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 지루하고 지친 삶을 극복하는 52가지 프로젝트
닉 소프 지음, 김영옥 옮김 / 어언무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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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이 책상에 앉아 조간신문을 읽으며 (맛있는) 감자칩에 코를 박고 있다면 내일 스카이다이빙을 할 계획일랑 세워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날 턱이 없으니까. (p.13) 


<나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는 영국의 저널리스트 닉 소프가 1년 동안 한 주에 하나씩, 총 52가지 프로젝트에 도전한 경험을 담고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고 해서 정말 작은 것일 줄 알았는데(예를 들면 한 시간 일찍 일어나기, 하루 30분씩 걷기 같은... 큰가?) 생각보다 '큰 것'에 도전해서 놀랐다. 이를테면 알몸 수영이라든가, 은밀한 부위 제모 하기라든가, 문신이라든가, 깨진 유리 위 걷기 같은. 닥터 피시나 가장 '핫'한 카레 도전하기 정도가 작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나씩 동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으면 조회 수 좀 올렸겠다.

  그렇다고 막 엽기적인 도전 일색인 건 아니다. 하루 단식하기, 어둠 속에서 식사하기, 집까지 걷기, 텔레비전 끄기 같은 소박하고 정적인 도전도 있고, 그릇 만들기와 초상화 그리기, 목공예처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해볼 수 있는 도전도 있다. 시력 교정, 장세척처럼 나조차 평소 할까 말까 고민해본 도전도 있고(아마 안 할 듯), 새로운 곳으로 떠나기, 영국 종단하기는 장소만 바꿔서 나도 꼭 해보고 싶은 도전도 있다(나는 일본과 중국을 오랫동안 여러 지역에 걸쳐 여행해보고 싶다). 할아버지에게 전화하기 같은 도전도 있는데 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찾아뵌 지 몇 년이 넘은 나로서는 상당히 마음이 찔렸다.  

  저자는 1년 동안 52가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경험을 통해 완전한 변화를 겪었다고 고백한다. 시력을 교정했고 은밀한 부위를 제모했으니 그야 변화를 겪었겠지만, 저자는 그런 외적, 물리적인 변화보다도 도전을 통해 또 다른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새로운 사람들, 문화, 활동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을 최고의 수확으로 친다.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이 좋았다고 한다. "새로운 목적은 '노'보다 '예스'를 말하면서 형성되었고 그것이 내 태도와 목표를 구조적으로 바꿔놓았다." 저자처럼 엽기적이고 거창한 도전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하나씩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새로운 식당에서 처음 보는 메뉴 시키기, 한 번도 안 가본 동네 가보기 같은. 어쩐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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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 지루하고 지친 삶을 극복하는 52가지 프로젝트
닉 소프 지음, 김영옥 옮김 / 어언무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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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읽었는데 저자의 유쾌한 도전을 보다 보니 기분이 절로 좋아지더군요. 저도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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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 -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일상인문학 5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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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엔 지독한 악몽을 꾸었다. 악몽도 악몽이지만, 악몽을 꾼 탓으로 새벽에 잠이 깨 좀처럼 다시 잠들지 못해 고역이었다. 아직 주위가 컴컴한 시각. 홀로 방에 누워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자니 머릿속에 온갖 걱정이 떠올랐다. 끝내 이대로 죽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침대에서 기어 나와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일주일에 하나씩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로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나도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겨우 한 챕터를 다 읽으니 잊었던 졸음이 몰려왔다. 책은 언제나 최고의 수면제다.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이대로 죽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삶을 영위하던 남자가 돌연 포르투갈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오르는 이야기를 그린다.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명으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쓴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는 2011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강연을 기록한 <자기 결정>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 결정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자기 인식은 왜 중요한가?', '문화적 정체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다소 무거운 질문에 대해 간결하고 명료하게 답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 행복하고 존엄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결정의 삶'을 살아야 한다. 자기 결정의 삶이란 타인의 시선, 사회적 규범, 외부의 강제, 자기 검열 등에 구속받지 않되, 불가피하게 구속될 경우에는 그 구속 또한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삶이다. 문제는 자기 결정의 전제인 '자기'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자기를 가장 잘 아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지만, 하루에도 수십 가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나는 정직하다'고 믿는 것처럼, 자기를 미화하고 때로는 비하하는 자기 기만이 일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진정한 자기를 인식할 수 있을까? 저자는 기만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진정한 자기를 만나는 방법으로 '언어'를 든다. 언어를 통해 자기 인식을 하는 방법으로는 문학적 글쓰기와 외국어 학습이 있다. 문학적 글쓰기를 하면 자기의 진짜 자아상을 확인하고 자기 가능성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다. 외국어를 배우면 모국어를 낯설게 느낄 수 있고 생각 없이 쓰던 말들을 가려 쓸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머릿속에서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상태로 떠도는 생각을 언어화하고 언어화된 생각을 눈으로 확인하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세분화할 수 있고 자기 인식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이 돈이 되든 안 되든 작가가 되든 못 되든 꾸준히 글을 쓰고, 글을 못 쓰면 책을 읽고, 계속적으로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사고의 또 다른 카테고리와 삶의 다른 멜로디를 새롭게 배우는 것은 사람의 교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에서의 결정적인 깨달음을 선사해줍니다. 모국어의 습득을 통해 내 것이 되었던 언어적 정체성과 사고의 정체성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내 모국어는 그저 시대적, 지리적으로 우연히 내가 쓰는 언어가 된 것뿐이며 다른 것이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입니다. 문화적 정체성이란 우연한 것이며 항상 대체물이 있습니다. 교양은 바로 이러한 우연성을 인정하는 것이고요. 교양은 자만심과 독단론, 외부의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인과 평가절하로부터 우리를 방어합니다. (pp.78-9) 

