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2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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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27. 월. 책도둑 1&2 - 마커스 주삭

책을 붙들고 이토록 가슴이 저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이토록 눈가가 뜨거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 눈에 와 닿은 책 속의 글들은 머리를 때리는 망치가 되고 가슴을 쿡쿡 찌르는 창이 된다.

내 친구 리젤이 책도둑이 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2차 세계 대전 그 핏빛 잿가루의 시절...
책에서 건져올린 말들로 스스로를 구원하고 주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던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들을 굽어 보며 쉴 새 없이 죽은 자들의 영혼을 품어 나르느라 쉴 틈이 없는 죽음의 사신의 목소리...
문장 하나 하나가 시가 되어 가슴에 박히는 그런 책이었다.

책 말미... 죽음의 사신은 말한다.
˝나는 내가 늘 인류를 과대평가하는 동시에 과소평가해왔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냥 평가만 한 적은 없었다고. 나는 어떻게 똑같은 일이 그렇게 추한 동시에 그렇게 찬란할 수 있냐고..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저주스러우면서도 반짝일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산다는 것이.
추한 동시에 찬란하고...
살아있으면서 죽어가고...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는
그런 모순의 연속이다.
때론 그 모순이 삶의 기쁨이 되기도 하고
더 없는 아픔이 되기도 하며...
결국 모순적인 모순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십대 어린 여자아이가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편 또 인간으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다는 것.
정말이지... 말이 안되게 슬프고. 말이 안되게 아름다운 이야기
잿빛 흑백영화처럼 그려지면서도 형형색색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

세상사 힘들고 답답한 내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어 준 잔혹세계사의 한 장....
그리하여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하면서도 너무나도 고맙고 소중한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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