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
이유진 지음 / 예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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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50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그 세월동안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 시간을 돌아보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저자는 '아버지를 위한 사부곡'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이 책을 출간한 것이다. 거기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의 저자는 딸 넷의 둘째로 자란 70년생 이유진이다. 특히 이 나이면 아이가 몇 살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저자는 말이 길어지는 것이 싫어서 초등학생 딸 둘을 가진 엄마라고 하기도 했단다. 결혼에 대해, 아이에 대해,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에 대해, '사회통념'에 맞서지 못하고 머릿속으로만 벗어나겠다고 생각하는 그 모습…. 첫 번째 글만 읽어보아도 이 책에 실린 글에 대해 호감이 상승한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유진. 오십이 가까운 어느 날 아버지를 위한 사부곡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딸 넷의 아버지로서 감당해야 했을 무게와 시간을 오십이 되어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이다. 남들과 다른 아버지가 곁에 있음에 감사하며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들이 내게 준 의미를 글로써 정리하고 있다. (책속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70년생 이유진' 2부 '신념에 관하여', 3부 '아빠와 50년을 살았다', 4부 '딸 넷은 이렇게 자라고'로 나뉜다. 70년생 이유진, 나는 어딜 가도 상무 딸, 그 시절, 벽장 속 하얀 가루, 나이 쉰에 금주를 해보니, 아빠와 50년을 살았다, 슈퍼맨의 눈물, 우리 집 맥가이버, 아빠도 남자다, 난생 처음 본 아빠의 글, 아빠가 '싫어'라고 했다, 당신의 얼굴은 백퍼 가꾼 것이다, 할아버지의 자식들, 엄마 아빠는 팔순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인생이라는 것은 길다면 길지만, 뭉텅이로 놓고 보면 후딱 지나가버린다. 스쳐지나가서 흩어져버리는 시간 중에서도 글로 남기고 기억을 떠올리며 생생하게 살려내는 것이 바로 책이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평범한 듯 특별하고, 또한 이 안에서 공통점을 찾으며 나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니,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네 자매의 둘째 딸이 50년을 함께 살아온 아버지께 보내는 사부곡이다. '사부곡'이라니 무언가 거창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지나온 인생의 순간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70년생 이유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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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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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표지의 한 마디 '아, 그때 받아쳤어야 했는데'라는 말에 공감할 것이다. 한두 번, 혹은 자주 '아, 그때 그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아쉬워하는 나로서도 이 책에 솔깃했다. 이 생각은 특히 집에서 자기 전에 누워서 이불킥 하면서 혼잣말로 뱉어내며 열을 올리게 된다. 그 앞에서는 속시원하게 맞받아치지 못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내 성향이 그런 것을.

이 책이 '말대꾸 에세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남들 앞에서는, 특히 말대꾸하지 말고 꾹 참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속으로 삭여야 하는 것을. 그냥 이렇게 책을 읽으며 통쾌해하는 것만으로도 적당히 마음이 풀리리라 생각된다.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기대하며 이 책 『글쎄 STRONG WORDS』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딥박. '깊은 생각으로 글을 쓰자'는 '딥'의 의미가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들의 좋은 초심이 될 것 같아서, 필명을 '딥박'으로 정했다고 한다. (317쪽)

이 책에서는 살면서 겪는 고민과 문득 떠오르는 의문에 대해 저자 딥박이 당신을 대신해 애매모호한 '글쎄so so'가 아닌, 뚜렷한 어조의 '글쎄 Strong Words'로 답한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이 당신을 대변하는 말대꾸 정도가 되었으면 한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TV를 보다가', 2장 '퇴근을 하다가', 3장 '혼자 밥 먹다가'로 나뉜다. 이상한 사전, 잡생각,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사회적 문제, 갈등, 직장생활, 돈, 인간관계, 친구, 사랑, 이별, 상처, 자존감, 가족, 일상, 딥박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 이 책이 확 끌렸던 것은 아침형 인간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아침형 인간들이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늦잠 자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보는 일이다.

