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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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은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 <다시, 올리브>는 전작인 <올리브 키터리지>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에이미와 이저벨>, <버지스 형제>와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어서 두 작품을 아끼는 독자로서 환호성을 지르고 싶을 만큼 좋았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물론이고 <에이미와 이저벨>, <버지스 형제>를 감명 깊게 읽은 독자라면 <다시, 올리브>도 꼭 읽어보시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이 좋은 건, 대상을 선 또는 악으로 재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올리브 키터리지만 해도 그렇다. 올리브는 선한 사람일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그는 아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두른 적이 있고, 남편 몰래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을 낮추어 보기도 하고, 손주들을 차별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올리브가 악한 사람인가 하면 그건 아니다. 아들을 열심히 키웠고, 남편이 죽을 때까지 오랫동안 병수발을 했다. 정치적 견해는 정반대이지만 그 외의 것들이 잘 맞는 남자를 만나 재혼했고, 당장은 가난해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올리브가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악마 같은 존재라면, 어떤 사람에게는 힘들 때 도와준 평생의 은인이자 사랑스러운 연인이라는 사실- 은 양립 불가능한, 말도 안 되는 모순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백인인 건 맞지만, 작가가 백인 일색인 사회를 긍정적으로 그리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가는 백인 일색인 사회가 얼마나 취약하고 편협한지, 그 내부에 어떤 차별과 폭력이 숨어 있고 이를 교묘하게 은폐하는지를 보여준다. 겉보기에는 균질한 백인 사회도 내부를 깊이 들여다보면 민족, 종교, 재산, 학력, 직업 등을 근거로 다양한 형태의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에 잘 나타난다. 심지어 헤어스타일이 세련되지 못하다고 차별하고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차별한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남과 같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남이 조금이라도 자신과 같지 않으면 경멸한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평가하고 차별하고 혐오하는 게 일상이 되어 그게 자신의 삶을 좀먹는 줄 모른다. 


나아가 작가는 '남과 같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되묻기도 하는데, 이는 올리브와 이저벨의 대화에서 잘 드러난다. 올리브와 이저벨은 나이도 비슷하고 태어나 자란 곳도 같고, 둘 다 약사와 결혼했고 자식들이 의사가 된 것도 똑같다며 기뻐한다. 물론 올리브와 이저벨은 노인 요양 시설에서 만나기 전까지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므로 서로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없었지만, 둘 다 여성이고 이성애자이고 정상 가족을 원했고 경제적 안정을 추구했으므로 결과적으로 비슷한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올리브와 이저벨의 자식들이 (어머니들의 말에 따르면) 효심은 지극하지만 결코 가까이 살지는 않는다는 것까지 닮았는데, 이런 걸 보면 인간이 스스로 선택한다고 믿는 것들이 정말 '스스로 선택'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개천에서 용 된 케이스라고 해도 - 결국 타고난 조건과 계급으로부터 영영 자유롭지 못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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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추는 춤 2
이연수 지음 / 호비작생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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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워본 적도 없고 제주에서 살아본 적도 없는데 이 만화가 왜 이렇게 좋고 공감되는지 모르겠다. 2권을 읽으면서 1권을 읽을 때는 흘리지 않았던 눈물까지 흘렸는데, 그 에피소드를 다시 봐도 마음이 짠했고 마지막 장면에선 여지없이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 만화가 슬프기만 한 건 아니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장면이 훨씬 많다. 마당에서 귤을 따먹고 마당에 생물 고등어가 떨어져 있는 장면을 볼 때는 역시 제주도구나 싶었다. 왕년의 토로는 종이 포장지를 벗기고 햄버거만 (훔쳐) 먹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웃겼다(ㅋㅋ). 아파서 그릉그릉 하면서도 고기를 주면 잘 먹었다니 너무 귀엽다. 식탐 대마왕 토로, 너는 존재 자체가 사랑이었구나.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였으면, 실제로 만난 적 없는 나조차도 널 그리워하게 만드니. 부디 더 좋은 세상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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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두근거려서는 안 돼! 5
츠키시마 하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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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는 요리가 취미인 여자 고등학생이다. 하타노 료우라는 남학생에게 고백했다 차이고, 현재는 엄마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카에데를 남몰래 좋아하는 중이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법적으로는 남매니까 남들 눈을 의식해서 자제하려고 하지만,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카에데를 보면 자꾸만 마음이 설렌다. 설상가상으로 카에데도 같은 마음인 것처럼 보인다. 어쩔 수 없이 사쿠라는 다시 하타노를 좋아하는 척하는데, 전과 달리 이번에는 하타노도 사쿠라를 거부하지 않는다. 


