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4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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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오 시게루의 만화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는 초반에 쇼와 초기 긴자의 백봉당이라는 찻집에서 '킨요'라는 청년이 손님들을 상대로 고민 상담을 해주는 에피소드로 진행되었다. 킨요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이따금 등장하기는 했지만 전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읽은 4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킨요에 관한 이야기이다. 3권에서 친구이지만 남몰래 좋아하고 있는 클로드를 따라 아프리카까지 갔던 킨요는 4권에서 클로드의 가족이 사는 런던으로 간다. 


환대를 기대했던 킨요의 예상과 달리, 클로드의 집에서 킨요는 은근한 무시와 차별을 당한다. 그 이유가 일본인인 자신 때문이 아니라 후처의 아들이라는 클로드의 지위 때문이라는 걸 알고 킨요는 정치적, 경제적, 산업적으로 일본보다 크게 발전해 있는 영국이 관습 면에선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이 와중에 클로드가 다니는 학교의 남자 교사가 클로드에게 러브레터를 보낸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집안에서 클로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진다. 


친구 사이지만 자신보다 훨씬 멋지고 강한 클로드를 우상처럼 여기기도 했던 킨요로서는 클로드가 가족이나 하인들에게 당하는 냉대와 멸시를 보면서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꼈을 것 같다. 클로드의 처지를 알고 나서 똑같이 클로드를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클로드가 위기에 몰렸을 때 (그 작은 몸으로) 구해주겠다고 나서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믿음직했다. 둘의 사랑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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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1
아오키 유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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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영화 마니아 쿠보타 미와는 DVD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진상 손님에게 영화 지식을 남발했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에서 잘린 미와는 구인 공고 사이트에서 자신의 최애 배우 야츠미 타카시의 집에서 일할 가사도우미를 찾고 있다는 게시글을 본다. 가사도우미라고 해도 응모 조건은 대졸 이상, 토익 800점 이상, 각종 자격증 취득,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팬 사절'... 고졸에 운전면허도 없고 무엇보다 야츠미의 대(大)팬인 미와로서는 어떤 조건에도 들어맞지 않았지만, 야츠미가 어느 영화에서 한 명대사에 자극받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가사도우미가 되기로 결심한다.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는 좋아하는 배우의 가사도우미가 되기 위해 타인 행세를 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 만화다. 1권 읽고 재미있어서 정보를 찾아보니 2023년 4분기 NHK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다고(여주는 마츠모토 호노카, 남주는 츠즈미 신이치). 서양풍의 사실적인 작화와 미스테리어스 하면서도 코믹한 분위기가 사노 나미의 만화 <미기와 다리>를 떠올리게 했는데(<미기와 다리>의 쌍둥이도 미와 씨처럼 정체를 숨기고 부자의 저택에 숨어 산다), 정작 이 만화에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언급한 점이 흥미로웠다. 


성인 여자가 현실 연애는 하지 않고 덕질에 빠져 급기야 광적인 행동을 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미와가 가사도우미로서 야츠미의 현실로 들어가고 야츠미 또한 가사도우미인 미와를 호의적으로 대한다는 점에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보다는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쪽이 분위기가 훨씬 더 밝고 로맨틱하다. 시리즈가 16권(일본 기준) 넘게 이어지고 있고 현재도 연재 중인 걸 보면 로맨스 비중이 점점 높아질 듯하다(매우 기대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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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선배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2 - 초판부록 : 일러스트 카드 1종 + 띠지
soon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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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노노메 유우는 큰 키에 야무진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들에게는 "귀엽지 않다", "여자친구 감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차이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유우는 같은 과의 중국인 유학생 양 선배로부터 "보디가드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몸이 약해 결석이 잦은 양 선배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유우는 양 선배의 보디가드가 되어 주기로 하고, 그렇게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마음의 거리도 좁혀진다.