일찍 잠든 주제에 (64쪽)

올빼미형 인간으로서 아침형 인간들에게 잔소리 들으며 힘들었건만, 나는 말대꾸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니, 혼자서 투덜거리면서 '일찍 잠든 주제에'라고 혼잣말할 생각도 못하고, 내가 잘못한 것처럼 주눅들어 있었다. 아무튼 이것 하나만으로도 촌철살인 시원한 사이다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이것 뿐만이 아니다. 이 책이 어쩌면 그렇게 마음에 확 와닿는지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아주 짤막한 글들이 이어지는데 마음에 훅 와닿는 말들이 많다. 읽다보면 이 책이 왜 '말대꾸 에세이'인지 알게 될 것이다. 어른들한테 이렇게 말하면 군밤 한대 얻어맞을 듯한 따박따박 말대꾸를 담았다. 그런데 그 말들이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속 시원한 글들이다. 언어유희가 신선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니.

남김없이 뺏긴 나무겠지.

나무라다 (34쪽)

이런 식으로, 지금껏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바라보아서 머리를 퉁~ 맞는 듯한 느낌이다. '아, 그렇구나' 새삼 깨달으며 읽어나간다.

정작 가야 할 사람들은 안 가고, 그들에게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는다고 한다.

사회는, 아픈데 아픈 줄 모르는 것을 적응이라 부르고, 아파서 아프다 하는 것을 부적응이라 부른다. (102쪽)

읽다보면 웃기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왠지 마음이 먹먹해지고 안타까워지는 문장도 발견한다. 문득 이 책에 실린 글자들의 힘을 느낀다.



돈 걱정하지 말자

있다가도 없는 게 돈이고

이따가도 없을 게 돈이니까

원래 없돈 (150쪽)

에필로그에 보면 이렇게 썼다. '이 책에 나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지금의 내 한계는 딱 여기까지다. 같은 주제로 더 좋은 글을 써낼 자신이 없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말을 깎고 다듬으며 거르고 남기는 과정을 수차례 거치며 에너지가 고갈되도록 모든 것을 쏟아부었을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유머러스하지만 가볍지만은 않고, 촌철살인이지만 무겁지 않은, 간결한 말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말대꾸 에세이 참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짤막한 사이다 발언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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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이 들려주는 윤동주 동시집
나태주 엮음 / 북치는마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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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태주 엮고 해설, 윤연아 그림의 책, 『나태주 시인이 들려주는 윤동주 동시집』이다. 왕성하게 활동 중인 풀꽃 시인 나태주가 이번에는 윤동주 동시집을 엮었다. 윤동주 시는 서시, 별 헤는 밤 등 우리 나라 사람들이라면 너도 나도 잘 아는 시가 많지만, 동시만 따로 모아놓은 책은 생소했다. 윤동주의 동시를 모아서 한 권의 책을 펴낼 수 있다니, 어떤 동시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들었다.





두고두고 윤동주 선생의 시는 우리의 자랑이고 자존심이야. 우리 자신을 높이는 자랑스런 마음이란 뜻이지. 우리에게 윤동주 선생의 시가 없었다면 어쨌을까 싶은 때가 있단다. 그래서 할아버지도 어려서부터 윤동주 선생의 시를 읽어 왔단다. 어떤 시를 읽든지 반듯한 그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그분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고 어떻게 하든지 바르게 살고 맑게 살겠다는 결심이 생기지.

