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병이니?"
지희가 물었다.
"세틀러 병, 지금은 많이 나았어."
"불치병이잖아. 네가 저 아이를 살리는 거야?"
"정수는 정수 엄마가 살리지. 치유력이 있거든."
"그럼 너는?" 
"그냥 에너지만 대 줄 뿐이야. 그게 내 능력이야."
 "그게 진부야? 에너지를 대 주는 것?"
"연규가 이반을 죽일 때도 에너지만 대 주었니?"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야. 주고 싶은 사람한테만 골라서 힘을 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1 "그래도 사람이 죽었잖아. 연규는 사람을 더 죽일지도 몰라. 재미가 붙었거든. 정말 그런다고 해도 누가 말리겠어."
"내가 떠나면 돼."
"그걸로 끝이야?"
"그래. 그럼 그 애의 능력도 이전처럼 흐려져. 하지만 넌 정말 내가 떠나기를 바라니?"
지희는 멈칫했다. 화영이 떠나기를 바라지 않았다. 막 생긴 능력을 다시 잃고 이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능력을 보존하고, 쓰고, 과시하고 싶었다. 이 능력을 통해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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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주 - 우연이라 하기엔 운명에 가까운 이야기, 2018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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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이 남자애의 이름은 늘 칠판에 적혀 있는데, 평소에 정신 나간 머저리처럼 굴기 때문이다. 이름만 알고 성은 모르지만 상관없다. 나는 저 애를 쳇이라 부르고 싶지도 않다.
그냥 우거지상이라고 부르겠다.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수 없다. 말썽거리를 찾아 코를 킁킁대는 개처럼 우그러진 얼굴이기 때문이다. 동그란 눈과 퉁퉁한 볼이 얼굴 가운데로 몰려 있다. 야비한 인간은 얼굴에 성격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때로는 유심히 관찰해야 드러난다. 하지만 한눈에 보일 때도 있 다. 쳇이 그런 경우이다.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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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주 - 우연이라 하기엔 운명에 가까운 이야기, 2018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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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내 이름은 전장에서 내지르는 함성 같다.
발렌시아! 발렌시아! 발렌시아!!
소리 내어 말하건 종이에 쓰건, 강한 느낌을 주는 좋은 이름이다. 방에 들어가면서 ‘누구 없어요?‘라는 말 대신 내가 왔노라!‘라고 외치는 이름이다.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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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주 - 우연이라 하기엔 운명에 가까운 이야기, 2018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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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쭤봐도 돼요?"
"얼마든지 물어보렴."
"어째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수많은 이야기에서는 사내아이들이 바위나 악어 같은 것에게 잡아먹히죠?"
"사내아이만 그러진 않아. 가끔은 계집애들도 잡아먹히지."
0할머니는 과도를 싱크대 안에 던져 넣고, 그린 눈썹을 치켜 올렸다.
"할미랑 이야기하고 싶으면 언제든 오렴. 분수처럼 터져 두둥실 떠내려가지 말고."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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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오이디푸스 - 자본주의와 분열증 현대사상의 모험 1
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지음, 김재인 옮김 / 민음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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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가족은 하나의 자극이다. 하지만 가족은 어떤 가치를 지닌 자극이요, 조직하는 것도 조직을 파괴하는 것도 아닌 하나의 유도자이다. 반응에 관해 보자면, 그것은 언제나다른 데서 온다. 만일 언어활동이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응 쪽에 있지 자극 쪽에 있지 않다.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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