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김보영 외 지음 / 돌베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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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SF라고 하면 난해하고 비현실적이라고만 느꼈는데, 이 책을 통해 SF 안에도 다양한 갈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결 또는 어떤 흐름을 따라 읽으면 좋을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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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난해하고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SF 문학을 읽지 않았는데, 요즘은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 SF 문학이 그득하다. 이렇게 된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보니, 연초에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기억과 테드 창의 <숨>을 읽고 큰 감명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만큼 한국 남성 작가들의 책을 읽지 않게 되면서 그동안 무심했던 장르의 책들을 읽을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있고... ​ 


'기왕 SF 문학을 읽기 시작했으니 제대로 읽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이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이다. 이 책은 한국의 SF 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세 작가가 SF 문학의 시초로 여겨지는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부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SF 작가인 테드 창과 코리 닥터로우에 이르는 SF 문학의 연대기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의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중에서도 첫째로 들 수 있는 장점은 문학뿐 아니라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SF로 통칭할 수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선별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어슐러 르 귄 같은 작가들의 이름이 나올 거라고는 짐작했지만, 데즈카 오사무, 미야자키 하야오,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이들만큼 SF에 정통하고 대중들에게 SF를 널리 알린 'SF 거장'이 없는데 이들과 SF를 쉽게 연결 짓지 못한 것을 보면, 나조차도 SF라고 하면 일종의 서브컬처 또는 하나의 장르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이 책은 또한 SF가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친다. 이것에 관해서는 김보영 작가의 말을 인용한다. "우리는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대에는 과학 소설이 사회 소설이며 우리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하는 문학이다. 많은 SF 작가들이 말하듯이 SF는 미래를 예측하는 문학이 아니다. 이 책이 보여 주듯, 미래를 바라본 그 많은 작품들이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으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그에 따라 세상을 바꾸어 간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6쪽, 서문 중에서) ​


아울러 이 책은 SF의 변화가 시대의 변화, 사회의 변화에 선행한 예를 자세히 보여준다. SF는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 등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차별당하는 집단 또는 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도구로 자주 활용되어 왔다. 지금처럼 성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시절에도 메리 셸리, 마거릿 애트우드, 어슐러 르 귄, 코니 윌리스 같은 여성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당하는 억압과 차별을 묘사하고 성 평등이 이루어진 세상을 상상했다. 오랫동안 서구 백인 남성들이 장악했던 SF 문학계에서 여성 또는 제3세계 출신 작가들이 약진하는 현상도 눈여겨볼 만한 흐름이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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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커피를
요코이 에미 지음, 강소정 옮김 / 애니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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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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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게 당길 때. 그건 고독을 느낄 때다." 첫 문장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은 만화. 요코이 에미의 <카페에서 커피를>이다. 이 책은 짧은 에피소드 여러 개가 연결되어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책이다.

힘든 일상에 지친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카페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젊은 여자, 눈을 감고 동네 지도의 한 곳을 찍어서 홀로 탐방하는 중년의 남자, 육아 때문에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기가 힘든 부부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카페에서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장에서 직접 내린 핸드 드립 커피를 나눠 마시며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비롯해, 이혼 후 친정에 돌아온 여자가 오랜만에 만난 이모와 함께 등산을 하면서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이야기, 동네의 특이한 카페를 전전하며 친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카페에 가보면 어떨까요? 커피와 차가 있다면 언제든, 어디든 카페가 될 거예요." 읽다 보면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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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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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실용적으로 응용될 일이 거의 없는 분야일까. 영국의 응용수학자 키트 예이츠의 답은 "아니오"다. 저자 또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을 때, 실용적으로 응용되는 일이 거의 없는 분야를 택한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응용수학은 다리가 공명을 일으켜 바람에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게 보장하는 날개를 설계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서 일류 선수들의 경기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영화에서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이미지를 컴퓨터로 만들어 내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 책은 수학의 응용(또는 오용)이 결정적 원인이 되어 사람들의 운명을 바꾼 실제 사건들을 소개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어떤 형태인지 알면 다단계 사기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다단계 기업에 3000만 원을 기부하고 같은 행동을 할 사람을 두 명만 모집하면 2억 3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보자. 이 경우 일단 15명으로 이루어진 위계가 완성되면(1+2+4+8), 사슬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 최하단에 있는 8명으로부터 3천만 원씩 받고 이 쳬계에서 나간다. 그다음에는 사슬 꼭대기로 승진한 2명이 최하단에 8명이 채워지길 기다린다. 이런 식으로 체계가 운영되면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일수록 돈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이 또한 수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어떤 기간의 시간을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에 대한 비율로 판단한다면, 4세 어린이에게 1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의 25%에 달하지만, 34세인 성인에게 1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의 3%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하급수적 모형에서 4세 어린이가 다음 생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40세인 사람이 50세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 맞먹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가속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수학도 나온다. 수리역학은 HIV, 에볼라 등 대규모 감염에 대항하는 싸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수학 분야다. 전문가들은 '접촉자 추적'이라는 방법을 통해 감염된 사람들을 차례로 역추적하여 접촉자 네트워크 그림을 완성한다. 그뿐만 아니라 수리역학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무슨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우리는 이미 수학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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