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 12. 20. 토. `1984` - 조지오웰

1949년 미래의 전체주의적 국가에 대한 공포를 그린
조지오웰의 `1984`는 허구아닌 허구
이미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현실이다.

인간으로서의 유대 관계를 끊고, 공포와 분노, 증오의 감정을 빼놓고는 어떠한 감정도 없애버리는.
미술, 문학, 과학도 없어지고 전쟁과 권력, 빅브라더만을 위한 웃음과 삶.
호기심과 즐거움 대신 폭력만을 꾹꾹 눌러담은 삶...
인간의 얼굴을 짓밟는 구둣발... 그 영원한 존재.
당을 배신하는 이단자의 얼굴은 언제나 그 밑에 짓밟히고 이단자와 사회의 적은 언제나 패배한 뒤 소리없이 사라지는 공포.
거대한 지배권력 앞의 한 개인은 얼마나 작고 나약한 존재인지...그리하여 희망을 품어보기에도 얼마나 덧없는 부질함인지...
책을 읽는 동안 나를 억누르는 암울함에 숨이 턱턱 막히곤 했다.

조지오웰. 정말 감탄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작가인 것 같다.
병색짙은 조지 오웰이 자신의 어둡고 차가운 현실속에서
동시대와 후시대의 인간들에게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심각한 경고를 써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그림처럼 쓰쳐지나간다.
그의 육신은 병을 이기지 못하고 각혈과 함께 죽어갔지만
작가의 칼날처럼 날카로운 정신세계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꼿꼿하게 살아남아 여전히 전 세계 독자들의 비판의식을 깨어나게 한다는 것이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지오웰이 그린 1984년 전체주의 국가는 너무나 암울했고
그 안에서 마른 잎사귀처럼 부스러져내린 주인공 윈스턴의 최후는 너무나 허망했다.
신어(Newspeak)와 이중사고(doublethink), 사상경찰(Thought Police), 이분증오(TwoMinutes Hate)
그리고 텔레스크린(Tele-Screen)....
수없이 많은 눈과 부패한 권력과 체제를 위한 폭력 그리고 권력에 굴복하는 모든 진실.
오웰은 전체주의를 향해 펜으로 칼을 휘두른 셈이지만,
이제 이 이야기는 허위와 조작이 만연한 이 시대를 향한 칼날이기도 한 것 같다.

˝미래를 향해, 과거를 향해, 사고가 자유롭고 저마다 개성이 서로 다를 수 있으며 혼자 고독하게 살지 않는 시대를 향해, 진실이 존재하고 일단 이루어진 것은 없어질 수 없는 시대를 향해.
획일적인 시대로부터, 고독의 시대로부터, 빅 브라더의 시대로부터, 이중사고의 시대로부터 - 축복이 있기를!˝ (p.44)
˝공포와 증오와 잔인성 위에 문명을 세운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건 결코 지탱될 수 없습니다. 생명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명은 저절로 파괴됩니다˝(p.376)

... 자신의 최후를 예상했음에도 감히 희망을 꿈꾸었던, 인간성의 회복을 갈망했던 윈스턴을 생각하자니 책장을 덮어도 자꾸 울컥울컥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4-12-2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읽었던 책중에 가장 암울해요. 다시 읽으라고 해도 읽고 싶지 않은 고전입니다.

bookmad 2014-12-21 06:09   좋아요 0 | URL
동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친김에 영화 `1984`까지 봤지 뭡니까!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민음사 모던 클래식 29
알레산드로 보파 지음, 이승수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14.12.17. 수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 알레산드로 보파

자웅동체 달팽이, 사랑에 대해 말하는 앵무새,
에로틱한 꿈과 현실을 오가는 겨울잠쥐,
교미가 끝나고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사마귀,
뻐꾸기 새끼를 키운 되새, 똥 속에서 살아가는 쇠똥구리,
백만장자가 되는 춤추는 돼지,
전직 마약 형사견이었던 수도승 개,
부모마저 잡아먹는 상어....
20개의 동물 `비스코비츠`를 주인공으로 하는 20개의 에피소드에는
여러 유형의 동물로 등장하는 비스코비츠의 특성을 통해 인간의 속성과 욕망이 절묘하게 표현된다.
독특한 해학과 상상력이 더해져 허를 찌르는 짜릿한 전율과 배꼽빠지는 재미까지...
생물에 대한 풍부한 지식에 말랑말랑한 상상력이 더해진 기대 이상의 너무나 재미있는 우화였다.
겨울 햇살 따스한 창가에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철학적인 우화들을 읽고 있자니 내 마음도 몽실몽실 부풀어오른다!

# 모던클래식의 실험적인 소설들은 정말이지 가슴을 뛰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세상에는 정말이지 한번쯤 읽어볼만한 그리고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많은 꺼리들이 있어서 살 맛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12.15. 월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세상의 가치 기준을 등지고 남의 생각을 중요시 생각치 않는 다는 것은
자신만의 자유를 추구하는 그만의 인격이고 용기일까...
아니면
극단적인 이기심 또는 무지에서 오는 허세일까...
잘 정돈된 행복을 보장하는 속세의 굴레를 내던지고 자신의 영혼이 갈망하는 거친 이상의 세계로 뛰어든 찰스.
하필 왜 찰스는 마흔 살 그 나이에 인생 행로를 극단적으로 바꾸셔서
내 마음을 이리도 심란케 하시는가 말이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로 가정과 직장을 버린다는 것.
아무 이유없이 내 마음이 향하는 그 곳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다는 것.
그리하여
자신이 여생을 보내고 뼈를 묻어야 할 곳을 알게 된다는 것.
19세기 말 그 시대의 모든 이들, 아니 어쩌면 지금 이 시대에도 찰스의 행동에 박수쳐 주고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40대 가장에게 응당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과 의무라는 엄청난 무게.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그냥 무책임한 정도가 아니라 죄악으로 치부될 것이다.

