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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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보았다. 기온이 상승하고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세상에서 나무들은 얼마나 오래 버텨낼 수 있을까. 호주의 대형 산불, 시베리아의 산불, 무분별한 개발로 뽑혀나가는 산림. 나무의 말에 등장하는 이 오래된 나무들이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을까 봐 걱정부터 앞선다.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의 생존방식을 지닌다.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리한 형태로 성장하고 살아간다. 이는 동물뿐 아니라 식물에게도 마찬가지다. 식물도 자신을 방어하고 산다. 분노하면 독성을 내뿜기도 한다. 영화 <해프닝>은 분노한 자연이 인류를 위협한다는 설정으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그 영화를 본 후 바람에 속삭이는 나뭇잎이 아름답게만 들리지는 않았는데 자연의 마지막 경고음 같았달까.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설정이 지금 코로나 사태와 닮아 있다.

모든 생명체는 소멸하고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식물의 생존 유무는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긴긴 수명을 자랑하는 생명체는 마법처럼 신비롭다.

무려 2000천년 이상을 살고 있는 생명체를 보며 세월의 깊이만큼 거칠고 두꺼워진 껍질과 험난한 역사를 상징하는 상처들을 보며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나무와 우리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상처가 너무 깊지만 않다면 치유될 수 있으며 실제로 치유된다는 점이다. -p.187

미래는 과거에서 온 조각들로 만들어진다는 얘기는 곧 현재는 미래의 자원을 빌려 쓰며 살아간다는 얘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우린 미래를 너무 당겨쓰고 있다. 마치 영원하고 무한하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당장 누군가의 생명이 끊어지는 것은 슬퍼하면서도 식물이 서서히 죽어가는 현상에 대해선 그냥 지나친다. 이젠 자연을 살뜰히 챙기며 살아야 할 텐데.



우선 생물 위치 지도를 보며 제일 오래된 나무부터 찾아보았다. 역시 시베리아 땅 위에 있었다. 환경오염으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는 땅. 빈번한 산불로 신음하고 있는 땅. 음... 또 걱정이다.

저자는 일본에서 조몬 삼나무를 만난 뒤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조몬 삼나무도 미신 때문에 사람들에게 꽤나 시달려서 주위에 cctv가 있다고 한다. 쯧쯧) 다양한 종의 수명에 대한 고찰 또한 오래된 나무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부추기기도 했다. 오랜 생명체 앞에서 와~~~라는 감탄사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아마도 저자는 그것을 알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예술의 경지 앞에 서면 누구나 겸허하고 소박한 마음이 생겨나지 않을까.


인스타를 하면 세계 곳곳 절경을 만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현실인지 가상세계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 아름다운 경치뿐 아니라 믿을 수 없는 거대 나무나 숲을 보면 지구 곳곳 어딘가 미지의 세계도 존재할 것만 같다. 제일 먼저 등장한 자이언트 세퀘이아는 인 스타 덕에 알고 있는 나무였다. 나무에 비해 사람의 형체가 너무 작아서 처음엔 그 사진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 거대한 나무를 보며 외국 땅은 나무 스케일도 다르구나 했던 기억이 있다. 무려 2000년 이상을 지구 깊숙이 뿌리내린 채 살고 있었다니. 나무의 거대함에서 긴 세월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나무들은 극단적인 생존 조건이었기에 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 나무도 있었고 잘 알아볼 수 없는 형체로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사진을 보면서도 나무가 맞나 싶은 정도로 식별이 되지 않았다)

수많은 가지와 뿌리가 뒤엉켜 있는 판도의 사시나무 군락과 휴언 파인 군락지는 아름답다기보다는 스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고 어린 왕자의 행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설이 있는 바오밥 나무의 기괴한 모습에 판타지 영화의 세트장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딘가 지하세계로 통하는 문이 있지 않을까. 한번 사라지면 영원히 사라진다는 지하 삼림은 사진으로만 보아선 가늠이 잘되지 않았는데 뭔가 독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정치적 이유(이란)로 찾아가지 못한 곳도 있고 중간에 새로운 종의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사진촬영을 하다 다치기도 하고 맘에 드는 사진을 얻지 못해 다시 찾기도 하는 등 저자는 최대한 생명체의 경이로움을 전하고자 했다.

