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인문학은 `운동하다가 마시는 시원한 물 한 잔`이다. 운동하다가 목 마르고 힘이 들 때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기력을 보충하는 것처럼, 저에게 인문학은 지친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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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폼이 좋아 - 재료비 0~5,000원
김문정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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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나는 살림이나 정리, 수납 같은 걸 좋아했다. 어머니가 보는 잡지에서 살림 정보만 추려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정리와 수납에 관한 책을 빌려 읽기도 했다. 방은 물론 학교 책상, 사물함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꾸미는 것도 좋아했고, 노트나 가방 속을 정돈하는 건 학생이 아닌 지금까지도 즐긴다. 비록 지금은 미혼이라 집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가정을 꾸민다면 아기자기 예쁘게 꾸미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인테리어를 비롯해 정리, 수납, 리폼의 달인인 몇몇 파워블로거 분들처럼.



<리폼이 좋아>는 최근에 읽은 살림 책 중에 가장 좋았다. 언젠가 읽은 <F.book 서른 넘어 옷 입기>라는 책에 이 책의 저자가 ​옷 잘 입는 엄마 중 한 명으로 ​소개되었지 싶어 찾아보았더니 역시 맞았다. 엄마는 물론 세 딸들까지 하나같이 예뻐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예뻤다. 게다가 살림은 또 얼마나 예쁘게 하시는지. 아이들 옷은 물론 액세서리, 가구, 소품, 침구 리폼에 인테리어까지 손수 척척 해내시는 걸 보며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도 ​대량 생산된 공산품보다는 내 손길이 닿은 나만의 것이 좋다. 내 집이 생기면 꼭 이렇게 꾸미고 살아야지.



리폼은 장점이 아주 많다. 그저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원래 있던 물건을 재활용하니 환경에 좋고, 만들어진 걸 사지 않고 직접 만드니 창의성과 독립성이 키워지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만들며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등등 좋은 점 투성이다. 게다가 전업주부가 리폼을 하면서 파워블로거로 이름이 나거나 사업가, 예술가로 제2의 삶을 사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리폼을 통해 물건만이 아니라 내 생활, 인생까지도 새로 만드는(reform) 팁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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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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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까지 하며 기다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를 드디어 읽었다. 4권이 다이스케가 시오리코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끝나는 바람에 5권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급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출간이 되어 반갑고 (새삼 ​작가님께 ) 감사했다.



이번 5권에는 <월간 호쇼>,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 데라야마 슈지의 <나에게 5월을>이 소개된다. <월간 호쇼>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발행된 고서, 고서점 전문 월간지로, 이런 잡지가 우리나라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는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잡지가 있었기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비롯한 비블리오 소설이 일본에서 유독 많이 출간되는 게 아닌가 싶다(얼마 전에 읽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빙과>도 비블리오 소설이다).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연재 당시의 비화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데라야마 슈지 또한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처음 작품을 접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자체는 재미있지만, 막상 여기 소개된 작품을 읽을 엄두는 잘 안 난다. 무섭고 어두운 작품이 대부분인 탓이 크고(<시계태엽 오렌지>, <블랙 잭> 등), 일본 근현대 작품이 대부분인지라 배경 지식이 없어서 손이 안 가는 이유도 있다. 이 책을 읽고 평소 이름만 들어본 작가와 작품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랄까. 다만 이렇게 자국의 근현대 문학 작품을 소재로 새로운 소설을 창작하는 시도만큼은 부럽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이상이나 백석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이런 재미있는 소설을 써보면 어떨까. 물론 그런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처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은 드물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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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윤대녕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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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거기 그대로 있되 공간은 사라지거나 변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존재를 지탱하던 그 자리를 떠나는 순간 공간도 덧없이 사라진다. (p.67)


대학교 3학년 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테마를 정해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라는 과제를 한 적이 있다. 지금이라면 그 테마를 '책'으로 정했겠지만 그 때는 지금만큼 '열독'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 끝에 '공간'을 택했다. 어릴 때부터 이사를 숱하게 다닌 탓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사 다닌 횟수만 열한 번. 하도 여기저기 옮겨 다닌 통에 자라면서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동네나 그 흔한 동네 친구 하나 못 가지고 살았다. 대신 그만큼 공간에 대한 애착이 커서, 지금도 내가 지내는 공간, 살고 있는 공간, 앞으로 살지도 모르는 공간에 관심이 많다.


윤대녕의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을 읽는 동안, 비록 세대와 거주한 공간은 다르지만, 동병상련의 심정을 느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향집, 휴게소, 노래방, 영화관 등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쳐온 수많은 공간에 대한 자전적인 추억과 생각들을 풀어냈다. 부끄럽게도 저자의 글을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이었는데, 문장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성향이나 가치관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내향적이고 비사교적인 성격이 걸림돌이 된 적이 많았다고 고백하지만, 나는 그런 성격을 좋아한다. 그런 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과도하게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보다는 부담스럽지 않고 대하기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의 글도 그랬다. ​


저자는 집에도 학교에도 정 붙이지 못하는 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 와중에도 글을 사랑해서 학교 대표로 백일장에 참가한다는 핑계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자기 또래의 문학소년, 소녀들을 만나며 숨통을 텄다, 어떤 집단에 속하지 못하고 겉도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이렇게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 나도 그랬다. 학창 시절에는 방송반, 편집부 생활을 하면서 말하고 글 쓰는 데 재미를 붙였고, 20대에는 책을 통해 꿈을 꾸었다. 이제는 그간 거쳐온 동네들만이 아니라 책도 나만의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언젠가 시간보다는 공간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자 역시 공간은 존재를 떠받치는, 존재와 떨어질 수 없는 요소라고 말한다. ​이사가 잦아 팍팍했던 내 인생도 책이라는 넓은 공간을 만나 비로소 안정된 것 같다. 언제 그 보답을 할 수 있을까? 영 요원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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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땐 벌고 쓸 땐 쓰는 여자를 위한 돈 버는 선택
이지영 지음, 안지선 그림 / 릿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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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전작 ​<가난한 싱글을 위한 나라는 없다>과 메시지나 톤에 있어 비슷한 점이 많다. 일단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점이 같고, 이에 맞서 개인은 현명하게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고,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기존의 재테크 수단에 의존하지 말고 저축을 하라는 조언도 비슷하다. 


