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은 사랑 - 톤즈의 돈 보스코 이태석 신부의 강론 모음집
이태석 지음,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 정리 / 다른우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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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해 이태석 신부의 삶과 봉사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많이 울었다. 가난과 분쟁의 땅 아프리카 수단에서 의사로, 교사로, 마음의 치유자로 헌신하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1962~2010). 아프리카의 어둠을 환한 사랑의 빛으로 채운 그는 우리에게도 선물을 남겼다. 그가 헌신적인 사랑의 현장에서 깨달은 진리였다. 사랑의 화신일 뿐 아니라 가톨릭 사제인 그는 수단에서 주일마다 강론을 했다.

이 책은 이 신부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남수단 톤즈에서 했던 미사강론을 엮은 유고 강론집이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로서 장래가 보장된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사제가 되어 전쟁의 고통과 가난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이웃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실천했던 청년 의사 이태석 신부, 그가 암으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8년여 동안의 가슴 뭉클한 삶의 기록 40여 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신부는 책에서 “흙과 나뭇잎은 뗄 수 없는 가까운 이웃사촌이며 친구이다. 이 흙과 나뭇잎이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떠났다. 흙은 비가 두렵고 나뭇잎은 바람이 두려웠다. 둘은 서로 도와주기로 했다. 비가 오면 잎이 흙 위에 앉아 비를 막아주고 흙은 나뭇잎을 눌러 바람을 막았다. 이렇게 두 친구는 무사히 순례를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신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비워 가난해지면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면 힘은 들지만 상상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가득차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 신부는 이 책 ‘죽어도 죽지 않는 삶’에서 “세 명의 등산가가 눈 덮인 산을 등반하다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한 사람이 다리를 다쳐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도 지친 그들 중 한 사람은 다친 사람을 그냥 두고 계속 산을 내려갔다. 다른 한 사람은 다친 사람을 업고 길을 찾아 내려갔다. 한참을 가다 보니 혼자 먼저 내려간 사람이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꽁꽁 얼어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다친 사람을 업고 간 사람은 땀을 흘리면서 산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늘나라는 천국의 성격상 죽어 가는 이웃을 외면한 채 혼자 들어갈 수는 없다. 천국은 함께 가야 한다. 다친 사람을 업는다는 것은 고통에 자신을 던져 죽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울지마 톤즈’를 통해 이 신부의 헌신적 삶에 감동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는 그가 왜 그렇게 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

수단을 비롯한 전세계엔 2천만명의 나환자가 있다. “나병 환자들은 뜨거운 것,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신경 마비를 보완이라도 하듯 보통 사람보다 수십 배나 민감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정신적, 영적인 나병이다. 영적인 나병은 우리가 어떤 것을 사랑으로 느껴야 하는 데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웃의 아픔을 보고도 찔리는 게 없는 상태 말이다. 우리 모두는 나병 환자일 수 있다. 이런 상태는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으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 신부처럼 나의 삶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내 생명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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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와인에 빠져들다
로저 스크루턴 지음, 류점석 옮김 / 아우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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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와인의 종류는 많다. 맛도 가격도 천차만별, 이름만으로도 모든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전설적인 와인 로마네 콩티, 헤밍웨이가 너무나 사랑해서 손녀딸에게도 그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와인의 여왕 샤또 마고, ‘케네디 와인’이란 별명으로 미국 상류사회의 인기 와인이 된 샤또 페트뤼스, 세계인이 사랑하는 와인 속에 문화와 예술이 있다.

이 책은 와인 마시는 법이나 와인 종류에 대한 안내서가 아니다. 철학자가 각종 와인을 마시며 연상한 온갖 종류의 지적유희가 담겨 있으므로 ‘와인을 곁들인 사색’으로 이끄는 길잡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와인 한 병에도 갖가지 스토리가 있고 또 사색거리가 농익어 있다는 것을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펼쳐 놓는다.

저자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철학자로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했다. 문학·음악·미학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인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미학을 강의하고 있다. 옥스퍼드대의 미학 교수답게 매끄럽고 절제된 문장으로 서술했다.

이 책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의 와인들을 충실히 소개하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와인을 통해 철학적 지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철학자 개인들이 가졌던 소소한 관심사도 소개한다.

성경에 보면 노아가 방주에서 나와 농업을 시작하면서 포도나무를 심었다. 자신이 수확한 포도로 빚은 와인을 마시고 취하여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잠에 취했다. 노아의 세 아들 중 둘째 함은 아버지의 치부를 셈과 야벳에게 드러내 희롱한 죄로 그의 자식 가나안은 셈과 야벳의 종이 되길 원한다는 노아의 저주를 받았다(창세기 9:20~25).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나는 마신다’에서는 자신이 와인에 입문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레바논, 그리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와인의 기원과 역사, 프랑스 및 여타 나라의 와인에 대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소개한다.

