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心 - 밥퍼 최일도 목사의 밥 맛 나고 살 맛 나는 이야기
최일도 지음 / 마음의숲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최일도 목사는 ‘밥퍼’ 목사로 유명하다. 그는 1988년, 청량리역 쌍굴다리 밑에서 주변 부랑배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밥을 퍼준다. 굶주림으로 지쳐 쓰러진 할아버지에게 드린 라면 한 그릇은 밥 한 그릇이 되고, 밥 한 그릇이 백 그릇, 천 그릇을 넘어 2011년 5월 2일 5백만 그릇을 돌파했다. 이 땅에 밥 굶는 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를 위해 밥을 지어 드리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밥心은 23년이 넘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25만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퍼온 밥이 이 세상에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고 ‘심(心)’이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는 한 그릇의 ‘밥심’은 ‘민심’이 되고 ‘천심’이 되어 나라를 지탱하는 근본바탕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동학에서 말하는 ‘밥이 하늘이다’, ‘밥심이 천심이다’와 같은 이치다.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 때까지 밥을 짓고 나누는 자원 봉사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힘들고 어려워도 희망을 찾는 노숙자들과 부둥켜안고 일어서는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감동적으로 수록되어 있다.

최일도 목사는 이 책 머리글에서 “밥은 잔치입니다. 작은 밥상이든 큰 밥상이든 밥이 잇고 그 안에 땀과 눈물과 정성 어린 밥心이 담겼다면, 밥을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축제의 시간이요. 그 어디나 기쁨이 넘치는 잔칫집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잔치였습니까? 아니면 죽지 못해 할 수 없이 산 또 하루였습니까? 배고픈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이 되어준 일이 있다면, 집 앞이나 거리에서 만난 지극히 작은 자에게 정성껏 지은 밥으로 밥심을 나눈 일이 단 한번이라도 있다면, 당신도 분명 밥의 잔치를 경험한 것입니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슬프고 비참한 일이라면 밥 굶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도 신학교를 다닐 때 너무 가난하여 점심을 사 먹지 못하고 학교 수돗가에 가서 물로 배를 채웠던 적이 있었다. 배가 고파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사정을 모른다. 여행가 한비야는 자신의 글에서 독초라서 그 풀을 먹으면 눈이 멀 것임을 알면서도 아이들의 어머니들은 배가 고파서 그 독초를 캐먹는 아이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고 쓰며 독초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배고픔이라고 했다.

이 책의 저자 최일도 목사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유학을 준비하던 중 길에 쓰러진 어느 할아버지에게 라면을 끓여드린 일을 계기로 자신의 소명을 깨달았다. 수녀였던 아내와의 사랑,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나눈 이웃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더 널리 알려진 그는, 다일복지재단 대표이사로, 다일천사병원 이사장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요새 중국, 네팔, 캄보디아, 베트남까지 오가며 배곯는 이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밥이야 말로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생명이다. 절망 속에 있는 이를 다시 일어서게 할 수도 있다. 그리스도의 참사랑을 깨닫고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게 하는 밥, 밥 한 공기, 한 공기에 담긴 온기는 허한 마음을 달래주며 삶을 환희, 사랑, 나눔, 희망으로 수놓는다.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일인지 깨닫게 되었으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밥心을 통해 알게 되었다. 또한 ‘나눔’은 사랑받은 자가 마땅히 그 받은 것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신앙인의 의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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