지원아, 이 책은 윤동주 선생의 시 가운데에서 어린 친구들이 읽어서 좋을 시들만 골라서 엮고 거기에 설명을 단 책이란다. 어린 친구들이 읽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느낌을 갖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2020년 초여름 공주에서, 할아버지 나태주 씀)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작가의 말 '어린친구들에 주는 선물'과 '서시'를 시작으로, 1부 '애기의 새벽', 2부 '아우의 인상화'가 이어지고, 해설로 마무리 된다. 편지, 버선본, 산울림, 해바라기 얼굴, 귀뚜라미와 나와, 애기의 새벽, 반딧불, 밤, 빨래, 돌 다, 거짓부리, 눈, 참새, 봄, 무얼먹고 사나, 굴뚝, 햇비, 빗자루, 기왓장 내외, 오줌싸개 지도, 병아리, 조개껍질, 겨울, 비행기, 호주머니, 창구멍, 비 온 뒤, 만돌이, 새로운 길, 슬픈 족속, 눈 감고 간다, 길, 아우의 인상화, 산골 물, 바다, 사과, 할아버지, 나무, 눈, 닭, 못 자는 밤, 고향 집, 아침, 내일은 없다 등의 동시가 담겨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왼쪽에 윤동주의 동시가 실려 있고, 오른쪽에는 나태주 시인의 해설과 그림이 담겨 있다. 특히 나태주 시인의 해설은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어서 읽는 맛이 더욱 살아난다. 할아버지가 다정한 목소리로 동시를 읊어주고, 거기에 대해 진심을 가득 담아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또한 동시들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아이들에게 동시를 보여주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을 것이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 들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 시 읽어라 강요하지 말고 이 책을 건네주면 좋을 것이다. 아이들이 직접 펼쳐들고 읽어도 마음에 드는 시를 발견하며 시적 감성을 키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른들이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를 들으며 감성을 키우고, 시를 기반으로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할아버지 어렸을 적, 또는 그보다 더 옛날 이야기를 이 책을 읽으며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다양한 동시가 담겨 있어서 기대 이상의 동시집이다. 이 책을 읽으며 윤동주의 동시를 접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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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38 - 내 안의 몬스터 구스범스 38
R. L. 스타인 지음, 이주미 그림, 이원경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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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구스범스 시리즈 중 제38권 '내 안의 몬스터'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무언가 다급해보이는 모습이다. 소년의 손을 잡아 끌어 구출해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걱정이 앞선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빈, 악동 할런에게 시달려 그런 줄만 알았는데 실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그림자가 곳곳에 드리운다. 이제는 친한 친구조차 믿을 수가 없는데 …….

(책 뒷표지 中)

전 세계 어린이들을 긴장과 공포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드는 구스범스의 이야깃속으로 들어가보았다. 이 계절에 더욱 어울리는 오싹한 분위기가 한껏 기대감에 부풀게 만든다.




제 직업은 어린이에게 오싹함을 선물하는 것이죠!

지은이 R.L.스타인

이 책의 저자는 R.L.스타인. 전 세계 아이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어린이 책 작가다. 1992년 「구스범스」 시리즈가 출간되면서 스타인은 전 세계 32개국에 널리 알려진 스타 작가가 되었다. 「구스범스」 시리즈는 2001년과 2003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 책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현재는 「해리포터」 시리즈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 책으로 꼽힌다. (책날개 발췌)



먼저 이 책은 표지와 그림에서 주는 긴장감부터가 시작이다. 공포영화도 막상 무서운 장면이 나오는 것보다는 바로 그 전에 공포스런 분위기가 한몫 하지 않는가. 이 책도 마찬가지다. 침을 꼴깍 삼키면서 본격적으로 읽어나간다.



첫 장면부터 긴장감 최고조다. 읽다보면 한참 후에 표지 그림속 장면이 나오리라 생각하고 펼쳐들었는데, 시작부터 바로 본론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궁금하다. 미치도록 궁금해서 책장을 넘긴다.

이따금 너무 무서워서 숨 쉬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온몸이 두려움에 휩싸여 눈도 깜빡일 수가 없다. 지금 내 기분이 그렇다. 움직일 수가 없고, 생각조차 똑바로 할 수가 없다. 내 이름은 노아 빈스톡. 올해 열두 살이다. 다들 나를 빈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엄마, 아빠도 그런다. 지금 나는 물속에 있다. 물속 깊이 잠겨 있다. 그리고 이곳은 춥다. 고드름을 온몸에 문지르는 느낌이다. 걸쭉한 초록빛 물이 흔들릴 때마다 몸이 부르르 떨린다. 움직여야 한다. 뭔가가 나를 쫓아오기 때문이다. 크고 시커먼 물체다. (5쪽)



꿈이다. 하긴 보통 처음에 긴장감 최고조의 장면이 나오면 꿈에서 깨며 한 템포 쉬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전학생이 왔다. 이름은 먼로 모턴. 그런데 왜 낯익은 느낌일까. 과연 그 아이와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수상한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그런데 꿈속의 괴물이 자꾸 현실에서 나타난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나는 정말로 내 친구 먼로를 좋아한다. 하지만 먼로가 있는 곳에 항상 괴물이 나타났다. 학교에서도…… 햄버거 가게에서도…… 아빠의 가게에서도. (75쪽)

궁금한 생각에 계속 읽어나간다. 정체가 뭘까, 긴가민가 하면서 읽는 맛이 있는 책이다.