제2부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서는 와인의 의미를 탐구하며 정신과 육체의 조화, 아가페적 사랑과 에로스적 사랑, 흥분제의 유형들, 와인의 효능 등의 주제를 다룬다. 또한 청교도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술에 대한 태도, 술의 도덕적인 활용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책 앞머리의 부록 ‘철학자와 와인’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성아우구스티누스, 이븐 시나, 이븐 루시드, 아퀴나스, 마이모니데스, 베이컨,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로크, 버클리, 흄, 칸트, 피히테, 헤겔, 쇼펜하우어, 키에르케고르, 니체, 러셀 등 다양한 철학자를 소개하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철학자들의 저서를 읽을 때 어떤 와인을 곁들여 마시면 좋을까를 이야기한 부분이 흥미롭다. 철학자들에 대한 나름의 비평도 곁들였다.

이백(李白)의 월하독작(月下獨酌) 1수에 보면 “꽃 사이의 한 병 술을 혼자 마시는데 친구라곤 없네 / 잔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그림자 이루어 세 사람이 되었네 / 달은 본디 술 마실 줄을 모르고 그림자는 다만 내 몸을 따라다닐 뿐이네 /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봄철에 마음껏 놀아 보세 / 내가 노래하니 달이 어정이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는 멋대로이네 / 취하지 않을 때는 함께 서로 즐기다가 취한 뒤에는 각기 서로 흩어지네 / 영원히 무정의 교유를 맺어 아득한 은하수를 두고 서로 기약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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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心 - 밥퍼 최일도 목사의 밥 맛 나고 살 맛 나는 이야기
최일도 지음 / 마음의숲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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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목사는 ‘밥퍼’ 목사로 유명하다. 그는 1988년, 청량리역 쌍굴다리 밑에서 주변 부랑배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밥을 퍼준다. 굶주림으로 지쳐 쓰러진 할아버지에게 드린 라면 한 그릇은 밥 한 그릇이 되고, 밥 한 그릇이 백 그릇, 천 그릇을 넘어 2011년 5월 2일 5백만 그릇을 돌파했다. 이 땅에 밥 굶는 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를 위해 밥을 지어 드리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밥心은 23년이 넘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25만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퍼온 밥이 이 세상에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고 ‘심(心)’이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는 한 그릇의 ‘밥심’은 ‘민심’이 되고 ‘천심’이 되어 나라를 지탱하는 근본바탕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동학에서 말하는 ‘밥이 하늘이다’, ‘밥심이 천심이다’와 같은 이치다.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 때까지 밥을 짓고 나누는 자원 봉사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힘들고 어려워도 희망을 찾는 노숙자들과 부둥켜안고 일어서는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감동적으로 수록되어 있다.

최일도 목사는 이 책 머리글에서 “밥은 잔치입니다. 작은 밥상이든 큰 밥상이든 밥이 잇고 그 안에 땀과 눈물과 정성 어린 밥心이 담겼다면, 밥을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축제의 시간이요. 그 어디나 기쁨이 넘치는 잔칫집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잔치였습니까? 아니면 죽지 못해 할 수 없이 산 또 하루였습니까? 배고픈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이 되어준 일이 있다면, 집 앞이나 거리에서 만난 지극히 작은 자에게 정성껏 지은 밥으로 밥심을 나눈 일이 단 한번이라도 있다면, 당신도 분명 밥의 잔치를 경험한 것입니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슬프고 비참한 일이라면 밥 굶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도 신학교를 다닐 때 너무 가난하여 점심을 사 먹지 못하고 학교 수돗가에 가서 물로 배를 채웠던 적이 있었다. 배가 고파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사정을 모른다. 여행가 한비야는 자신의 글에서 독초라서 그 풀을 먹으면 눈이 멀 것임을 알면서도 아이들의 어머니들은 배가 고파서 그 독초를 캐먹는 아이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고 쓰며 독초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배고픔이라고 했다.

이 책의 저자 최일도 목사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유학을 준비하던 중 길에 쓰러진 어느 할아버지에게 라면을 끓여드린 일을 계기로 자신의 소명을 깨달았다. 수녀였던 아내와의 사랑,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나눈 이웃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더 널리 알려진 그는, 다일복지재단 대표이사로, 다일천사병원 이사장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요새 중국, 네팔, 캄보디아, 베트남까지 오가며 배곯는 이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밥이야 말로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생명이다. 절망 속에 있는 이를 다시 일어서게 할 수도 있다. 그리스도의 참사랑을 깨닫고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게 하는 밥, 밥 한 공기, 한 공기에 담긴 온기는 허한 마음을 달래주며 삶을 환희, 사랑, 나눔, 희망으로 수놓는다.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일인지 깨닫게 되었으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밥心을 통해 알게 되었다. 또한 ‘나눔’은 사랑받은 자가 마땅히 그 받은 것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신앙인의 의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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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은 있어도 절망은 없다 -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 그분 앞에 엎드리게 하는 고난의 은혜
김상복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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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평탄하게 살아온 사람도 언젠가는 어려움에 봉착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고난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그 인생의 결과는 하늘과 땅처럼 달라진다. 인생에서 고난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고난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고난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우리가 고난당할 때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서 이 고난에서 하루라도 빨리 해방되고 하루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다. 정말 앞이 깜깜하고 막막하고 어렵다.

