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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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근 유치원'에 아기 토끼가 전학을 온다. 아기 토끼의 눈에 담임인 곰 선생님은 덩치가 크고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무식하게 힘'만' 센 존재다. 선생님도 싫고 같은 반 아이들도 싫은 아기 토끼는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그랬던 아기 토끼가 어느 날부터 확 바뀐다. 곰 선생님이 아기 토끼가 그린 코끼리를 보고 멋있다고 칭찬해 주고, 같은 반 아이와 싸울 때 아기 토끼의 편을 들어주고, 다른 아이들 몰래 아기 토끼에게만 사탕을 준 후의 일이다. 


그날 이후로 아기 토끼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말에도 유치원에 가고 싶다며 엄마 아빠를 조른다. 하원 시간에는 곰 선생님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서 곰 선생님과 엄마 아빠 모두를 난처하게 만든다. ("집에 안 가. 난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맨날 맨날 같이 놀 거야!") 엄마 아빠는 당황해하면서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쿡쿡 웃는다. 곰 선생님도 퇴근길에 아기 토끼와의 일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는다. 


안녕달 작가의 <당근 유치원>은 제목만큼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용의 그림책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 아빠라면 깜찍하고 순수한 아기 토끼의 모습에서 아이의 모습을 떠올릴 것 같다. 아이가 없는 나는 아기 토끼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나도 아기 토끼만 했을 때는 아기 토끼 못지않은 '금사빠'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을 두려워하고 사랑 표현에 주저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솔직한 동심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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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2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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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단 하나의 웹툰(&만화)을 봐야 한다면 내 선택은 <정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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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2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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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만화 중 하나가 <정년이>다. 웹툰으로 봐도 되는데 나는 아직 종이책이 더 편해서 단행본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권도 예약해서 샀고 받자마자 읽었는데 이제야 리뷰를 남긴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한 번 더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다. 3권 나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아무래도 조만간 웹툰으로 정주행해야겠다. 


정년은 영서의 계략에 넘어가 <춘향전>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다. 배역을 따냈다는 기쁨도 잠시. 생전 처음 해보는 연기인데, 그것도 남자를 연기하라고 하니 막막하다. 그런 정년 앞에 '고사장'이 나타난다. 정년이 일하는 찻집에서 여성 손님들을 희롱하기 일쑤인 고사장. 알고 보니 남자처럼 양복을 입고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여자였다. 정년은 고사장에게 남자 연기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매달리고, 고사장은 정년에게 남자됨과 여자됨의 차이가 얼마나 '가소로운지' 가르쳐준다. 


남자처럼 옷을 입고 머리를 하고 어깨를 벌리고 목소리를 깔기만 해도 남자로 '대접'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년은 본래의 목적인 방자 역할을 더욱 잘 해내기 위한 특훈에 돌입한다. 과연 정년은 선배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의 첫 연기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이제 막 여성 국극의 세계로 진입한 정년이 탁월한 재능과 부단한 노력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호 팬' 부용과의 에피소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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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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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대체 누가 어떻게 정한 걸까.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성장과 사랑에도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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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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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즐겨 찾는 오픈 채팅방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사랑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인 '솔'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 사랑은 솔의 무뚝뚝한 말투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솔의 좋은 면을 깨닫게 되고, 사랑과 솔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외모도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사랑과 솔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친구들은 부러움인지 시샘인지 모를 시선을 던진다. 급기야 한 친구가 사랑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 이솔 걔 레즈비언이야. 완전 유명했어. 중학교 때." 


조우리의 소설 <오! 사랑>은 두 여성 청소년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로, 사랑보다는 성장에 더 무게를 둔다. 중산층 가정의 외동딸로 무탈하게 자란 사랑은 솔과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자기 자신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때가 되면 남들처럼 대학에 가고 직업을 가지고 (이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거라는 생각에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는 사랑은, 대학에 가지 않고 타투이스트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질 것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외국에서 자유롭게 살 거라는 솔의 말에 큰 자극을 받는다. 


급기야 사랑은 솔과 함께 '가출'을 감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새로운 가족들을 얻게 된다. 사랑은 가족인데도 전혀 다른 환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를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대체 누가 어떻게 정한 걸까. 개개인의 행복에 반하는 관습이나 문화를 반드시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성장과 사랑에도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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