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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지음, 한은주 옮김 / 서교출판사 / 2004년 3월
평점 :
2016. 2. 18. 목. `죽은 시인의 사회` - N.H. 클라인 바움 / 22
˝좋아, 이제 결론을 내리자! 시를 읽는다는 건, 다른 이유가 없다. 그 사람이 인류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인류야말로 열정의 집합체라는 것을 잊지 마라. 의학, 법률, 금융, 이런 것들은 모두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시, 낭만, 사랑, 아름다움이 세상에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삶의 양식...... 말이다.˝ - p.93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읽고, 듣고, 보다.
25년 만에 만난 키팅 선생님은 여전히 30대 초반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미소를 머금은 채 아이들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가슴 뭉클해하며 보았던 영화를 세월이 흐른 지금 내 아이와 함께 즐기며 `명작`의 힘을 느낀다.
오래되어도 빛이 바래지 않고 오히려 대체불가한 그만이 지닌 가치와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여겨진다.
사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듣게`된 것은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 을 읽으며 유민이를 위한, 유민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운 독서`를 고민하던 중 EBS의 책읽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 `낭독`을 떠올리고 이미 종방된 작품 중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것으로 이 작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키팅역을 연기하는 배한성의 내레이션으로 책의 첫 구절부터 마지막 구절까지 나긋나긋 낭독되는 가운데 아마 책으로 펼쳐들고 혼자 이야기를 마주했다면 쉽게 느끼지 못했을 긴장감과 유쾌함 그리고 감동을 함께 느끼는 경험이 나에게도 신선했다.
그동안 낭독 방송을 몇번 듣기는 했지만 누군가와 함께 그리고 30화에 달하는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는 처음이었다.
유민이와 지난 해 함께 북클럽을 할때도 책을 읽은 감상을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아이와의 북클럽이 흐지부지 되었었는데
책을 펼쳐놓고 라디오 낭독을 함께 들으며`천천히 함께 듣고 즐기는` 북클럽은 몰입의 즐거움과 그때 그때 각자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누며 진행되다 보니 유민이와 나에게 있어서는 딱 제격인 방식이었다.
열흘간의 낭독과 책이 끝난 뒤 영화를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던 것 역시 영화쟁이 모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큰 즐거움.
스무살이 채 되지 않았을 에단 호크와 우리들의 영원한 키팅 선생님, 30대의 로빈 윌리암스와의 재회가 주는 반가움.
유민이는 낭독을 들으며 상상했던 주인공들의 모습과 영화 속 배우들이 닮았네 안닮았네 조잘이면서 닐이 공연을 펼치던 연극 공연장은 머리속에 그렸던 곳과 똑같다면서 그리고 로빈 윌리암스는 그냥 키팅 선생 그 자체라면서... 늦은 밤까지 우리의 북&무비 클럽은 무르익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