어느 기사에서 생명체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업그레이드가 되면 더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겠지만 반면 기존의 주장들을 모두 갈아엎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기사를 보았다. 박스 허클베리처럼 나이를 만 삼천 살에서 구천 살로 줄어드는 경우처럼 말이다. 그들의 정확한 나이가 어찌 되었든 그들의 존재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모습을 문명이라는 껍데기 뒤편으로 밀쳐낸다면 더 이상 그런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사진들을 보면서 우아한 소박함을 보았다. 나무는 그저 묵묵히 지나온 세월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지구라는 행성에 터를 잡고 다른 생명체들과 유기적으로 얽혀 함께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2000살이 넘는 나무가 말하는 건 그런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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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거주불능 지구 -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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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 뉴스에 아마존 훼손이 심각하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본인의 정치적 야망 때문인지 돈 때문이지는 모르겠지만(물론 둘 다겠지만) 아마존을 파헤치고 있는 모양이었다. 욕 한 사발 시원하게 내뱉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데 이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연도별 기후재난 시나리오에 이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돼있었다. 2018년도 지점에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운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 당선'이라는 문장을 보자 또 분노가 치민다. 이 사건이 얼마나 기후재난에 있어 중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었으면 책에도 실려 있었을까. 실질적으로 그가 저지른 정책은 중국에 미국을 합쳐 놓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숲 하나가 사라졌을 때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안다면 이는 심각한 범죄임을 알 수 있다.

 

 

상황은 심각하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가 더디다는 주장은 판타지 동화 수준의 착각이다. -p15

 

환경문제는 이제 21세기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미세먼지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나날이 계속되었고 겨울은 더 이상 춥지 않았으며 이상 기온으로 기상청은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욕을 먹고 있다. 투명하게 맑은 하늘(먼 산등성이의 굴곡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의 날씨)을 거의 기대하기 힘든 나날이 지속되자 사람들은 중국 탓을 하기 바빴다. 물론 중국이 탄소 배출 1위 국가이기에 그만큼 책임이 따르지만 이건 어느 특정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문명의 발전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쌓여온 문제다. 그렇기에 전 세계인이 기후변화에 함께 대처하지 않으면 지구라는 '집'에서 거주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산책길에 말라리아 주의!라는 문구 앞에 서자 환경문제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말라리아 지역이 늘어간다는 건 기온 상승 때문이란 얘기다. 지구의 온도가 1도 올라가면 모기의 활동량과 시간은 증가한다. 열대지방에서나 걸릴법한 질병들이 온대지방에서도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기후재난 시나리오에도 2030년쯤이면 말라리아로 인해 30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위험해진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 가까이에 선교활동을 다녀온 후 말라리아로 돌아가신 분이 계시기도 했다.

이처럼 기온 상승 후를 예측한 시나리오를 보고 있으니 죄인이 된 기분이다. 환경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애써 외면해 왔으니 말이다. 그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더 살기 괴로운 세상에 놓이게 되었다. 이 책은 코로나 이전에 쓰였으니 어쩌면 외면해 온 대가를 지금도 치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주로 프레온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라는 단어를 주로 듣고 성장했다.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면 생명체가 살 수 없어져 지구가 멸망한다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물질로 지구온난화를 걱정해야 한다.

당장 직시해야 될 문제는 탄소 배출이다. 기후변화는 기후재난이 되고 기후난민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과장된 것이 아닌듯하다. 실질적으로 기후난민의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와 폭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살 곳을 잃은 사람들은 상실보다 절망의 늪이 더 두렵다. 재난은 이미 시작되었는데도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두 눈을 감아버리는 자들로 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만큼 기후변화는 연속적, 연쇄적으로 재난을 초래하고 있다. 솔직히 재난에 따른 수치가 몸으로 와닿지 않는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 대한 시각과 만인에 대한 공감력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대형 산불, 허리케인, 대홍수 등도 내 주변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낙엽이 떨어져 아름답게 물든 가을 풍경이 과거가 되거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느낌이 훨씬 달라진다.

