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의 심리학 - 생각의 틀을 깨고 주의를 끌어당기는 7가지 법칙
벤 파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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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통행하는 사람이 많은 아침 러시아워에 워싱턴의 지하철 역에서 연주를 했다. 그 결과 벨의 앞을 지나간 1,070명 중에 돈을 준 사람은 고작 27명. 60초 이상 멈춰 서서 연주를 들은 사람은 7명이었고, 그를 알아본 사람은 딱 한 사람뿐이었다. <워싱턴 포스트>가 실시한 이 실험은 세계 최고의 음악가라도 콘서트홀이 아닌 곳에서 연주를 하는 경우 알아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다고 콘서트홀이 아닌 거리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IT 칼럼니스트 벤 파의 저서 <주목의 심리학>에는 일주일에 두 번에서 네 번 지하철역에서 연주하면서 제법 괜찮은 수입을 올리는 거리의 바이올리니스트 수전 키저의 사례가 나온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수전은 어느 오케스트라에도 적을 두지 못했지만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는 비결이 있다. 수전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출퇴근을 하는 러시아워가 아닌 한가한 늦은 아침 시간에 주로 연주를 한다. 장소도 지하철역의 긴 통로처럼 그녀의 음악을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곳을 택한다. 곡도 콜드 플레이의 'Viva La Vida'나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 같은 대중이 좋아하는 팝송을 고른다. 클래식을 연주하는 경우에는 곡명을 크게 써둔다. 청중이 무슨 생각을 하며 나의 주장이나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할지, 즉 '청중의 기준틀'을 이해하는 것이 주목을 받느냐 못 받느냐를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중이 좋아하고 관심있는 것에만 매달려도 곤란하다. 언론이 '깜짝 성공'으로 주목하는 것 중에는 의외로 오랫동안 뚝심 있게 버텨온 것들이 많다. 저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로 든다. "싸이가 말춤으로 전 세계를 휩쓸기 전 거의 10년간 한국에서 차트 상위권에 꾸준히 오른 가수라는 건 알고 있었는가?"(p.37) 싸이 말고도 핀터레스트(Pinterest), 앵그리버드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기업과 상품 중에는 장기간 공들인 것이 많다. 주목에 왕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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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일만 하다 갈 거야?
이케다 기요히코 지음, 김현영 옮김 / 올댓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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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는 일본 방송 중에 <혼마뎃카 TV>가 있다. 유명 연예인의 고민이나 화제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나와서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여기 나오는 전문가 패널 중에 한 사람이 <죽도록 일만 하다 갈 거야?>의 저자 이케다 기요히코다. <죽도록 일만 하다 갈 거야?>는 와세다 대학교 교수이자 생물학자, 환경 평론가인 저자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한 책으로, 전체적인 분위기와 내용이 평소 방송을 통해 본 저자의 온후하고 평화로운 인상과 닮았다. 



저자는 '노력하면 된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주장에 반기를 든다. "현실은 환상과 다르다. 공부든 일이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재능이 없는 사람은 그 성과가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 대신 포기하고 난 뒤 남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행복으로 느끼는 태도가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돈을 못 번다고, 회사에서 짤렸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 있는 가족과 친구, 건강한 몸과 남아있는 나날들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것이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지혜라는 것이다.



이는 대책없는 낙관론에서 근거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노력하면 된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주장이야말로 안 되면 조직이나 사회가 아닌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자기책임론'을 강화하고, 개인들 간에 끝없는 경쟁과 불안을 부추긴다고 설명한다. 특히 일과 관련된 영역이 그렇다. 많은 경우 취직을 못하든, 일을 잘 못하든, 돈을 못 벌든, 해고를 당하든 모든 것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지만, 실제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낮은 경제성장률, 산업구조의 개편과 고용 저하 등 사회와 조직의 책임 내지는 문제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펙이 부족하고 노력을 덜 해서, 일을 게을리하고 능력이 딸려서, 운이 없어서 요 모양 요 꼴로 산다고 여기고 있지는 않나 돌아본다.



저자는 행복한 삶을 만끽하고 있는 비결로 취미를 든다. 저자의 취미는 어릴 때부터 68세인 지금까지 한결같이 곤충채집. 시간만 나면 전국의 산과 들을 누비며 희귀한 곤충을 채집하는 그는, 곤충채집이 대단한 명성을 누리게 해주거나 엄청난 부를 안겨주지는 않지만 그 어떤 명성이나 돈도 줄 수 없는 만족과 행복을 준다고 말한다. 명문대 교수, 학자라는 직업과 인기 TV프로그램의 패널이라는 사회적 위치보다 말이다. 언젠가 나도 책 읽기와 글 쓰기가 내 삶을 행복하게 해준 최고의 비결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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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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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덕분에 한 달에 2,30권씩 책을 읽어제끼던 때가 있긴 했던가 싶을 만큼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새벽잠을 포기해가면서까지 읽은 책이 있으니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다. 작품은커녕 작가 이름도 모르는 채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간판 코너 '책, 임자를 만나다'의 주제 도서로 선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구입해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떠오른 생각은 '대단한 소설을 읽어버렸다'는 것. 이런 멋진 소설을 읽게 해준 빨간책방에 새삼 감사를 전한다.



