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이 된 아이의 부모는 지금도 사혼화를 안 믿을까?"
시호가 생각에 잠겼다.
"글쎄.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니까 기다리다보면 믿는날이 올 수도 있겠지."
"사람은 안 변해 기본적인 성향이라든가 성격은 세월이 지나도 그다지 변하지 않잖아."
"변하지 않는 사람은 바꾸려는 노력을 안 해서 그런거지."
"너는 노력하면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
"한계를 지어놓지 않으면 변할 가능성은 있다고 봐.
나는 지금 변하려고 노력하는데 주위에서 믿어주지 않으면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잖아. 더불어 자신이 변할 수있다는 믿음까지 줄어들고, 그러니까 믿어주는 게 좋아. 난 믿고 싶기도 하고. 변할 수 있다는 걸."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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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걱정이 진심인지, 단순한 조언인지 걱정을 가장한 참견이나 비웃음인지, 어떤 목적을 숨긴 접근인지, 어떻게 구분할수 있습니까?"
"뭐?"
탁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잔이 놓였다. 둥근 잔 속에서 진한자줏빛 와인이 출렁였다.
"결국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죠.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걱정해도 상대가 귀찮아할 수도 있겠고, 악의를 가지고 접근해도 상대는 위안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인간의 삶이 그토록 허술하다는 뜻일까. 철학이니 종교니 떠들어 대지만 결국 인간의 삶은 형편없는 모순덩어리에 불과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것은 어떤 의도가 아니었다. 어떤 힘이움직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한 가지는 분명해."
"네 걱정은 전혀 위로가 안 된다는 거야."
뚜벅뚜벅 낮은 구두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위로는 안 되겠지만 도움은 되실 겁니다. 더 마셨다가는 내일아침 첫 수업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림자는 무례하지 않을 정도로만 민첩하게 움직였다. 테이블에서 둥근 잔이 사라지더니 곧바로 생수 한 병이 놓였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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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모요가 말했다. 끝이 난 마음은 다시 태어난다고 했다. 제니를 향한 내 마음은 순수하고 귀여운 누군가의 마음으로,
할머니를 사랑했던 가족들의 마음은 따스하고 부드러운 누군가의 마음으로.
"모든 마음이 사람의 마음으로 태어나는 건 아냐 마음이라는 것이 사람에게만 있는 건 아니니까."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나 식물, 혹은 조그마한 돌멩이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내가 태어나고자란 우리 집을 향한 마음은 곧고 푸른 나무의 마음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때때로 누군가를 향한 지독한 미움이나 원망 같은 것은 강한 태풍이나 무서운 지진이 된다고도 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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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전에 쓰시마 도주가 동래부에 편지를 보내 막부의뜻을 알렸다. 너희들이 왜국 다케시마에 배를 타고 들어와멋대로 고기를 잡았기 때문에 현지 관원이 너희를 잡아 증거를 삼았다고 말이다. 이번에는 너희들을 조선으로 돌려보내 주지만 앞으로는 단속을 철저히 해서 다케시마에 조선어부가 오지 않도록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석 달 동안 조정이 네놈들 때문에 얼마나 골머리를 썩은 줄 아느냐?"
용복은 그제야 석 달 동안 쓰시마 도주가 자신과 박어둔을 쓰시마에 가둔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모두 터무니없는 거짓말입니다. 우리를 납치한 것은 왜국 관리가 아니라 왜국 어부들입니다. 또 왜인들이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곳은 우리 땅 울릉도입니다. 저는 왜국 어부들이 울릉도를 자기네 영토로 알고 있기에 따진 죄밖에 없습니다. 왜국 어부들이 저와 박어둔을 납치하여 왜국으로데려갔고, 저는 왜국의 막부에게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라는문서를 받아 온 죄밖에 없습니다."
용복은 그간의 사정을 조목조목 짚어 가며 설명했어요.
홍중하가 깜짝 놀라며 물었어요.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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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는 국가에서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국법이 사대부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니 이것이 자기를 피폐케 하는 것이 아닙니까? ㅡ29 쪽

저 놀고먹는 자들은 나라의 큰 좀벌레입니다. 놀고먹는 자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이유는 사대부가 날로 번성하는 데 있습니다.
이 무리들이 나라에 온통 깔려 있어서 한 가닥 벼슬로는 모두 옮아맬 방법이 없습니다. 그들을 처리할 방법이 따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근거 없는 소문을 날조하는 무리가 사라지고 국가의 통치가 제대로 시행될 것입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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