어릴 때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며 공포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게 뭐가 무섭냐며 센 척 하다가도 밤에는 그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참을 돌아다니지도 못한 그런 기억이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은 먼 훗날 '구스범스' 시리즈에서 본 공포 이야기를 추억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옆에 있는 친구부터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될 것이라고. 믿고 따르는 사람을 다르게 바라보는 데에서 공포가 생긴다. 공포감에 오싹한 기억은 특히 한여름에 제격이니, 바로 지금이 이 책을 읽어볼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저 꿈인 것일까, 아니면 먼로? 빈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빈의 착각이었는지, 궁금한 마음에 끝까지 읽어나간다. 그런데 괴물이? 의외의 반전에 더욱 흥미로운 느낌이다. 꼭 끝까지 읽어보기를! '오잉?!'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뭔가 철학적인 느낌도 들고 신선한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38권의 제목이 스포일러였네. 한여름밤의 오싹한 재미, 주변 친구를 한 번 더 돌아보며 소름 돋는 반전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공포 이야기' 하면 '구스범스'가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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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일합니다 -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7가지 정리 습관
곤도 마리에.스콧 소넨샤인 지음, 이미정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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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머릿속이 복잡하고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알겠다. 바로 지금이 정리를 해야할 때이며, 그러려면 정리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서적을 읽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특히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곤도 마리에 정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을 읽으며 시원하게 정리에 돌입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물건 정리뿐 아니라 일도 정리하는 방법을 담았다니 기대하며 펼쳐들었다. 다른 일정과 읽으려고 계획했던 책들을 뒤로 하고 이 책 『짧고 굵게 일합니다』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정리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곤도 마리에, 스콧 소넨샤인 공동 저서이다. 곤도 마리에는 정리 컨설턴트로 '설레지 않으면 버린다'는 자신만의 정리법을 완성했다. 정리를 통해 진정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일의 효율성뿐 아니라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높아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대표작 『정리의 힘』과 『정리의 기술』은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단숨에 종합 베스트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에 '곤도 마리에' 열풍을 일으켰다. 그의 이름을 딴 '곤마리하다'는 정리를 지칭하는 동사로 사전에 등재되었다. 스콧 소넨샤인은 미국 라이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다. 기술과 에너지, 헬스케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그의 연구와 강연은 포춘 500대 기업의 경영자 및 임원들의 나침반이 되어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지금 당신에게는 '정리'가 필요합니다', 2장 '누구나 할 수 있다, 한 번에 완벽하게 빠르게', 3장 '성과를 끌어올리는 가장 간단한 기술_ 업무 공간 정리하기', 4장 '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끊어내는 법 _ 디지털 데이터 정리하기', 5장 '잡동사니 활동이 하루를 망치고 있다면_ 시간 정리하기', 6장 '그럭저럭 괜찮으면 꽤 괜찮은 결정이다_ 결정 정리하기', 7장 '양보다 '질'이 필요한 순간_관계 정리하기', 8장 '잘 굴러가는 회의는 모두를 춤추게 한다_ 회의 정리하기', 9장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는 가장 간단한 비결_ 팀 정리하기', 10장 '정리의 즐거움을 전염시켜라_ 정리의 마법 공유하기', 11장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삶을 위하여'로 나뉜다.