1891년 미국 미주리 주의 작은 농가에서 태어난 스토너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농사일을 거들며 지내다가 컬럼비아에 새로 생긴 대학에 농과대에서 신식 농사 기술을 배워오라는 아버지의 지시로 생애 처음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가고, 대학에서 운명처럼 영문학과 사랑에 빠진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영문학도의 길을 택한 스토너는 은행가의 딸 이디스를 만나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그레이스라는 딸을 얻고 교수가 되고 친구를 사귀지만, 전쟁을 비롯한 시대의 환난과 개인적인 불행을 잇달아 겪으면서 사랑했던 것들을 하나씩 잃어간다.



언뜻 보기에 스토너는 실패자다. 학자로서 이렇다 할 연구 실적을 남긴 것도 아니요, 교육자로서 대단한 존경을 받은 것도 아니요, 교수로서 높은 지위에 오르지도 못했다. 아내와는 불화했고, 아끼는 딸을 삶의 풍파로부터 지켜내지 못했으며, 사랑하는 여인을 곁에 두고 보살피지도 못했다. 마음을 터놓고 사귄 친구도 동료도 없고, 공부 외에는 취미나 특기도 없었다. 그러나 삶이 어디 성과나 업적으로만 평가되는 것인가. 대단한 성과나 업적을 남기지 못해도, 삶을 살았다는 것, 이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일을 끝까지 해냈다는 것만으로 삶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사람은 누구나 위대하다. 그렇기에 스토너의 생애는 여느 위인이나 명사의 그것과 달라도 못지 않은 울림을 주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 번 아버지를 떠올렸다. 스토너와 마찬가지로 작은 농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거들다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상경한 아버지는 한 직장에 삼십 년 이상 다니며 아내를 얻고 두 딸을 키웠다. 자신의 아버지는 겪은 적이 없는 도시 생활과 회사 생활을 했지만 성실한 태도와 고된 노동이 몸에 배어 있어 딴눈을 팔거나 꾀를 부릴 줄 모르는 것도 비슷하다. 궁금해진다. 아버지는 당신 삶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스토너처럼 견디고 버티기만 하는 삶이 힘에 부치지는 않았을까? 회사며 아내며 자식이며 다 내던져버리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고픈 욕망은 없었을까? 아마 결코 여쭤볼 일은 없겠지.



머리에 떠오르는 질문들을 아버지께 여쭤볼 수 없는 건, 아버지와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는 탓도 있지만, 무언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날아오는 시련과 고통을 모두 받아치는 게 아니라 얼마는 놓치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면서 끝까지 견디고 버티는 것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목표요, 완성이라면, 스토너는 분명 실패자가 아니라 승리자다.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받아들이는 사람, 그렇게 삶을 끝까지 살아내는 사람은 모두가 위대하구나. 별볼 일 없어도 이제껏 꿋꿋하게 살아온 내가, 나와 같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한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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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7-19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을 끝까지 살아내는 사람, 모두가 위대하다는 결론. 좋네요. 빨간책방 들어봐야겠어요!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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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어도 이제껏 꿋꿋하게 살아온 내가, 나와 같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한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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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뇌 -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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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벼르고 별렀던 책장 정리를 했다. 정리라고 해봤자 책이 6층짜리 책장 하나 정도밖에 없고 평소에 수시로 책장 정리를 하는 편이라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중고서점에 한 박스 팔 만큼은 나왔다. 가볍게 살기, 단순하게 살기가 삶의 모토인데도 정리할 때마다 남는 것, 버릴 것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1만 시간의 법칙'을 창시한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의 신작 <정리하는 뇌>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도록 진화했다'. 기술과 정보가 과잉된 오늘날에도 뇌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고, 신호를 확인하고, 오늘 점심엔 뭘 먹을까 고민하는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경우도 더러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씩 일을 처리한다. 한 번에 하나의 일만 처리하는 뇌 때문에 우리는 정리를 해야 한다. 무엇이 더 좋고 덜 좋은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범주화하고 선택하지 않으면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 


자기 전공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 특히나 창의력과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뇌 바깥의 주의 시스템과 기억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중에는 과감하게 저차원적인 기술을 활용해 모든 것을 철두철미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 이 책을 쓰면서 크게 놀란 점이 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펜과 메모지나 카드를 늘 가지고 다니면서 손으로 직접 적어 메모를 하고, 이 방법이 요즘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만족스럽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p.115)


뇌가 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정리는 필수다. 책에는 집 안을 비롯해 사회세계, 시간, 정보, 비즈니스 세계 등 주변 환경을 정리함으로써 뇌의 과부하를 막는 방법이 체계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정리 기술로는 메모가 있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 중에 메모광이 많다고 설명한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이자 <린 인>의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는 해야 할 일 목록을 챙기기 위해 늘 노트와 펜을 가지고 다닌다. 글로 적는 행위는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고 몰아내며 궁극적으로는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시시콜콜 정리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작업기억과 주의력의 범주가 현실적으로 네 개가 한계이므로, 실생활에서 범주를 만들 때 많아야 네 개로 제한하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책을 작가명, 출판사 또는 도서관에서 쓰는 도서 분류체계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독서 취향에 맞게 문학/비문학/실용/만화 정도로만 구분하는 것이다. 나는 소설/인문사회/경제경영/소장용으로 항목을 정해놓고, 앞의 세 항목 중에 좋은 책은 소장용으로 넘기고, 별로인 책은 중고서점에 팔고, 새 책을 사들이는 식으로 책장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수시로 정리하니 책을 사고 또 사도 책장에 빈 곳이 생기고 또 사들일 여유가 생길 수 밖에. 나의 정리법이 틀리지 않았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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