사회적 가치에 순종하고 이를 소중히 여기는 우리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지만
때때로 우리가 미쳐 보지 못하는 혹은 외면하고 있는 우리 안의 가식, 모순, 부당함 그리고 진실되지 못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그 사회적 가치 이면의 흉한 몰골을 목격하게 된다.
우리가 죽어라 하며 지켜나가고 있는 가치들..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사랑, 생계를 위한 일, 사람 사이의 신의...
이러한 가치에 진실성이 결여되는 순간들을 떠올릴때마다 책 속의 주인공 찰스가 그 특유의 냉소적인 비웃음이 함께 스쳐지나간다.

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한 천대받는 그림쟁이였으나 훗날 세계가 인정하는 세기적인 화가가 되었으니
그가 걸어간 길은 빛나는 발자취며 예술혼을 불사르기 위해 마땅히 바람직한 과정이었는가...
그의 그림과 사람을 대하는 삐딱한 태도에 코웃음을 치던 이들이, 그의 죽음을 외면하던 이들이
훗날 그가 위대한 화가로 평가받게 되자.. 뭐 다 괜챦다...라는 식으로 그를 품는다는 것이...
그러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안의 왜곡된 관념이 난... 지겹다. 물론 나또한 그 왜곡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지만 말이다.


# 이 책은 서머싯 몸이 고갱의 인생사를 모티브로 하여 지은 소설이라고 한다. 고갱의 삶을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으나 어쩔 수 없이 고갱이 소설 속 주인공 찰스로 왜곡되어 기억되는 오류를 떠안고 살아야 한다. 뭐 이런들 그런들 어떠하리. `달과 6펜스`는 소설 그 자체로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안겨주었고 고갱의 작품들은 여전히 그림 그 자체로 나에게 강렬한 감동을 주고 있으니. 게다가 소설과 그림이 뒤엉킨 상상은 온전히 나만의 추억이 되어 내 인생 한 시절의 책갈피가 되었으니 그 정도 오류쯤이야 뭐 상관 않겠다.

# 2014년 늘상 바빠왔지만.. 2014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더욱 정신없이 바쁜 몸과 마음. 이런 저런 모임과 더불어 이 해가 가기 전 몇가지 마무리와 준비... 그중 하나인 나를 위한 서재 만들기 완료. 정작 여유있게 소파나 책 테이블에 앉아서 책 읽을 시간 만들기는 어렵고. 새벽녘밖에 앉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책 공간이 조금은 아늑해지고 여유있어 진 것이 뿌듯하다... 책 공간이 주는 설레임... 내 40대는 책 공간에서 더욱 많이 뒹굴며 더욱 많이 설레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4-12-1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너비님의 서재가 북카페 같아요. 거실 한가운데에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목제책상이 부러워요. 저도 저런 서재를 갖고 싶어요.

bookmad 2014-12-16 06:31   좋아요 1 | URL
아무렇게나 책놓고 살다가 올해가 가기전 부랴부랴 정리하고 만든 공간이에요 ^^ cyrus 님도 꿈꾸시는 서재 꼬옥 갖게 되시길..! 오늘도 좋은 책과 함께 좋은 하루되세요~~~
 
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2014. 12. 8. 월 `자기 앞의 生` - 에밀 아자르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엄마 아빠의 얼굴도 모르고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의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있는 유태인 로자 아줌마에 의해 키워진 열네 살 아랍인 소년 모모.
그가 자신을 돌보아주었던 로자 아줌마가 뇌혈증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슬프고 아픈 한 시절의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없이 살 수 있나요?˝를 묻던 모모가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그리하여 죽은 로자아줌마의 시체 곁을 3주일을 지키며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마지막 대목에서는
가슴이 울컥했고 머리속이 하얘졌다.
사랑했던 이를 잃은 허망함과 아픔 뒤에도 스스로 ˝사랑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14살 소년. 정말이지 어메이징이다.

아랍인이든, 유태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가톨릭신자든... 그리고 너이든 나이든...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유일무이한 진실.
˝사랑해야 한다˝ ... 소설 `인생`에서 위화는 사람은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맞는 얘기.. 그러나 사랑이 없다면 살아가기 위한 힘을 얻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 그리하여 우리의 인생이 빛날 수 없다는 것...

사랑해야 한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자기 앞의 生` 그 한치 앞이라도 비추며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랑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년 12월 8일 월요일. 하얀 세상.

 

나에게 책이란...

언제나 손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친구와 나누는 속깊은 대화.

매일 매일 작은 행복과 깨어있는 기쁨을 선사하고

바로 여기서도 늘 삶이, 세상이 흐르고 있음을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여기 내 앞에 있다는 것이 새삼 소중하고 소중하다.

 

이 겨울 바깥 세상이 더욱 차가워 질수록

책과 나 사이의 온기는 더해만 갈 것이 문득 설레이고 설레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놀 2014-12-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사로운 벗님 책과 함께
겨울에도 포근한 숨결을 누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