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que 판타스틱 2008.9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뒤늦게 구입해서 뒤늦게 읽기 시작한 <판타스틱> 9월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특집기사 '장르문학과 함께한 FBI 100년사'를 보며 '미스터리 매거진'도 아닌데 웬 FBI특집기사람? 하며 못미더운 표정을 짓고는 첫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판타스틱>은 SF뿐 아니라 판타지, 호러와 함께 미스터리도 아우르는 종합매거진이더라는...(헤에, 매달 보면서도 가끔씩 깜빡깜빡 한다니까...^^; "이런 SF빠돌이같으니라구!") 지난 7월 26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는 'FBI'를 취조한(?) 첫 번째 특집기사 'FBI, 100年'은 각 지부별로 열렸던 100주년 기념행사 중 '애틀랜타' 지부에서 열린 생일잔치의 참관기와 FBI 100년사에 대표적인 범죄 5가지 및 'X-File'스러운 'The File'의 진위여부에 대한 그들의 입장, 그리고 소설, 영화, 만화 속에 등장한 FBI의 다양한 모습 등을 다루고 있으며,(더이상의 다른 배역이 떠오르지 않는 FBI의 마스코트 '멀더 & 스컬리'의 인터뷰가 없다는 것은 크나큰 아쉬움...ㅠ_ㅜ)
두 번째 특집기사로 일본 장르문학계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하야카와쇼보_早川書房' 출판사 소개는 < S-F매거진>을 창간한 잡지사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는데, 비록 초창기에는 외국작품 소개에만 집중하기는 했으나 이를 바탕으로 일본내에서 SF문학이 자라나게 되는 밑거름역할을 해냈다고하니 비슷한 길을 걷고있는 월간 <판타스틱>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는 동시에 앞으로 수 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난 후 한국 장르문학계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그 명성을 우주만방에 떨치고자 하는 <판타스틱>의 청사진을 미리 그려보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게되더라는~(그날이 오기전에 내가 죽거들랑 두 눈을 뽑아다 국제우주정거장의 가장 전망좋은 방에 갖다 놓기를. 내 기어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말리랏!)
세 번째 특집기사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 장르영화 기대작 총정리'는 이제야 비로소 영화화에 들어간 '고전이 된 원작' 및 "내가 더 잘 할 수 있어."를 외치는 '리메이크' 작품, 작가주의 정신이 얼마나 표현될지 궁금한 '감독 오리지날' 작품. 그리고, 형보다 나은 동생이 있음을 알리고픈 '후속작'들을 줄줄이줄줄이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 작품은 [왓치맨]도, [멋진 신세계]도, [아바타]도, [트랜스포머 2]도 아닌, 바로 그 영화 [화성의 공주]! 감독은 무려 '앤드류 스탠튼_Andrew Stanton'!(누구냐고? 음... [니모를 찾아서_Finding Nemo]와 [월-E_Wall-E]를 만든 사람이라면 알려나?^^)

소설은, 빌어먹을 관료주의에 전설의 쇠망치를 휘두르는 '배명훈'의 <예비군 로봇>과, <사기 : 자객열전>에 실린 '형가_荊軻'의 일화를 맘껏 주물럭주물럭 대다가 나무기둥에 냅다 집어던진 '문영'의 <구도>, 그리고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의 작가 '샬레인 해리스'의 '남부 뱀파이어 시리즈' 단편인 <스트리퍼 요정 살해사건> 등이 깔끔하게 차려입고 독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가운데, 단연 돋보인 작품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감과 잠시 한눈 팔 새 없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다가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또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 '코넬 울리치'의 <이창>!(아주 예전에 영화를 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영화도 보고싶어졌다~)

10월호 예고에서는 드디어 장르문학의 킹! '스티븐 킹'의 인터뷰...까지는 아니지만 킹을 비롯한 '조지 마틴' 등 유명작가들의 블로그 및 인터넷 활용법을 슬쩍 엿보는 한편, 머슴 '좌백'에 이어 마님 '진산'의 판타지 <두 왕자와 시인 이야기>의 연작 <그릇과 시인 이야기>와, 여전사가 등장하는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마일즈보르코시건 사가 <래비린스_Labyrinth>, 그리고 서점과 자취방을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김성희의 환상단편 <우편번호 133-093> 등을 소개하고 있다.







