매사 눈치를 보고 조심하게 된다.

이 책은 '착한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9가지 이유'를 담은 책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이다. 내 인생을 조금은 가볍게 하고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듀크 로빈슨. 지금껏 수천 명을 상담한 상담전문가다.

이 책은 '복잡하고 미래가 불투명하며 갖가지 위험으로 점철된 사회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9가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각 대안은 누구나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7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서 지금 당장 벗어나라!'를 시작으로, 1장 '일은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2장 '일벌레가 되어야 한다', 3장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다', 4장 '분노를 억제해야 한다', 5장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6장 '선의의 거짓말을 보탠다', 7장 '남에게 자주 충고한다', 8장 '그를 구제하려 한다', 9장 '가족을 잃은 그를 보호한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좋은 사람이기를 포기해야 인생이 달라진다!'로 마무리 된다.


좋은 사람이기를 포기해도, 당신은 여전히 좋은 사람이다!

이 말이 프롤로그에도 나오고, 각 장의 끝에도 나오며, 에필로그에도 나온다. 이 책을 읽어가며 이 말을 계속 보게 되는데, 갈수록 그 느낌이 달라진다. 깊어진다고 할까. 반복 학습의 효과 같은 것도 느껴진다.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홉 가지 부분에서 애써 노력하고 있지만, 좀더 가볍게 생각하더라도 당신은 좋은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다. 그 사실만으로도 인생의 무게가 조금은 덜어질 것이다.

 

​먼저 각 장의 맨 앞에는 실제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며 시작된다. 거기에 꼬리를 물고 그 상황에 대해 파고들며 해석하고, 대안도 제시해준다. 차근히 읽어나가다보면 지금의 나 자신에게 한 마디 툭 던져주는 해결책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단 착하면 인생은 저절로 풀린다'고 믿는다. 그들은 계획이 없는 탓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결국 녹초가 되고 만다. 하지만 인생계획은 곧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79쪽)

읽다보면 현재 나를 힘들게 한 부분에 더욱 시선이 간다.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조금은 무게를 덜어낸다.

항상 좋은 사람인 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사람인 때가 많은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_모리 슈워츠 교수의 마지막 메시지 (책 띠지)

이런 메시지를 보면 힘이 난다. 그동안 나의 부족함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괴롭혔다면, 이제는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기로 한다.



 


삶의 방식에 대한 통찰력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공감이 가기에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침을 심리학 원론에서 끄집어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풍요로운 삶으로 인도하며 숭고한 인간애를 자극하는 합리적인 지침서다.

_ 마틴 코빙턴 박사,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 교수


이 책을 읽고 좋은 사람이리를 포기하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이 책에는 좋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 9가지의 문제점과 이를 벗어버리는 방법, 바람직한 대안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특히 '좋은 사람'이라는 환상에 다가가려 애쓰고 고생하던 사람들에게 현실의 나 자신이 되도록 방향 제시를 해주는 책이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화와 기담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 끌렸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이라는 수식어 말이다. 너무 어렵고 깊어 무거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깃털 같이 가벼운 것도 아니고,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정도라면 알고 싶지 않겠는가. 알아두고 이왕이면 잘난 척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설화와 기담'에 대해서 잘난 척 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한 권으로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이상화. 1973년 방송작가로 데뷔하여 30여 년 동안 <TV 손자병법>, <호랑이 선생님> 등 수많은 tV 드라마와 라디오 드라마를 집필했다. 경원전문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등에서 지속적으로 후진들을 양성해왔고, 성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다. (책날개 발췌)

그 수많은 판타지를 책 한 권에 모두 담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판타지들을 간추렸다. 우리나라의 판타지도 다소 생소한 것들도 있겠지만 거의 모두 우리 민족의 삶과 가까이 있어서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이다. 내용도 되도록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고 흥미있게 꾸미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 담긴 판타지들을 한꺼번에 다룬 자료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 재미와 함께 새로운 지식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책머리에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신화와 전설', 2부 '영물과 괴물, 요괴', 3부 '괴담과 기담', 4부 '믿기 어려운 사실들', 5부 '이승과 저승'으로 나뉜다. 중국의 창세신화, 일본의 창세신화, 도깨비의 시조 치우, 신화 속의 여신들, 우리나라의 영물, 우리나라의 요괴, 피닉스와 스핑크스, 히드라와 켄타우로스, 마귀의 정체는 무엇인가, 마법은 실제로 존재할까, 인간에게 초능력이 있을까, 신내림, 빙의와 퇴마, 삼수갑산, 옥황상제, 염라대왕, 저승사자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얇고 두루두루 설화와 기담을 들여다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들어온 이름이지만 잘 몰랐던 것들을 이 책의 설화와 기담으로 접해본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누군가 애써 수집한 방대한 설화와 기담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듯하기도 하다. 어쨌든 한 권으로 동서양 설화와 기담을 압축해서 보는 느낌도 꽤나 괜찮다. 지식이 풍부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설화와 기담에 대해서 집대성해놓은 새로운 이야기를 알아가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특히 어렸을 때 할머니께 들었던 옛날 이야기 혹은 전래동화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요괴라든지, 빅풋과 예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까지 다방면으로 두루루 알아가니 박식해지는 듯하다. 특히 아이들에게 동서양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도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판타지의 세계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상상력의 경계도 없다.