 

모든 인간이 기후 속에서 살아가면서 온갖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변화된 기후가 다시 또 모든 인간과 인간의 활동을 둘러싸고 있다. -p.41

 

책에서 본 열두 장의 학술 자료는 꼭 읽어보길 바란다!! 지레짐작으로 예측한 미래보다, SF 영화의 시나리오보다 훨씬 심각하니까. 살인적인 폭염은 각종 질병과 물 부족과 식량난을 불러왔으며 빙하 폭탄은 영화 <워터월드>의 첫 장면을 현실화할 것이다. 영화 <날씨의 아이>에서처럼 3년 내내 비가 내리게 될지도 모르고 코로나 이후로 바이러스는 더욱 강하고 빨라질지도 모른다. 영화 <로드>에서처럼 기후난민들은 약탈과 살육전으로 목숨을 부지해갈 것이다. 디스토피아에 등장하는 출산의 어려움 또한 당연시될 것이다. 더 이상 '인간적'이라는 단어가 존재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평생토록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격렬하게 뒤집어 놓을 것이다. 집은 무기로, 도로는 죽음을 부르는 덫으로, 공기는 독약으로 바뀔 것이다. 사업가와 관광객이 여러 세대에 걸쳐 휴양 단지를 구축해놓은 목가적인 산림지대는 그 자체가 무차별적인 살인마로 뒤바뀔 것이다. 끊임없이 재난이 닥쳐 불안정해질수록 더 무시무시한 살인마로 변할 것이다. -p.122

 

 

 

 

우리의 상상은 '기후변화에 대해서'가 아니라 '기후변화 안에서'이루어질 것이다. -p.221

 

오늘 아침에는 '시베리아 산불 신음 온난화 탓?'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추워야 할 그 땅이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졌는지 보여주고 있다. 결국 모든 건 인간 탓이다.

인류는 화석연료를 발견함과 동시에 무분별하게 태우고 또 태우고 있다. 자본주의의 욕망에 사로잡힌 지구는 그때부터 환경의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자정능력은 인류의 문명 발달을 전혀 따라잡을 수 없었고 정치적 무질서와 기술의 신격화는 기후변화에 무지를 낳았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종말론과 허무주의는 회피와 무관심으로 변해갔다.

 

고도의 기술로 만든 장막이 아니라 무지, 나태, 무관심으로 만든 기후 장막으로 스스로를 고립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p.336

 

하지만 이렇게 낙담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기후의 되먹임 고리가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없으며 아직 인간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실제로 코로나 여파로 인해 대기 오염 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인간을 자극하기 위해 코로나는 시작에 불과한 경고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진정한 인간성(주어진 환경 내에서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위기 시나리오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테슬라의 주가가 치솟는다는 의미는 어쩌면 긍정적인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친환경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얘기다. 실질적으로 성공한 사업가들이나 부유한 상류층들은 자신들의 부를 친환경과 연결 지으려 한다. 전기차를 타고 유기농을 선호하는 등 환경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 모습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국가에 대해 행동으로써 제재를 가한다. 이는 화석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세상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의미다. 고도의 기술이 해답이 아니다. 당장 나의 행동 하나로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를 멈추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 시작점에서 다시 출발할 수도 있다.

그 행동의 시작은 이 책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실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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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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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내일을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다. 난 이 말을 참 좋아한다. 그렇다면 꿈은? 꿈은 과연 누가 만들어내는 것일까. 뭐 과학적으로 아니면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꿈도 우리의 무의식이 만들어 내는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렇다고만 여기기엔 꿈은 너무나 신비스럽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태몽이나 예지몽 등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듯 세상은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 과학적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신기한 일 투성이지 않은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이러한 꿈의 세계를 재미있게 재구성한 이야기다.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를 참 좋아하고 평소 의문투성이였던 현상들이 누군가의 상상력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은 늘 흥미롭기도 하니까. 게다가 난 정말 꿈을 엄청 꾼다. 어떤 꿈은 제법 생생할 때가 많아서 가끔 현실과 혼돈하기도 할 정도다. 그러니 이 꿈 백화점이야기가 궁금할 수밖에.

 

잠이 든 세상,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꿈, 그 안에서는 이 세상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마치 다른 시공간에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는 이 꿈 백화점은 원하는 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깨어나면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꾸고 싶은 꿈을 골라서 꿀 수 있다. 게다가 꿈의 값은 후불결제다. 꿈을 꾸고 난 후의 기분에 따라 값을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 맘에 들지 않으면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

 

페니는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그녀는 달러구트와의 면접 때 우리가 꿈을 꾸는 이유는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리석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꿈이란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이라는 신선한 정의로 백화점 1층에 근무하게 된다. 각 층에서는 판매되는 다양한 꿈들을 살펴보고 있자니 내가 꾸었던 다양한 꿈들이 마구 떠오른다. 꿈도 마찬가지로 고가의 인기상품도 있고 한정판이나 예약 상품이 있다. 대게는 소소한 일상을 다룬 꿈부터 야릇한 꿈, 히어로물, 하늘을 나는 꿈, 낮잠용 꿈과 더 나아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 악몽, 아름다운 풍경이 등장하는 꿈,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꿈, 죽은 자가 나오는 꿈까지 그 종류가 엄청나다. 흔히들 경험하는 신기한 현상 데자뷰에 대한 사연도 있다.