부모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는 설정 자체는 흔한데 작화가 예뻐서 볼 만하다. 두 남자(그것도 꽃미남)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행운이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오다니. 기구한 상황에 놓인 사쿠라를 부러워해야 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 어쨌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좋아하는 남자들을 보고 실컷 설렐 수 있는 건 확실히 부럽다(주변에 설렐 만한 남자가 없어...). 본문도 재미있지만 부록으로 실린 4컷 만화 <순정만화에 흔한 일...?>도 재미있다.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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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과 은의 기사 6
이로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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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바를 없애기 위해 은의 기사가 되었지만 라르바에게 물려 라르바가 되고 만 비운의 소년 시안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라르바가 되는 바람에 기사단을 떠나 선선대 레무리아교 교주의 적통 제드와 함께 사신을 쫓게 된 시안은 마침내 사신과 대면한다. 


알고 보니 에레나는 루치아라는 개의 혼을 담아서 사신이 만든 불로불사 실험의 실험체였고, 사신의 최종 목표는 치유의 힘을 지닌 성자 레무리아를 불로불사로 되살리는 것이었다. 결국 레무리아가 부활하고, 부활한 레무리아는 시안 일행에게 200년 전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법사의 힘을 지녔지만, 바로 그 이유로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당해야 했던 남매는 각각 다른 길을 택했다. 


마침내 레네트와 시안이 만나고, 레무리아 성에 모인 일생은 다함께 힘을 모아 사신을 토벌하기로 결의한다. 결국 이들이 결의한 대로 시안을 퇴치하는 데 성공하지만, 사신과 함께 라르바를 없애는 과정에서 라르바인 시안이 쓰러진다. 울부짖는 레네트와 은의 기사로서 임무를 다했다며 만족해하는 시안. 둘의 인연은 정말 여기서 끝이 날까. 엔딩이 감동적이니 끝까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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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이도 히요와 주인님의 야망 3
코메야마 시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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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투성이인 메이드 우메이도 히요와 출세밖에 모르는 주인님 레온하르트의 우당탕탕 동거 생활을 그린 만화. 3권은 레온하르트가 납치된 줄도 모르고 오코노미야키 먹을 생각에 들떠있던 히요가 납치범으로부터 "레온하르트 바닐라는 1시간 뒤 처형된다. 살리고 싶으면 남쪽 뒷골목에 있는 폐교회로 혼자 와라."라는 전화를 받고 허겁지겁 주인님을 구하러 달려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알고 보니 납치범의 목표는 레온하르트가 아니라 히요였고, 이를 눈치챈 히요는 직접 납치범에게 가지 않고 대타를 세워서 위기를 모면한다. 히요의 전매특허 기술은 이 시대에 미래의 아이템을 가져오는 것인데, 이번에도 미래의 무기를 가져와 납치범 일당과 맞서 싸운다. 하지만 이 시대의 마법 앞에서 미래의 무기는 무력했고 이로 인해 히요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는데, 이때 레온하르트가 정신을 차리고 히요를 구해주면서 다행히 위기를 넘긴다. 그리고 납치범은 레온하르트의 비서가 되는데... 


2018년에 1,2권이 나온 이후로 신간 발행 소식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3권이 출간되어 반갑고 기쁘다. 오랜만에 나온 단행본이라 그런지 분량이 많은 것도 흡족하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이세계 배경의 코믹 일상물인 줄 알았는데 3권 종반부는 전쟁물을 방불케한다. 과연 이 만화는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하니까 4권은 길게 텀을 두지 않고 일찍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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