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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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실용적으로 응용될 일이 거의 없는 분야일까. 영국의 응용수학자 키트 예이츠의 답은 "아니오"다. 저자 또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을 때, 실용적으로 응용되는 일이 거의 없는 분야를 택한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응용수학은 다리가 공명을 일으켜 바람에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게 보장하는 날개를 설계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서 일류 선수들의 경기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영화에서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이미지를 컴퓨터로 만들어 내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 책은 수학의 응용(또는 오용)이 결정적 원인이 되어 사람들의 운명을 바꾼 실제 사건들을 소개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어떤 형태인지 알면 다단계 사기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다단계 기업에 3000만 원을 기부하고 같은 행동을 할 사람을 두 명만 모집하면 2억 3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보자. 이 경우 일단 15명으로 이루어진 위계가 완성되면(1+2+4+8), 사슬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 최하단에 있는 8명으로부터 3천만 원씩 받고 이 쳬계에서 나간다. 그다음에는 사슬 꼭대기로 승진한 2명이 최하단에 8명이 채워지길 기다린다. 이런 식으로 체계가 운영되면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일수록 돈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이 또한 수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어떤 기간의 시간을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에 대한 비율로 판단한다면, 4세 어린이에게 1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의 25%에 달하지만, 34세인 성인에게 1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의 3%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하급수적 모형에서 4세 어린이가 다음 생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40세인 사람이 50세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 맞먹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가속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수학도 나온다. 수리역학은 HIV, 에볼라 등 대규모 감염에 대항하는 싸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수학 분야다. 전문가들은 '접촉자 추적'이라는 방법을 통해 감염된 사람들을 차례로 역추적하여 접촉자 네트워크 그림을 완성한다. 그뿐만 아니라 수리역학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무슨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우리는 이미 수학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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