 

예전에 친구가 꿈을 흑백으로 꾼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난 완전 컬러 꿈을 꾸기 때문에 그 말이 참 신기했었는데 이곳 꿈 백화점에서도 흑백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것도 80%나 할인해서. 꿈을 주문해 놓고 오지 않는 손님도 있었으니 그것은 밤을 꼴딱 새워야 하는 피치 못할 사정? ㅋ이 있는 사람들이다. 더 재밌는 건 눈꺼풀 저울이다. 낮 시간에 불안정하게 떨리는 눈꺼풀 저울을 수상하게 생각한 페니가 기계가 고장 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분명 수업 중에 졸고 있는 학생의 것이라고 한다. 나라님이 와도 어쩔 수 없는 졸음.ㅋㅋ 정말 백 프로 공감할 이야기다.

 

이야기는 꿈 백화점을 이용한 고객들의 사연과 꿈 제작자들의 에피소드를 재밌게 풀어내고 있다. 받은 꿈의 값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신선하다. 트라우마를 극복한 꿈의 사연을 읽을 때는 무척 공감했다. 난 학창 시절에 지각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제시간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학교 가는 일이 늘 힘든 일이었다. FM 성격이라 늦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었는데 최근까지도 학교에 제시간에 가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나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니 나의 심리 어딘가 그때 그 시간들이 엄청 스트레스였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에피소드를 읽고 나자 그런 생각이 더 확실해졌고 이제는 극복해야 될 때임을 깨닫게 된다.

 

 

인생은 자율주행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고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맛이죠. -p.114

 

 

꿈은 불확실하고 불연속적이지만 꿈은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또 다른 공간이다. 그렇기에 꿈의 값으로 지불되는 값들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꿈을 통해 성취감이나 자신감을 얻는 이들도 있고 허무함과 무기력함에 빠지는 이들도 있다. 꿈의 값으로 지불되는 값 중에는 분노나 혼란스러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일 소중한 값은 셀렘이다.

 

간혹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여긴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꿈에 대한 가치가 달라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꿈으로 먹고산다. 꿈이 있기에 유한한 인생을 좀 더 가치있게 만들어 간다. 간혹 헛된 꿈을 꾸기도 하고 꿈을 좇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기도 하지만 우리는 꿈을 통해 스스로를 극복하며 나아간다. 달러구트 꿈백화점에서도 좋은 꿈의 정의를 손님 스스로 깨닫는 꿈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 꿈을 꾸는 시간이야말로 또 다른 나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꿈과 꿈의 단어가 같은 이유를 언뜻 알 것 같다.

 

심신 안정용 쿠키, 생각을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주는 향수, 숙면 캔디, 설레임 아늑함 한 병.

이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물건들은 어떻게 개발이 안 되나? 당장 사재기할 텐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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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당당하게 나아가라 - 코뿔소가 알려주는 진정한 성공의 의미
스콧 알렉산더 지음, 엄성수 옮김 / 위너스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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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오래간만에 펼친 자기 계발서인 것 같다. 신년이 되면 으레 그렇듯 계발서 한 두 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는 걸렀다. 고전 읽기에 푹 빠져있었으니까. 더군다나 난 나름 내 생활에 만족했고 나만의 페이스가 좋았다. 즉 나는 현실 안주형 젖소 타입이었던 것이다.

그런 내가 나와는 정반대 성향인 코뿔소 책을 선택한 건 순전히 위기감 때문이었다. 더 이상 하던 대로 날 맡기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런 내가 돌진하는 거대한 코뿔소가 될 수 있을까.