 자기를 인식하고 자기 언어를 가지면 다양한 방면의 교양을 쌓고 문화적 정체성을 갖추는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교양은 자기가 남보다 똑똑하고 우월하다는 인식을 가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까지 자기를 구속한 것들이 우연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알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우연성을 인식하고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자각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기 결정으로 이어진다. 결정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일, 그래서 타인이나 조직, 사회가 결정하는 대로 따랐던 일을 거부하고 온전히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 결정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인식하고 언어를 갈고닦고 교양을 쌓는 것이 결국에는 자기 결정의 삶을 살기 위해서인데, 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자기 인식은 찾아볼 수도 없고 언어며 공부며 돈이 되고 출세에 도움 되는 것만 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언젠가 신문에서 프랑스 사람들은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고,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고,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가 있고,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해야 중산층으로 인정받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재산이나 지위가 아닌 외국어 능력과 취미, 사회 참여 정도로 중산층을 가르는 인식 자체도 멋지지만, 오로지 부동산, 연봉, 자동차, 저축액만으로 평가하는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과 확연히 대조되어 더욱 멋있어 보였다. 

 생각해 보니 지난 새벽 악몽을 꾸고 깨어났을 때 쉬이 다시 잠들지 못할 만큼 날 괴롭혔던 생각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남들보다 잘 살까 하는 '찌질한' 고민이었다. 언제쯤이면 온전히 나 스스로 나의 행복을 결정하고 성공을 판단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아직 요원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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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 -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일상인문학 5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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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줄 알고 겁먹었는데 생각보다 읽기가 편하네요. 앎을 실천으로 옮기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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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시카시 1
코토야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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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내서 책 읽기가 어려울 만큼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자기 전에 책을 펼쳐도 열 쪽을 채 읽기 전에 잠들기 일쑤다. 이럴 때는 가볍게 읽고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만화책이 제격이다. 마침 그 만화책이 어릴 적 동네 문방구에서 보았을 법한 불량식품 '막과자(다가시)'를 둘러싼 코미디물이라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자연히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에서 80만 부 넘게 팔린 인기작이자 2016년 1월 현재 TV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 중인(한국은 애니맥스에서 방영) <다가시카시>는 우마이봉, 베이비스타, 라무네 등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일본의 막과자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막과자 가게 '시카다 막과자'의 외아들 시카다 코코노츠는 만화가가 되고 싶지만 아버지의 성화로 막과자 가게를 이어받게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제과회사 시다레 컴퍼니 사장의 딸 시다레 호타루가 찾아와 시카다의 아버지를 스카우트한다. 시카다의 아버지는 아들 코코노츠가 가게를 이어받으면 스카우트에 응하겠다고 답하고, 그날부터 신비로운 미소녀 호타루는 하루 종일 코코노츠의 곁에 머물며 막과자의 매력을 설파한다. 

  수입과자 매장이나 드러그 스토어에서 일부러 사서 먹을 만큼 좋아하는 일본 막과자를 소재로 한 만화라는 사실이 우선 반가웠다. 즐겨 먹으면서도 몰랐던 막과자의 유래와 먹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한국에서는 학교 앞 문방구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불량식품 정도로 취급하는 간식거리를 소재로 이런 만화를 만들다니. 과연 만화 강국이다.

  요구르트풍 막과자 '모로코 후르츠 요굴'은 몇 년 전 일본에 여행 갔을 때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풀네임이 '모로코 후르츠 요굴'인지도 몰랐거니와 이름 앞에 '모로코'가 붙은 사연은 더욱 몰랐다. 이름 안에 있는 '후르츠'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드는 비밀도 몰랐고. 일식당에 가면 종종 사 먹는 '라무네'의 이름도 설마 그것에서 비롯되었을 줄 몰랐다(그것이 무엇인지는 만화를 참고하시길!). 일본의 국민 간식 '우마이봉'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은 꼭 시도해보고 싶고, '나마이키 맥주'나 '코코아 시가렛' 같은 막과자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나중에 일본에 가게 되면 꼭 찾아봐야지.

  만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과 대대로 이어내려온 가업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책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코코노츠의 미래도 궁금하다. 자신의 꿈과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이 지극히 일본스럽다. 그런 코코노츠가 가업을 물려받아 막과자 가게 주인이 되어도 좋지 않을까 하고 흔들리게 된 계기가 미소녀 호타루라는 것도 그 나이 때 남자아이다워서 재미있다. 과연 코코노츠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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