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의 여행, 여행 - 풍경, 사람, 기억에 관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고현정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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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똑같기 마련인데, 어떻게 잘 소진될 것인가가 문제다.

앞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언제나 바른 길을 걸어가야 하고 

그러면서도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불안하다.


하지만 오직 충실하게 현재를 살아야 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그건 마치 둥근 공 위에 서서 어렵사리 자세를 잡고 있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큰 신발, 더 가벼운 신발, 접착성이 좋은 신발로 바꿔 신는다. 

또는 몸을 지탱할 판자를 덧대어보려고 하거나 공을 고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면 간단히 해결되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나도 여기에서 무게를 덜어낼 수 있을까?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져서 돌아갈 수 있을까?


p.27

 



<고현정의 여행, 여행>은 여배우 고현정이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이라는 책을 읽고 저자와 책에서 본 장소와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과정을 담은 오키나와 여행 에세이 책이다. 이제까지 여배우가 쓴 여행 에세이 책을 몇 권인가 읽어 보았는데, 대부분이 사진집 내지는 화보집이나 다름 없었다. 사진 많고 글 적고. 그에 비하면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는 취지에 충실하다. 글이 많고, 사진도 화보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느낌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화장기 없이 찍은 평범한 여행 사진 같고(물론 고현정의 미모는 화장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빛났다!), 여행지인 오키나와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자세했다. 

여행 에세이이긴 해도, 역시 이 책에서 가장 관심 가고 재미있었던 건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였다. 저자는 여행 틈틈이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사십 대 여배우로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는데, 비록 나는 여배우의 삶을 겪어보지도 않았고 곁에서 본 적조차 없지만, 그녀가 얼마나 고뇌하고 고민하며 살아왔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듯 했다. '인생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똑같기 마련'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겉보기에 화려하고 더 부러울 것이 없는 여배우라고 해서 인생이 무겁지 않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가 그 무게를 고스란히 지고 여행을 완수하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나도 함께 오키나와를 한 바퀴 돈 것처럼 마음이 후련하고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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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여행, 여행 - 풍경, 사람, 기억에 관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고현정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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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틈틈이 어린 시절의 추억, 사십 대 여배우로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 등을 털어놓은 대목이 재미있었습니다. 스크린에서는 물론 책으로도 더 자주 뵙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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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 라이프스타일 아이콘 Lifestyle Icon 1
구리하라 하루미 지음,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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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솜씨도 멋지지만 연세가 60이 넘었는데도 3,40대 못지 않은 몸매와 패션 감각을 가지고 계신 게 멋졌습니다. 이제 겨우 서른인 제가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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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 라이프스타일 아이콘 Lifestyle Icon 1
구리하라 하루미 지음,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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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였던 제가 요리연구가로 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어언 30여 년이 흘렀습니다.

막 결혼하던 때 세운 인생 시나리오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일을 하게 된 것, 또 하나는 상을 받은 것, 마지막은 영어를 배운 것입니다.

젊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세 가지가 즐거운 전업주부로 끝날 뻔했던 인생을 180도 바꿔 놓았습니다.

지금의 제게 이 세 가지는 없어서는 안 될 활력의 원천입니다.


p.222




일본의 '마사 스튜어트'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라이프스타일리스트 구리하라 하루미의 책 <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을 읽었다. 저자는 일본 하면 떠오르는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이 책에서 보니 그저 단정하고 깔끔하기만 한 게 아니라 칠기나 불단 같은 일본의 전통 양식과 티 포트, 플라워링 등 서양의 스타일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렇게 하니 밋밋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느껴져 재미있기까지 했다.

저자는 자기 관리에도 열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건 다름이 아니라 저자가 우리 나이로 69세(1947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 못지 않은 패션 감각과 외모를 자랑한다는 것이었다. 몸에 핏 되는 티셔츠, 청바지, 운동화가 어울리는 60대라니! 이제 겨우 서른 살인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외모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 관리도 훌륭하게 해냈다. 두 아이를 낳고서야 일을 시작했지만 그 후로 30여 년 간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일본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정받았다. 자기 관리도 잘 하고 가정도 잘 보살피고 일까지 잘 하다니 참 멋지다. 요리연구가, 라이프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자기 자신과 가정을 관리하는 일과 무관하지 않은 덕분도 있겠지만, 일 따로 생활 따로인 삶이 아니라 일과 생활이 일치되는 삶을 추구했다는 것도 성공의 요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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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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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예로부터 평생 하나의 기술을 갈고 닦아 최고의 경지에 다다르려고 노력하는 '직인(職人)'을 숭상해왔다.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기고해 온 언론인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즈와이그는 신작 <인비저블>에 사회적 명성과 경제적 보상보다 내적 목표를 지향하는 '21세기 직인'들을 소개한다. 초고층 빌딩의 구조 공학자, 공항 길찾기 시스템 설계자 등 비교적 낯선 직업에 종사하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조향사 데이비드 애펠과 UN 동시통역사 줄리아 윌킨스 아리다. 애펠은 20년 이상 조향사로 일하며 캘빈 클라인의 '에스케이프', 휴고 보스의 '휴고', 엘리자베스 아덴의 '선플라워' 등을 개발하고 제조했다. 애펠의 이름은 향수의 이름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그는 불만을 가지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향수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충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7개 국어 이상을 구사하는 아리는 유명 배우나 운동선수 못지 않게 노력하나 사회적 명성과 경제적 보상이 따르지 않는 상황에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고된 일을 하다가 종종 황홀경의 빠지는 경험이 통역이라는 직업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부와 명예보다 일 자체로부터 얻는 만족감을 우선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부와 명예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면서 일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지도 못하는 나의 현실을 한탄했다. 그야 가끔 일이 잘 풀리면 기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일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요, 일이 잘 풀리는 게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아 실현에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안 든다. 오히려 일을 하면 할수록 자아 실현은커녕 상실되는 기분이다. 부와 명예가 직업 선택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듯 일 자체의 만족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니면 내가 그저 일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나만의 '천직'을 만나지 못했을 뿐인 것일까. 그렇다면 천직을 찾는 방법은 뭘까...


저자가 만난 이들을 과연 '인비저블'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도 의문이다. 유명하지 않은 직업,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소개했을 뿐, 직업을 대표하는 인물로 소개될 정도면 대부분 업계에서는 유명한 사람들일 터. 업계에서 유명해지기는커녕 한 회사, 한 직장에서 지긋하게 일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명성이나 인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비저블' 취급을 받는 건 부러운 소리다. 결국 이들 또한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적잖은 수입을 올리며, 몇몇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꿈꿀 수조차 없는 천부적인 재능(7개 언어 구사 능력이라든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다 읽고 나니 왠지 속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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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2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키치님의 글을 읽으면서 인비저블이 장인과 비슷한 의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키치 2015-03-22 08:4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자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요,
제가 서두에 쓴 `직인(職人, 쇼쿠닌)`이 일본어로 장인이라는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