미친듯이 돌진하라 : 아마 찾아보면 뭔가 돌진할 곳이 있을 것이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웃음이 나온다. 저자는 그냥 들이대기로 작정한 것 같다. 첫 장부터 돌진하라니. 아침잠이 많은 나는 첫 장부터 좌절이다. ㅡ.ㅡ;; 코뿔소가 되려면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네. 그러고 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죄다 아침형 인간이긴 했다. 내가 아침잠이 많아서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일까.ㅋ

 

 

 

암튼 왜 그 많은 동물 중에 코뿔소였을까. 코뿔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일단 크다, 두껍다, 힘이 세다. 성향은 돌진한다,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쫓는다. 뭐 이 정도 이미지라면 성공한 자들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져 보인다. 그랬기에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뿔소가 되어야 한다고 세뇌를 하고 있다. 책을 읽다 잠이 들면 꿈속에서 코뿔소로 변한 나를 볼 것만 같다. 우습지만 코뿔소처럼이라는 말이 쉴 새 없이 나온다. 오죽하면 코뿔소 인형이라도 하나 사야 되겠다고 생각한 순간 저자는 코뿔소 사진을 걸어두고 수시로 보라고 한다.ㅋㅋ 게다가 잭 런던(미국 소설가)의 글귀까지 옮겨와서 코뿔소같은 삶을 부추기다보니 정말 세뇌될 지경이다.

그렇다보니 반감도 생긴다. '너무 과한거아니야'라는. 인간은 누구나 각자가 추구하는 행복의 그릇이 있고 만족의 범위가 다 다르다. 무조건 내달리는 코뿔소가 돼서 모든 사람이 다 돌진한다면 그 또한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뒤처지고 좌절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들에게 성공을 향한 열정의 프레임을 자꾸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쩐지 조금 불편한 구석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모든 계발서들이 그렇듯 긍정적인 측면만 뽑아서 나에게 적용하면 된다.

나는 긍정적이고 열정이 가득한 코뿔소가 되어 보기로 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고 실패의 발판 위에 설 수조차 없으니까.

 

 

 

움직이는 습관을 들여라.

이것이야말로 중요한 지침이다. 추진력이 늘 부족하고 미루는 습관을 지닌 내게 이건 꼭 고쳐야 할 부분이다. 아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천하는 지혜도 앞으로 신경 써야 할 자세다.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

문제가 없다면 발전할 수 없다.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밝은 뒤에 어둠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들이 쌓여 경력이 되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지금도 나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계속 움직일 것이다.

돈 버는 걸 취미로 만들어라.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그냥 철학적 의미일 뿐이다. 돈을 섬기지만 않는다면 돈으로 얼마든지 행복을 살 수 있다. 그렇다면 돈 버는 걸 취미로 여긴다면 어떨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괜찮은 세뇌 같단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취미활동하러 간다고 여기면 일이 좀 신나지려나.ㅋ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지만 안될 건 또 뭐란 말인가.

비실거리는 코뿔소가 되지 마라.

요즘 나는 정신적 안정을 위해 뉴스란은 될 수 있으면 보지 않고 있다. 책에도 부정적 자극을 줄 수 있기에 될 수 있으면 각종 범죄 기사는 피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이건 진짜 맞다고 본다. 정신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할 수 있다. 코로나로 활동량이 줄어서인지 너나 나나 몸무게가 늘었다. 몸이 둔해지면 늘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코뿔소가 되기 위해서는 운동은 필수다. 요즘 매일 걷고 있는데 걸으면서 오디오북을 들으니 금상첨화다.

 

저자는 팔굽혀 펴기 5000번에 150킬로미터 달리기 정도는 하라고 하는데 팔굽혀 펴기도 조금씩 해볼까 한다.ㅋ

코뿔소가 되면 행복을 장담할 순 없어도 정말 기분은 좋을 것 같다. 남부러운 인생이란 나의 커리어에서 출발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요즘 그런 능력자들을 보면 왜 그리 부러운지.^^ 나를 믿는 것은 곧 나의 능력을 신뢰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두려움 따위는 토끼에게나 줘버리고 강단 있는 코뿔소가 돼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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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리부트 -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
김미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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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반년이 지났다. 코로나가 지배한 일상에 적응해온 지도. 그동안 마스크 대란과 수시로 울리는 안전 문자와 외부 활동을 철저히 차단한 생활보다 더 두려운 건 생계에 대한 걱정이었다.

나름 위기가 있을 때마다 남편과 나는 위기를 잘 타넘어 왔다.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 주말 하루까지 반납할 정도로 일이 많았고 여행다운 여행 한번 못 가면서도 대출금 갚는 재미로 살았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점점 한가한 시간은 늘어만 갔다. 처음 한 달은 '그래. 이참에 오래간만에 푹 쉬어보자'하고 맘 편히 쉬었다. 걱정하다 말다를 반복하긴 했지만 내 자리, 내 위치에서 최소한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가며 지냈다. 그 와중에 집을 늘려 이사도 했다. 물론 대출금도 조금 더 늘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다행히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다시 바빠지는 듯했기에.