덧, 9월호 트렌드 기사 중 '한없이 무료에 가까운 콘텐츠들'은 말 그대로 한없이 무료함에 지친 사람들한테 "빈둥대지말고 검색이나 하시지!"라며 일침을 놓는듯한 흥미로운 사이트를 대거 소개하고 있으니, 수 만 원에서 수 십만 원까지를 호가하는 액션 피규어를 바라보며 흘리던 침을 종이공작 접착면에 사용하게끔 만들어주는 페이퍼 크래프트, 외국어 해석능력은 물론 동시통역도 가능한 소수 능력자들을 위한 SF 오디오 포드 캐스트 스타십 소파와 함께 동시통역은커녕 해석능력조차도 마이너스에 가깝지만 "그림의 떡을 먹을 수는 없다해도 구경할 수는 있지 않느냐?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 코믹북까지 어제까지의 빈둥거림을 접고 오늘하루 손품팔아서 내일부터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놀거리가 자안뜩!~~('스타십 소파'에서는 테드 창의 초단편 < What's Expected of Us>가 여자 성우의 목소리로 7분 가량 낭독된다고 함)

덧덧, Book Choice에서 <보르게임>을 소개하며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마일즈의 전쟁>과 더불어 스페이스 오페라의 기원으로 꼽히는 <화성의 공주>를 소개하고 있는데, <화성의 공주> 얘기 나온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9월 28일(일. 오후 10:10) KBS-1 라디오(97.3 MHz)의 '정용실의 문화포커스'에 '기적의책'에서 출간된 <화성의 공주>가 소개될 예정이니 많은 시청, 아니 많은 청취 바람~~
참, 영화 [화성의 공주]는 2012년 개봉 예정이라는데 예정대로 트릴로지를 준비하려는 듯.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후속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

덧덧덧, Book hyperlink의 '고양이와 함께 사뿐사뿐 이 책을' 기사를 읽다보니 애완동물의 매력에 푹 빠져 나도 한 마리 키우고 싶어졌다. "고양이를?" 아니, 강아지를...^^
(머지않아 세상에 나올 예정인 특별한 개 <시리우스>를 만나보면 아마 너도나도 데려다 키우고 싶어질 듯~ "아 글쎄, 개가 말을 한다니까요!")

덧덧덧덧, 끝으로, 이슈로 실린 '2008 스릴러 페스트를 개최한 뉴욕 미스터리어스 북숍을 가다'는 추리소설광들 뿐 아니라 SF문학 애호가 입장에서도 크게 관심가는 기사였는데, 편집자출신 추리소설 애호가 '오토 펜즐러'가 세운 미스터리/스릴러 전문서점 '미스터리어스 북숍'이 일반 서점의 기능 외에도 희귀본이나 작가 사인본을 수집해 둔 전시공간 및 각종 이벤트와 회지발행, 북클럽 등의 활동을 통해 독자와 작가, 독자와 독자의 소통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그로인해 장르문학 독자층의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굳이 SF가 아니더라도 장르문학 애호가라면 한 번쯤 꿈 꿔 봤을 장르전문 '공간'의 현실화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는 희망어린 기사였다.
지금 한창 'SF전문공간(SF도서관, SF북카페, SF 온라인 DB구축 등등)' 설립을 목표로, 크게는 클럽 차원에서/ 작게는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을 적어도 서너 명 알고 있는데 그들 모두의 소중한 꿈이 이루어져 '우리'도 세상에 내세울만한 'SF 공간'이 만들어지길 바랄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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