판타지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아득한 옛날부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왔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은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영어잡학사전, 철학잡학사전, 우리말 어원사전, 문화교양사전, 우리 역사문화사전 등 알아두면 잘난 척할 만큼의 지식을 제공해주는 책이어서 심심풀이로, 지식충전용으로, 지적인 대화의 소재로 두루두루 이용할 수 있으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숟가락 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리잡은 형상이다. 긴급상황을 알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말이 눈에 띈다. '인간이 먹거리를 찾아 야생을 파괴하는 바람에 낯선 바이러스들이 불려 나와 세상을 침몰시키고 있다. 혼돈의 밥상이 혁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인류 미래에 희망이 없다.'라고 말이다. 정신이 번쩍 들며, '뜨끔' 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편리함에 많은 부분을 외면하고 있었고, 요즘엔 과일을 사면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완전 달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더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정말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제 인식을 함께 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식생활에 대한 것은 저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에도 문제 자체도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건강을 위한 밥상은 물론, 지구 환경을 해치지 않으며 공존하기 위한 밥상을 생각하기로 했다. 어떤 문제와 해결 방안이 있는지 이 책 『종말의 밥상』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박중곤. 현재 바른건강연구소 소장으로서 각종 식품 관련 컨설팅을 하며, 저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나름대로 카오스로 넘치는 밥상에 코스모스적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나의 목소리가 현실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지구촌에서 식원병으로 수 억명의 사망자가 나오기 전에는 21세기 아담, 이브들의 고정관념이 바뀌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닥 희망의 등북이라도 밝히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책을 만들어 세상에 보낸다. (10쪽,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선악과를 따는 사람들', 2부 '생명 안테나 부러지다', 3부 '혼돈의 밥상과 질병', 4부 '식탁의 불편한 진실들', 5부 '질서의 밥상 제안'으로 나뉜다. 에필로그 '꿀통에 빠진 곤충 신세, 인간'으로 마무리 된다. 계절을 거스른 이단아, 과일인가 설탕 덩어리인가, 농장에서 밀려난 토박이 동식물, 생명 없는 무정란과 단명하는 육계, 천성 거부당하는 돼지, 젖소인가 우유 펌프인가, 물고기들이 수상하다, 박쥐 요리와 코로나19 팬데믹, 식탁의 6가지 불청객, 사탕인가 사탄인가, 대자연의 섭리 거스르는 화식, 사라진 통곡물 식습관과 부분식품의 함정, 신자연주의 밥상, 식품안전지수의 개발 및 실용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선악과 즐기는 현대의 아담과 이브'라는 소제목을 보니 경각심이 생긴다. 오늘날 식탁의 풍요는 인류 시작 이래 최고조에 달했고, 우리도 사실 어렴풋이 문제 있는 식탁이라는 것을 알지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판단을 보류하며 살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말한다. '혼돈의 밥상은 지구촌에 전란이나 외계인 침공 수준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말이다. 이런 밥상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인류 미래에 희망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일인가 설탕 덩어리인가」를 읽다보니, 요즘 내가 달달한 과일을 잘 고른 것은 내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당도가 극도로 향상된 과일들만 살아남았을 뿐이다. 오늘날 자연의 질서를 벗어나 억지로 잡아 늘리고 당도 위주로 맛을 변질시킨 과일들은 현대인에게 건강상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28쪽)고 하는 말에 일리가 있다.