다른 점은 여성들이 부딪치기 쉬운 재테크 딜레마의 해법을 제시하는 식으로 구성되었다는 점. 남성에 비해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은 재테크에 있어서도 소극적이기 쉽다. 저자는 복잡한 재테크 정보는 몰라도 되지만 월급 관리나 보험 가입 같은 기본적인 지식은 가져야 하며, 재테크 공부 또한 무작정 돈만 불리기 위함이 아니라 인생의 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기존의 재테크 책들과 달리 자기계발서의 성격이 상당히 강하다. 돈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관점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이 좋았다.


이 책은 여성들이 부딪치기 쉬운 재테크 딜레마의 해법을 제시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버는 대로 저축할까? vs 대출 먼저 갚을까?, 용도별 통장을 만들까? vs 하나로 모을까? 등등 평소 한번쯤 고민해봤을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 있어서 좋았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질문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자면...



주거래 은행과 거래할까? vs 더 나은 조건을 찾아 거래할까? -> 더 나은 조건을 찾으라


대학교 때 첫 통장을 만든 은행과 지금까지 거래하고 있고, 이제껏 여러 은행과 거래하지 말고 한 은행에 충성(?)하는 게 낫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당연히 그런 줄 알았는데 반대로 저자는 주거래 은행을 맹신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은행을 고르는 기준은 이체수수료나 ATM 이용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있는지 여부. 주거래 은행이 내세우는 대출 금리 할인이나 예적금 우대 금리 같은 혜택은 실제로 큰 이득이 안 된다고 한다.


지갑을 들고 다닐까? vs 카드만 들고 다닐까?

-> 카드보다 현금이 낫다


현금을 써야 돈이 나가는 걸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자는 신용카드는 물론 체크카드도 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얼마전부터 천원 단위의 작은 지출은 현금으로 하고 있다. 그랬더니 웬만하면 돈을 잘 안 쓰게 되고 기왕이면 싼 걸 사게 되어 절약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음료수를 사먹어도 카드로 사면 천 원 이상짜리를 골랐는데 현금을 쓰니 동전 없앨 겸 싼 걸 고르게 되었다. 저자의 조언대로 앞으로는 아예 현금만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재테크 공부를 할까? vs 일에 집중할까? -> 일에 집중하라


일에 집중하거나 공부, 자기계발에 투자를 해서 몸값을 올리는 게 낫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업무 시간에 주식 시세나 금융 정보, 부동산 정보 찾아보는 사람들이 꽤 있고... 나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복수전공하면서 금융이나 투자엔 젬병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아서 재테크 책을 봐도 주식이나 투자보다는 이런 소비 관련 책을 많이 읽고 재테크 공부는 전혀 하지 않는다. 아예 그 길로 나갈 게 아닌 바에야, 아닌 길은 일찌감치 접는 게 좋은 것 같다.


인터넷 쇼핑을 할까? vs 백화점에 갈까? -> 마음에 들면 그냥 사라


이건 절반만 공감. '너무 꼼꼼한 비교는 구매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저자의 설명에는 공감하지만 인터넷 쇼핑도 잘만 하면 백화점 쇼핑 못지 않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래 전 인터넷 쇼핑을 잘못 하면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는 걸 깨달은 나는 옷 스타일이 내 취향이거나 나와 체형이나 분위기가 비슷한 모델이 있는 쇼핑몰 몇 곳만 골라서 옷을 사고 있다. 할인이나 무료 배송 이벤트 정보는 메일이나 문자로 알려주기 때문에 매일 들락거릴 필요 없이 필요할 때 사면 되고, 한 곳만 오래 이용하면 마일리지나 쿠폰 혜택이 쏠쏠해서 절약 면으로도 도움이 된다. 오히려 백화점에 갔다가 충동적으로 옷을 사고 반품 못해서 후회한 적이 더 많았다.



가계부를 자세하게 쓸까? vs 대충 쓸까? -> 대충이라도 쓰라


백퍼센트 공감한다. 나도 몇 달 전부터 다이어리에 가계부를 쓰고 있는데 쓰기 전보다 확실히 소비가 줄었다. 아예 월초에 식비 얼마, 옷이나 화장품 값 얼마, 책값 얼마, 교통비 얼마 이런 식으로 예산을 세우고 월말에 예산보다 초과해서 썼는지 아닌지를 체크하니 소비하는 데 반성도 되고 보람도 느꼈다. 


여기에서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발견 가계부'라는 것을 써보라고 조언한다. 자기 발견 가계부란 지출의 목적별로 계정을 나누어 내가 누구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가계부인데, 예를 들어 옷이나 화장품 사는 데 돈을 많이 쓴다면 남에게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고,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한테 줄 선물 사는 데 돈을 많이 쓴다면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도서비 계정을 따로 만들 만큼 책 사는 데 쓰는 돈의 비중이 크다. 그만큼 다른 취미나 물건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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