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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이름은 자비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화
프란치스코 교황.안드레아 토르니엘리 지음, 국춘심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중순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해 광화문에서 윤치충과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를 비롯해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 등을 집전했으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등 한국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간 후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책이 여러 권 출간되었다. 나는 거의 다 구입해서 읽었다.
이 책은 ‘자비의 희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티칸 전문기자 안드레아 토르니엘리와의 대담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교황은 ‘신은 용서를 하는 일에 절대로 싫증을 내지 않는다’면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자비”를 특히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은 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조건 없는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왔다”고 하면서 역설적으로 “자비의 반대편은 ‘도덕적 교조주의’가 있다”고 지적하고, “도덕적 엄숙주의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즉위 이후 파격적 행보를 걸어왔는데 그 파격이란 곧 자비였다. 교황으로 선출된 후 아프리카 난민들이 있는 곳으로 사목 방문을 했고, 첫 번째 교황 축일에 로마의 노숙자들을 초대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에게만 허락됐던 ‘발 씻김’ 의식에 여성이 참여하도록 했으며 재소자들과 이교도들을 찾아가 기꺼이 몸을 숙이고 그들의 발을 씻어주기도 했다. 교황은 동성애 문제에서도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 원칙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그들을 소외시키거나 차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저는 ‘동성애자인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먼저 ‘사람’이 있습니다. 온전함과 존엄성을 지닌 사람이죠. 사람은 그의 성적 경향으로만 규정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피조물이요, 그분의 무한한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라고 했다.
교황은 “사랑을 무시한 채 오직 규율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은 세계와 문을 닫고, 경계선을 그리는 일밖에 모른다”고 지적하고, “이처럼 독선적인 사람들이 때로는 규율의 이름을 차용해 가슴 속 깊은 상처를 숨기는 위선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꼬집었다.
교황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비심의 회복’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자비의 영성을 사시는 이 시대의 선한 목자이다. 이 책은 사랑보다 더 깊고 폭넓은 의미의 자비를 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가 걸어가는 삶의 여정에서 새로운 깨우침, 지혜의 빛, 사랑의 용기를 주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이 책을 통해서 교회의 존재 목적은 ‘단죄’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자비라고 하는 그 애끓는 사랑을 만나게 하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