하지만 사태가 종잡을 수없이 늘어져만 가자 덩달아 밀려드는 불안감에 위기감이 훅 밀려왔다. 우선은 당장 읽던 책들을 밀어두고 코로나 관련 책과 경제 관련 뉴스와 콘텐츠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김미경 유튜브도 그때 다시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이전엔 주로 북드라마만 보았었다.ㅎ)

아무도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정확히 예측하는 이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체가 없는 질병 앞에 우리가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일뿐이었고 앞으로 얼마나 오래 지속될는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용어가 계속 생겨났다. 이전의 일상은 이제 잊어야 했고 변화되고 있는 세상에 어떻게 적응할지 길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보일 리가 없었다.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난 변하고 싶지 않았다. 직장을 잃었다던가 일거리가 전혀 없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뒤지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맘 한구석에는 오늘 하루도 잘 버틴 것에 감사하는 맘이 더 컸다. 하지만 김미경 강사는 지속적으로 나를 자극했다. 언택트에서 온택트로 변화된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꾸만 경고했다.

시간은 어찌나 빨리 흐르는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고 일단은 보고 들었다. 듣다 보면 뭐라도 얻어걸리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는 얻어졌다.

걱정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

내가 멈춰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동안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도 BTS 방방콘을 보면서 변화돼가고 있는 세상을 실감했으니 말이다.( 물론 콘서트장만큼은 못 하지만 오래간만에 그들의 공연을 보니 열정이 타올랐다.ㅋㅋ)

그동안 김미경 강사는 많은 책을 읽고 신문을 구독하고 많은 경제인들의 도움을 얻어 나같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이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책 한 권을 집필했다.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는 그간 영상에서 보아왔고 위기를 극복할 네 가지 공식 [온택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디펜던트 워커. 세이프티]도 영상에서 다루어서 조금은 알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더 궁금했던 건 '리부트 시나리오'였다. 노트에 계속 무언가 쓰라는 건 알겠는데 무엇을 써야 할지 멍 때리고 만 있었기에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했다.

 

1.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분석할 것.

2. 리부트 공식에 내 꿈을 대입해 볼 것.

3. 절박한 마음을 담은 투두 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할 것.

 

 

직업의 골격만 남기고 그동안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건 내가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게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난 늘 망설이는 버릇이 있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전제를 늘 달고 다녔었다. 이제는 나만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새로운 출발 지점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십대도 이십대도 사십 대도 육십대도 다 낯선 위기에 서 있다. 그래서 빈 노트에 나의 장점부터 써보았다. 그래야 꿈의 방향을 서서히 틀 수 있을 것 같았기에. 그렇게 써놓고 보니 평소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음이 보였다. 그래서 늘 자신감이 부족했었나 보다. 늦은 건 아닐까 걱정만 하지 말고 그냥 시작하고 보자!

 

무언가 새로 배우는 것에 자신감이 없다면 절대 새로운 시대 안에서 살아갈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 등을 등한시했다면 이제 다시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남편은 얼마 전에 영상편집을 공부했다. 다행히 옆에서 뭐든 하려고 이것저것 배우는 모습의 나도 조금씩 자극도 받고 있다.

예전에 본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그런 변화된 시대에 적응 못하는 노인을 소재로 한 영화다. 각박한 세상이라는 일면을 넘어 좀 더 잔인하게 뜯어보면

공부하지 않으면 안정된 복지 혜택을 받으며 살 수 없음을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배우고 교육받고 공부하는 것. 이건 아마 평생 해야 되는 일이 아닐까.

 

이 책이 당장 나의 일의 방향을 잡아주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꼭 읽어야 하는 이유는 있다. 급작스러운 변화에 손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위기가 있기에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말을 훗날 경험담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뉴러너가 되어 준비해야 한다.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나니 꿈의 소재들이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떠오른다.

새로운 질서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을 잘 기억해야겠다.

마지막 환경에 대한 문제를 언급해 주신 점도 참 인상 깊었다. 여전히 코로나가 중국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특히 문제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코로나는 우리 때문에 온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맘대로 바꾼 대가가 코로나라는 질병으로 온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환경오염을 늦추기 위해서 당장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찾고 실천하자.

토지대장정중이라서 그런지 박경리 선생님의 말이 너무나 와닿았다.

"인간이란 모름지기 자연의 이자로만 삶을 꾸려야 한다."

어쩜 이렇게 대단한 명언을 남기셨을까.

코로나 시대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꼭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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