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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와의 랑데부
아서 C. 클라크 지음, 박상준 옮김 / 옹기장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
2005년 12월 30일, <라마와의 랑데뷰>는 하루 차이로 절판본의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던 거장이 귀환했다.
아아~ '클라크'라니...
'황금가지'에서 2004년 봄에 마른 하늘 날벼락처럼 출간한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이후 언제 다시 클라크의 작품이 신간 또는 재간으로 등장하려나 했는데 흑흑, 생각보다 빨리...
뭐 다른 거장들(하인라인이나, 실버버그)의 귀환에 비하면 신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위세가 약하다 볼 수도 있겠으나 <라마와의 랑데부>는 단지 이빨빠진 호랑이가 아니라 그 위용만으로도 충분한 호랑이인 것이다!(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났을 때 그 누가 호랑이한테 이빨과 손톱발톱이 제대로 있는지를 확인하겠는가? 냉큼 줄행랑치기에 바쁘지...)
그럼에도 아니나다를까, 이 작품이 재간 된 것에 대해 (항상 그러듯) '또 재탕이냣!'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셰르부르의 저주>에서도 얘기했듯 '왜 내가 가진 것만 생각하고 남이 가지고 싶지만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 기회(!)조차 박탈하려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나한테 없는 책만 출간해라? 진작에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네 팔자려니 생각해라? 내가 배부르고 등따뜻하면 남들이야 굶어죽든 얼어죽든 상관없다는 얘긴가? 아니 무슨 이딴 경우가?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제발 남생각도 조금씩은 해주길 바라며 정 나한테 없는 작품만 출간되기를 희망한다면, 방법은 딱 하나, 직접 출간하기를~)
더구나 이런 작품은 지금 이시간에도 자라나고 있을 차세대 SF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출고예상시간 : 통상 24시간이내'를 항상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즉 '품절/절판 상태가 되어서는 절대 안되는 SF필독서!'라는 점에서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작품을 재간하는 것에 대해 박수치며 격려해 줄 일이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누가봐도 돈벌이에 혈안이 돼 늘리고 넓히고 찢어 발기기에만 열중하는 놈들만 아니라면...(하물며 그런 놈들한테조차도 '출간해줘서 고마워요~'하는 선량한 독자들이 있지 않겠는가!)
(특정 출판사의 판본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단지 이러저러한 책이 읽고 싶은데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제부터 어제까지 헌책방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오늘 책을 구해서 내일부터 모레까지는 집에서 책을 읽고 있는 세상을 꿈꾸며...(뭐 시중에서 구할 수 있지만 돈이 부족해 헌책방에 가는 경우는 별개이고...)
이 작품이 '또' 재간 된 것에 대해 아직 구하지 못했기에 어디선가 감사해하고 있을 독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리라 믿으며, 아무튼 거장들의 귀환은 계속되어야 한다...
덧, 얼마전 출간된 <영원한 전쟁>도 '완전판'운운 했었는데, 이 책도 '완전판'이란다...^^ 뭐 그 의미는 (제법) 다르지만 몇 군데 손을 봤다고 하니 이미 소장하고 있어 또 구입할 생각은 없다는 독자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참고로, '현대정보문화사'판은 '발렌타인'출판사에서 1988년에 찍은 20쇄를 텍스트로 삼았고, '옹기장이'판은 1974년에 찍은 2쇄를 텍스트로 삼았다는~)
덧덧,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윌리엄 스텐튼 박사가 소년 시절에 읽고 천문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던 웰즈의 掌篇 <별_The Star>이 수록되어 있다.
덧덧덧, 말미에 < The Onion>지가 클라크와 가진 인터뷰의 일부를 발췌한 '아서 클라크의 2004년 근황'이 실려 있다...(지난 19일 타계한 '아서 클라크'를 애도하며, 더불어 클라크의 대표작 중 아직까지 번역출간되지 않은 작품들이 이제라도 출간되기를 혹시나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