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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존 (반양장) ㅣ 오멜라스 클래식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김창규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여기 있으면 우리들하고 같이 죽을 거예요. 그러면 기록도 사라지겠죠. 그것들이 남든 말든 우리야 전혀 상관없지만 당신네 종족 가운데 더 개화된 일원이 있다면 관심을 가질지도 몰라요. 시간이 한참 흐르고 각국 정부들이 아픈 기억을 잊기 전에는 출간할 꿈도 꾸지 마세요.
아, 그리고 원한다면 그 일대기를 세상에 영원히 남게 하세요. 물론 소설로요. 안 그러면 아무도 안 믿을 테니까요.- 존 웨인라이트」
73년 만에 국내 최초로 완역/출간되는 '올라프 스태플든'의 <이상한 존>!~
괴상한, 비상식적인, 불안한, 비인간적인, 무정한, 악의없는, 이해하기힘든, 독특한, 신비로운, 영광스러운, 새로운, 깨어있는, 병약한, 불균형한, 월등한, 인간적인, 천재이상인, 지도자다운, 미숙한, 장난스러운, 완전무결한, 우아한, 고귀한, 아름다운, 불쾌한, 거미같은, 기이한, 천진난만한, 이질적인, 무시무시한, 기괴한, 메스꺼운, 징그러운, 무서운, 경이로운, 활동적인, 평범하지않은, 영리한, 분노하는, 정신줄놓은, 민첩한, 예외적인, 놀랄만한, 독창적인, 지진아같은, 성실한, 신경질적인, 재수없는, 건방진, 괴짜인, 오만하지않은, 상냥한, 겸손한, 너그러운, 대단한, 귀여운, 탁월한, 교활한, 사악한, 오만한, 섬뜩한, 욕망에가득찬, 친절한, 번개같은, 냉정한, 비웃는, 혐오스런, 비현실적인, 별난, 무지한, 어른스러운, 약삭빠른, 기묘한, 평범한, 조숙한, 똑똑한, 창의적인, 진지한, 섬세한, 외로운, 사려깊은, 점잖은, 조용한, 무관심한, 겸손한, 헌신적인, 자신감넘치는, 우월한, 비범한, 열정적인, 매력적인, 유혹적인, 난폭한, 폭력적인, 부드러운, 외설적인, 차가운, 민감한, 변태같은, 인위적인, 냉담한, 낯선, 명랑한, 상스러운, 동정많은, 퉁명스러운, 음울한, 고독한, 빈정거리는, 웃기는, 초라한, 침울한, 절박한, 심술궂은, 불쌍한, 미친, 심각한, 단호한, 자상한, 교묘한, 진솔한, 믿기어려운, 존경스러운, 초연한, 평온한, 강인한, 정상적인, 꼬여있는, 뻔뻔한, 사랑스러운, 신과같은, 침착한, 고결한, 열성적인, 훌륭한, 소중한, 신뢰할만한, 과감한, 인정사정없는, 온화한, 무자비한, 월등한, 눈부신, 품위있는, 쾌활한, 단순한, 무뚝뚝한, 당당한, 미묘한, 부도덕한, 붙임성있는, 위협적인, 공포스러운, 소름돋는, 불길한, 두려운... &
신기한, 유연한, 정치적인, 순수한, 세심한, 악마같은, 당돌한, 독자적인, 남다른, 맹목적인, 대담무쌍한, 유머러스한, 유별난, 비뚤어진, 이기적인, 지적인, 사랑스럽지않은, 냉소적인, 불편한, 때묻지않은, 무리하는, 자만심넘치는, 절대적인, 위대한, 경건한, 날카로운, 평화로운, 흔들리지않는, 사교적인, 정신적인, 존엄한, 수줍어하는, 안정적인, 비난할수없는, 끔찍한, 옳은...
이상의 모든 표현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식어로 오직 한 사람 '존 웨인라이트'를 지칭하고 있는데, 소설 <이상한 존>은 한 마디로 '이상한' 인물인 '존'의 일대기를 그린 성장소설이자, 인류와 인류 문명에 대한 거리낌없는 풍자소설이며, 호모 사피엔스_Homo sapiens의 육체에 깃든 호모 수페리어_Homo Superior 종족의 정신과 사상을 그리고 있는 초인소설~
외형상으로 '인류'와 조금도 다를 바 없어보이는 '이상한 존'에 대한 '괴상한, 비상식적인, 불안한, 비인간적인, 무정한, 악의없는, 이해하기힘든, 독특한...'과 같은 수식어는 작품 <이상한 존>에 대한 평가와 동일한데 즉, 존이 마음에 들면 작품도 마음에 들것이고, 존이 마음에 안 들면 작품도 마음에 들지 않을 터(다른 말로, 존이 이상하게 느껴지면 작품도 이상하게 느껴진다) 첫 장을 넘기고 미처 열 줄을 읽기도 전에 당신은 신속한, 그러나 중대한 판단을 해야한다. '계속 읽어나갈 것인가, 여기서 덮고 포기할 것인가?...' 행여나 본인의 취향과 맞지않는 마음에 안 드는 설정임에도 참고참고또참아가며(?) 계속해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주인공에 동화돼서 감정이입되겠거니 하는 순진천진한 생각일랑 절대 금물! 멋모르고 마냥 읽다보면 책을 덮은 뒤 분명 혼란상태에 빠지게 되리라. "거참, 이상하군... 정말이지 이상한 소설이야...;;"
그러함에도 <이상한 존>이, 또는 소설의 주인공 '존 웨인라이트'가 얼마나 괴상한, 비상식적인, 불안한, 비인간적인, 무정한, 악의없는, 이해하기힘든, 독특한... 암튼 '얼마나 이상한지' 궁금하다면, 지금도 늦지않았으니 당장 '스키드 호'를 예약하시랏! 물론 순항은 장담 못함~
(알려져 있는) '가장 오래된' 초인소설 <이상한 존>의 출간은 '가장 새로운' 초인소설 읽기의 시작이다.
덧, 사실 작가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존'이 얼마나 이상한 존재인지가 아니라, '인간들'이 얼마나 이상한 존재인지를 알려주기 위한 것으로(때때로, '인간답다'라는 것의 의미가 '괴물같다'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또는 충격적으로 표현하기위해 인간을 초월한 존재의 눈을 통해 '인간의 바깥에서' 인간을 바라보았는지도 모르겠다...(이 작품만 읽어서는 작가의 정확한 의도를 모르겠다는 분께 <시리우스>를 강력 추천! 개보다 뛰어날 뿐더러 인간보다도 뛰어난 지능을 지닌 슈퍼 양치기개 '시리우스'를 통해 '인간들'이 얼마나 이상한/형편없는/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덧덧, 이 작품은 '알프레드 엘튼 반 보그트_Alfred Elton van Vogt'의 1946년작 <슬랜_Slan>, '시어도어 스터전_Theodore Sturgeon'의 1953년작 <인간을 넘어서_More than Human>와 더불어 비극적 운명을 지닌 '3대 초인소설'로 알려져 있는데, <인간을 넘어서>는 '시공사'에서 1998년에 '그리폰북스'의 열 번째 작품으로 번역출간한 바 있고,<이상한 존>은 '아이디어회관'판 축약본에 이어 '오멜라스'판 완역본이 소개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슬랜>뿐. 하루빨리 출간되어서 아직까지도 한국 땅에 알려지지 않아서 더더욱 슬픈 초인들의 恨(?)을 달래줄 수 있기를...;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