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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평점 :

어느 날 '당근 유치원'에 아기 토끼가 전학을 온다. 아기 토끼의 눈에 담임인 곰 선생님은 덩치가 크고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무식하게 힘'만' 센 존재다. 선생님도 싫고 같은 반 아이들도 싫은 아기 토끼는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그랬던 아기 토끼가 어느 날부터 확 바뀐다. 곰 선생님이 아기 토끼가 그린 코끼리를 보고 멋있다고 칭찬해 주고, 같은 반 아이와 싸울 때 아기 토끼의 편을 들어주고, 다른 아이들 몰래 아기 토끼에게만 사탕을 준 후의 일이다.
그날 이후로 아기 토끼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말에도 유치원에 가고 싶다며 엄마 아빠를 조른다. 하원 시간에는 곰 선생님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서 곰 선생님과 엄마 아빠 모두를 난처하게 만든다. ("집에 안 가. 난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맨날 맨날 같이 놀 거야!") 엄마 아빠는 당황해하면서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쿡쿡 웃는다. 곰 선생님도 퇴근길에 아기 토끼와의 일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는다.
안녕달 작가의 <당근 유치원>은 제목만큼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용의 그림책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 아빠라면 깜찍하고 순수한 아기 토끼의 모습에서 아이의 모습을 떠올릴 것 같다. 아이가 없는 나는 아기 토끼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나도 아기 토끼만 했을 때는 아기 토끼 못지않은 '금사빠'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을 두려워하고 사랑 표현에 주저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솔직한 동심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