하지만 “고난에 예외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철저히 훈련받으면 우리는 어떤 고난 가운데서도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창공을 날아오를 수 있다. 그러나 고난의 때에 철저히 훈련받지 못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그 인생은 더 어려워질 뿐이다.

이 책은 할렐루야 교회 김상복 원로목사가 교회를 은퇴하면서 후임 목사의 도착이 1년 동안 지연 되면서 후임 목사를 대신해 설교했던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고심하다가 ‘고난과 시련에 직면한 성도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김 목사는 성경을 통해, 일생을 통해 배운 고난에 대한 종합적인 지혜들을 나누기를 원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는 자신의 삶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1939년 일제 강점기에 평양에서 태어난 김 목사는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신사참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고난과 핍박을 겪었다. 교회에서 신사참배는 우상숭배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평양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6·25 전쟁이 났다. 공산치하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나의 영웅은 김일성 장군”이라고 쓰라는 요구에 “나의 영웅은 예수님”이라고 썼다. 그때부터 고통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이 책에서 김 목사는 온갖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도록 자신을 지탱해 주었던 하나님의 말씀과 고난 속에서 얻은 여러 가지 신앙적 깨달음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김 목사는 이 책의 서문에서 “저는 고난의 시간을 겪으면서 시련에 대한 성경의 교훈을 배웠고, 그 가르침을 따라 살아갈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저의 인생 여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고난을 통해 인생을 배웠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고난을 주제로 메시지를 준비하면서 성도들 역시 “역경은 쓰나 열매는 달다”는 확신을 가지기 원한다. 그래서 “고난은 있어도 절망은 없다”고 고백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한다.

이 책은 총 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고난의 의미’에서는 ‘고난’은 나를 더 가까이 부르시는 하나님의 사인임을 일곱 개의 설교를 통해 전해준다. 2장 ‘고난의 열매’에서는 내 삶을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일곱 개의 설교를 통해서 설명한다. 인간에게는 고난을 피할 길이 없고 역경은 아프고 쓰리지만, 말씀을 굳게 잡고 성령의 도우심을 따르면 언젠가는 고난이 변하여 축복이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책은 고난을 당하는 분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며, 교역자와 신학생들에게는 설교에 대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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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숲을 거닐다 - 한 성직자가 숲과 함께한 행복 묵상
배성식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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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도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숲을 찾는다. 가끔씩 숲을 거닐다 보면 햇빛과 숲이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탄성을 자아낼 때가 있다. 잡고 있다. 얼마 전 까지 저 주변은 메마른 땅이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모를 예쁜 꽃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광교산 숲을 자주 찾는다. 지금은 여름, 햇살도 나뭇잎도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진해질 대로 진해질 시기지만 그 짙은 푸르름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이 길에 들어서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연녹색의 부드러운 새순이 포근함을 선사하는 봄이거나, 단풍 든 낙엽이 아스팔트를 누렇게 점령하는 가을이거나, 아니면 하얀 눈꽃을 소복이 덮어 쓰고 있는 순백의 겨울이거나, 그 어느 것이든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산이 무척이나 좋다.

이 책은 수지영락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배성식목사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하늘이야기를 만나려고 숲을 찾았다가 숲에서 ‘하늘이야기’를 듣고, 숲에 다녀온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교회의 주보에 싣고 교인들뿐만 아니라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세달에 한 번씩 주보를 가져가는 할아버지, 글을 읽고 마음에 평안을 얻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찾아온 중년 부인, 저자는 숲 이야기에 공감하는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숲은 의미가 있다고, 그리고 숲에 관한 글만 읽어도 마음에 위로가 된다면, 숲에서의 저자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여겨 이 책을 엮었다.

저자는 학창 시절부터 시작하여 중년이 된 지금까지 일상처럼 자주 숲으로 향한다고 한다. 어두운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디로, 어떻게, 왜 살아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자주 낙심하고 절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지친 영혼에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는 라일락 향기가 되었으면 하는 목회자로서 그는 식물과 동물의 생명력과 사랑이 넘치는 고즈넉한 숲을 몸으로도 거닐고 마음으로도 거닐면서 오랜 시간 잠잠히 묵상해 오고 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숲에 들어가 앉으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마음이 평안해진다. 다정한 햇빛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을 들어 보면 하늘은 푸른 사랑으로 가득해 마음이 뭉클하다. 숲은 온전히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서 쉴 수 있는 곳이다.” 라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6장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옹달샘에 마음을 비추어 보세요’, 2장 ‘바람에서 희망을 찾아보세요’, 3장 ‘나무 그늘에서 쉼을 누려 보세요’, 4장 ‘시냇물에서 위로받아 보세요’, 5장 ‘바위틈에서 지혜를 발견해 보세요’, 6장 ‘생명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등 친근감이 가는 주제들이다.

저자는 ‘바람이 불어야 봄이 옵니다’라고 하면서 그래서 인생에도 바람이 불어오나 봅니다. “때로 삶의 자리가 흔들린다 해도 인생에 새로운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임을 알고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노라면 작가의 마음과 생각 속으로 빠져들어가 내가 지금 숲속을 거니는 것처럼 그런 잔잔한 감동과 행복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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