씨앗 없는 농산물, 농장에서 밀려난 토박이 동식물, 나비와 토종벌이 사라진 밭, 생명 없는 무정란과 단명하는 육계 등 하나씩 알아가면서 생각보다 충격적인 현실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코로나 등 전염병까지 연관되니 '건강의 시한폭탄 돼가는 지구촌 유행병'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책에서는 '신자연주의 밥상'을 제안한다. 제철 천연 밥상과 오색오미 밥상을 우수한 우리 농수산물을 이용해서 섭취하는 것이다. 가족 건강을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 하고, 퇴비를 넉넉히 주어 건강하게 거둔 것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소비자로서는 믿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말로만 무농약인지 어떻게 알 것이며, 벌레 한 마리 발견되지 않는 채소가 어떻게 신선한지 알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제 인식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바쁜 일상에서 편리한 식품으로 간소하게 한 끼 챙기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모든 식사가 인간과 자연의 건강을 살리는 음식으로 채워질 수는 없더라도, 잊지 말고 한 번씩이라도 '신자연주의 밥상'을 챙기려하는 그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밥상으로 인한 종말을 막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면 이 책이 그 시작을 응원해줄 것이다. 우리에게는 '종말의 밥상'을 '생명의 밥상'으로 바꿔야 할 책무가 있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
다카하시 아쓰시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 관심이 생긴 것은 '무례한 일상에서 내향성 인간으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글귀를 보고 나서였다. 생각해보면 정말 '무례한 일상'이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 선을 살짝 넘나들며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일테다. 그래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꾸역꾸역 참고 견디느라 곤혹스럽다. 이 책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카하시 아쓰시.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자신의 민감한 기질 때문에 회사에서 근무를 계속하기 어려워져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스스로가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것을 알게 된 후, HSP로 살아가는 일상의 곤란함을 기록하고 HSP 기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4컷 만화를 그려 블로그 '중년 HSP 일기'에 연재했다. 공저로 출간한『너무 민감해서 곤란한 나의 대처법』이 14쇄를 찍으며 일본에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소위 민감한 사람이라 불리는 HSP에 대해 알게 된 후 나 자신을 탓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나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외로움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이 책에는 내가 매일매일 느꼈던 민감한 사람의 괴로움에 대해 적었다. 책을 읽은 이들이 공감의 웃음과 함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 (15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 2장 '남들은 왜 이렇게 둔감하지?', 3장 '예민함이 나를 구할 거야!'로 나뉜다. 사람들과 있기만 해도 피로를 느낀다, 타인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민감하다, 앞으로의 일을 미리 걱정한다, 다른 사람이 혼나는 모습을 보면 괴롭다, 다른 사람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긴장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남에게 들은 말을 마음속에 담아둔다,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에너지 뱀파이어의 표적이 되기 쉽다, 프리랜서를 목표로 한다, 다른 사람과의 거리감을 조절한다, 민감한 사람이 인류를 구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우연히 일레인 아론 박사가 명명한 'HSP'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고민해 온 위화감이나 괴로움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 때문이 아니라 HSP가 지니고 있는 생물학적인 특징, 즉 높은 감수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섯 명 중 한 명이 이런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하니, HSP 인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다. 그런데 과연 나는? 앞부분에 HSP 체크리스트로 확인해볼 수 있다.


사실 어느 정도의 민감함이 HSP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어쨌든 읽다보면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보인다. 어느 부분에서는 내 얘기라고 느껴지는 그런 것 말이다. 내 얘기 또는 남 얘기를 담은 4컷 만화와 에세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고민을 잘 털어놓는다. 내가 꼬치꼬치 캐물어서가 아니다. 먼저 말을 꺼내는 건 상대방이다. 게다가 "왜 갑자기 나한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쑥 고민을 털어놓기 때문에 많이 당황스럽다. 가만히 보면 상대방은 본인 얘기에 도취되어 내가 이해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어 보인다. 몇 시간이고 계속 말할 기세다. 어떻게 된 건지 평소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억지로 얘기를 듣고 있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101쪽)

이건 나도 한때 그런 적이 있어서 할 말이 있다. 내가 믿을 만하다거나 나에게라면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그냥 하소연하는 것이다. 나에게 이럴 정도면 온 데 다 떠들고 다니고 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란 말이다. 자신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내가 알 정도면 주변 사람들도 다 알겠네'라고 생각하면 거의 맞다. 그들의 고민을 두고두고 걱정해주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 것. 아마 말하고서 다 잊을 것이다. 그냥 이것은 지나고 보니 드는 내 생각이다. 요즘은 나도 저자처럼 화제를 딴 데로 돌리거나 슬쩍 자리를 피한다. 나름 비슷하긴 하다.



4컷 만화와 글이 담긴 에세이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이지만, 사실 민감하다는 부분이 불편한 것이니 즐긴다는 것도 이상한 표현이긴 하다.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이 민감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 즉 HSP라는 사실을 모른 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HSP라는 것에 대해 알고 '나만 그런 것은 아니구나' 생각하며 그 무게를 덜어낸다면, 그것으로 작가에게 뿌듯함을 안겨줄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