<양 선배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2권에선 양 선배의 옆집에 사는 같은 과 남학생 미야나기의 정체(?)가 밝혀진다. 양 선배의 집에 드나들면서 미야나기와도 안면을 트게 된 유우는 미야나기가 자신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온화하고 친절한 성품의 양 선배와 차갑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미야나기 중에 누구를 고를지 즐거운 고민에 빠진 유우. 하지만 예상 밖의 사건으로 미야나기의 본심이 드러나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유우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개인적으로 내향형 햇살캐를 좋아해서 양 선배에게 끌리는 유우의 마음에 공감이 많이 된다. 소극적이었던 양 선배가 점점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참 설렌다. 양 선배와 성격도 외모도 정반대인 미야나기도 괜찮았는데, 예상보다 이른 단계에서 관계가 정리되어(?) 앞으로 또 다른 라이벌 또는 사랑의 방해꾼이 등장할 것 같다. 이제까지는 양 선배가 일본 생활에 적응해 가는 이야기가 주로 나왔는데, 앞으로는 유우가 양 선배를 통해 중국을 경험하는 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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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여지
마보융 지음, 임주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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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여지>라는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중국 소설이니 '장안'은 중국의 옛 수도를 뜻할 것 같은데 '여지'란 대체 무엇일까. 의문은 생각보다 빠른 단계에서 풀렸다. 일단 이 소설은 중국의 당나라 때 왕 중에서도 양귀비의 미색에 빠져 나라를 망친 것으로 유명한 현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에서 상림서라는 관청의 관리 중에서도 종구품하의 하급 관리인 '이선덕'은 어느 날 뜻밖의 임무를 맡게 된다. 그것은 황제가 사랑하는 양귀비의 생일에 맞추어 남쪽 지방의 영남에서 나는 귀한 과일인 '여지(리치)'를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라는 것이다. ​ 


요즘같이 전국의 도로가 정비되어 있고 교통수단도 발달해 있고 냉장 운송 시스템이 보편화된 시대에는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때는 한반도의 역사로 치면 통일 신라 시대인 당 현종 때. 여지처럼 남쪽 지방에서만 나는 귀한 과일을 다른 지방에서 신선한 상태로 먹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먹더라도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먹는 방법뿐이다. 지금까지 아무도 성공한 적 없고 앞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임무를 떠맡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이선덕은 상사에게 호소하기도 하고 동료들에게 하소연해 보기도 하지만 돌이킬 방법이 없다. 게다가 그에게는 큰 빚을 지고 매입한 집과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내와 딸이 있다. 만약 그가 임무를 해내지 못한다면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 


그리하여 시작된 이선덕의 장기 출장 이야기가 소설 <장안의 여지>인데,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배경이 옛날 중국이라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인 주인공이 '회사'라는 적을 상대로 분투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한자와 나오키>를 비롯한 이케이도 준의 기업 엔터테인먼트 소설 시리즈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주인공 이선덕의 캐릭터도 좋았다. 비록 신분은 말단 관리이지만 자신이 맡은 일은 책임을 지고 끝까지 해내려고 노력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사람으로서의 도리는 잊지 않는 자세가 귀감이 되었다. 문관이지만 계산에 능하고 수학에 관심이 많은 점도 캐릭터에 개성을 더한다. ​ 


소설의 결말도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만 나는 귀한 과일인 여지를 귀비의 생일에 맞춰 수도인 장안까지 운반한다'는 목적이 정해진 채로 시작된 소설이기 때문에 결말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 결말이 펼쳐져 놀랍고 신선했다. 어떻게 보면 소설 전반에 여색에 빠져 국정은 나 몰라라 하는 왕과 그런 왕의 눈치만 살피면서 일은 제대로 하지 않는 고위 관리들, 돈만 밝히고 인간에 대한 예의는 뒷전인 지방 사족들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그런 결말이 펼쳐진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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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에서 본 거리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글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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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문장으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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