그동안 곤도마리에의 책을 비롯한 정리 서적을 읽으며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정리만을 생각했다면, 이 책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정리를 제시한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책상이나 서랍만 정리한다고 업무 공간 정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물리적인 공간도 그대로 두면 끝없이 어수선해진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이메일과 파일, 온라인 계정 같은 디지털 잡동사니가 빠른 속도로 쌓인다. 거기에 참석해야 할 많은 회의와 잡다한 업무도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당신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하는 업무 방식을 찾아내려면,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다른 모든 면을 정리해야 한다. (31쪽)

'디지털 잡동사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수두룩하게 쌓아놓고 있긴 하다. 가입한 사이트에 일년 이상 들어가지 않아서 곧 휴면계정이 될 거라는 메일을 받은 후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사진 정리도 그때그때 하지 않으니 잔뜩 쌓여버린 것을 어찌할까. 생각해보니 정리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디지털 잡동사니 정리는 한 달 동안 틈틈이 하기로 결심했고 오늘부터 1일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리의 목표는 깔끔하고 말끔한 책상이 아니라 '정리를 통해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왜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지 파헤쳐보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34쪽)

사실 그전에 읽은 책에서 정리 축제를 하라는 곤도 마리에의 말은 그냥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았다. 처음에만 마음 가짐을 바꾸었고, 결국은 원래 마음대로 되돌아왔다. 그래서 다시 정리는 귀찮은 것, 해야하는데 하지 못하고 있는 것,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등의 의미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이 말이 멋지게 들렸다. '정리를 통해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 말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정리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본다.



특히 책 정리는 정말 나에게 어려운 일이다. 동네 도서관에도 가져다 주고 필요하다는 사람들에게도 주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도서소유욕은 어쩌기 힘들다. 추억이 있는 책, 의미 있는 책, 정말 감동받은 책 등에 더해 '다른 데 가서 구박받느니 나에게 있어라'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예전 책까지 책장에 빼곡히 꽂아놓으니, 요즘 같은 여름날에는 책 관리도 일거리다. 책 먼지도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하고, 요즘같은 때에는 곰팡이 나지 않게 주의해야하기 때문이다. 책에 대해서도 어떻게 해야할지 이 책을 읽으며 기준을 세운다.



먼저 물리적인 업무 공간 정리를 한 후 비물리적 업무 공간 정리를 시작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장 행동에 옮기고자 들썩거린다. 그럴 때에는 가볍게 한 판 정리를 한 후에 계속 읽어나가도 된다. 특히 비물리적 업무 공간에 대한 정리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어서 이 책을 통해 정리 노하우를 익히고 활용하기로 했다. 나처럼 정리를 잘 못하면 누군가의 노하우가 절실하고, 지금 이 책을 만나서 보다 수월하게 정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일하는 공간을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생하는 파워 스폿으로 만들려면 먼저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 청소를 하는 동안에는 잊지 말고 물건에 감사하자. 당신이 성과를 내는 데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주는 물건이 있다면, 쓰고 제자리에 돌려놓을 때마다 고마웠다고 말하는 것이다. 업무를 순조롭게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 종일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253쪽)

공간과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얼마 전 읽은 책 『더 해빙』에서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도록 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 마음을 떠올린다. 특히 물건을 바꿀 때는 서둘러서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새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갖고 있는 것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도 좋겠다. 진짜 원하는 것이 그동안 까맣게 잊은 채 구석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생각처럼 물건 정리를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예전에 옷 정리를 하려고 의욕 충만해서 어머니께 설레지 않는 옷을 말해달라고 하니 "다 설레!"라는 답변에 하나도 치우지 못한 기억이 있다. 책이라도 정리하려고 고르고 골라 빼놓으면 나도 모르는 새에 다시 조용히 들여놓으셔서 여러 모로 버거웠다. "나부터 버려라."고 으름장 놓는 사람이 가족 중에 있다면 정리는 쉽지 않다. 그냥 방치하는 것이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일단 물건 정리는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내 공간, 나의 디지털 데이터와 내 책상과 서랍 등은 충분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이 책의 도움을 받아서 이것부터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는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이 온오프 상의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며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내 개인 공간과 디지털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도록 여러 모로 힘을 얻은 책이다. 요즘처럼 후덥지근한 날씨에는 디지털 정리라도 돌입해보면 마음이 깔끔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에 대해 책의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 특히 곤도 마리에의 정리법에 돌입했다가 '정리 리바운드(한번 완벽하게 정리했는데 제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물건이 집 안에 넘쳐나는 상태-편집자)(43쪽)'에 빠진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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