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를 읽다 - 법정 스님으로부터
고수유 지음 / 씽크스마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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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불교계의 승려 법정의 무소유 신드롬이 있었다. 사람은 소유와 집착의 노예가 되면 불행해진다. 법정 스님이 죽은 후에 대통령도 조문을 하며 무소유에 대해 극찬을 했으며, 서점에서는 8000원이었던 무소유 책이 온라인에서 5만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무소유는 소유욕에 집착하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상적이고 환상적인 가치인 것이다.

 

일제시대에 효봉 스님이 계셨다. 그는 원래 유명한 판사였는데 한순간의 판단 실수로 무고한 사람을 사형시켜 버렸다. 그 후로 그는 양심의 가책과 죄책감에 법복을 벗고 전국을 다니면서 엿장수를 하다 결국 속세를 떠나 승려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남은 평생을 무소유의 삶을 살며 당대 최고의 승려가 되었다. 그런데 그가 죽을 때 많은 제자들과 신도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모든 것이 무다. 모든 것이 무야.”

 

이 책은 동아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 고수유가 법정 스님의 철학이 집약된 무소유를 토대로 세상과 자연을 아름답게 보는 지혜를 남긴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연대기순으로 정리하기 위해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허락을 받아 법정 스님이 남긴 모든 저작물을 검토했다.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방송 등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주옥같은 명언을 실었다.

 

저자는 스님이 해남에서 태어나 1956년 출가, 2010년 열반에 드시는 날까지의 말씀을 주로 머물렀던 장소를 기준으로 분류해 담았다. ‘1장 출가와 수행’, ‘2장 해인사 시절’, ‘3장 다래헌 시절’, ‘4장 불일암 시절’, ‘5장 강원도 오두막 시절등이다.

 

저자는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허락을 받아 법정 스님이 남긴 모든 저작물을 검토했다.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방송 등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주옥같은 명언을 실었다.

 

물질적 가치에 매몰된 현대 사회는 양극화 등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사람들은 남들보다 많이 가진다고 해도 풍요 속 빈곤을 느낀다. 가정을 이끌고 자녀를 교육하려면 학자금도 저축하고 아파트도 사고 소유해야 한다. 자신의 땀과 열정으로 합법적인 부를 소유하여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한 일을 한다면 그것은 더 실제적인 무소유이며 삶의 행복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중략)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너무 소유하려고 하는 현대인들이 문제는 있지만 그렇다고 도피적 무소유, 혹은 감성적 무소유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대한 소유와 집착이 싫다고 해서 우리가 적삼 하나만 가지고 산으로 들어가 버리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스님은 아침 예불을 하고 돌아오는 사이에 도둑을 맞았고, 나중에 도둑을 마주쳤습니다. 스님은 도둑을 꾸짖기는커녕 오히려 돈을 내고 도둑맞은 탁상시계를 되찾았습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하나의 물건도 없다)’이라는 말처럼 스님에게는 '내 것'이라는 집착이 없었습니다. 스님은 도둑을 용서한 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p.99)라고 말했다. 인간은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 살아오면서 향유했던 부와 명예, 권력도 죽음 앞에서는 그것을 누리지 못한 사람과 똑같이 양손을 같은 모습으로 펼치고 있다. 인생사 공수래공수거가 아닐 수 없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법인데 법정 스님은 글과 언행이 일치되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정은 산중에서 최소한의 음식과 물건만 가지고 살았을 뿐 스스로 무소유의 삶을 살았기에 그의 말에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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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2016-04-0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세한 서평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