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시노 윤무곡 1
카와치 하루카 지음, 김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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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가족처럼 지낸 열 살 위 옆집 누나를 스물다섯이 넘도록 좋아할 수 있을까. 아기 때부터 본, 친동생보다 어린 열 살 아래의 옆집 남동생을 연애 대상으로 볼 수 있을까. <세키네 씨의 사랑>, <여름 눈 랑데부>, <눈물비와 세레나데> 등을 그린 카와치 하루카의 최근작 <무사시노 윤무곡>는 독자로 하여금 이런 의문을 품게 하는 만화다.


메밀국숫집 아들인 아가와 류헤이는 어릴 때부터 옆집 누나 무사시바라 타마키를 짝사랑 해왔다. 타마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타마키가 강사로 일하는 발레 교실에 등록해 몸에 딱 달라붙는 타이즈를 입는 수모(?)를 감수하며 발레를 배운 적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류헤이가 아기일 때부터 류헤이를 봐왔던 타마키는 류헤이를 연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게다가 매번 잘 안 될 게 뻔해 보이는 연애만 반복해, 곁에서 지켜보는 류헤이의 마음을 더욱 애처롭게 만든다.


<무사시노 윤무곡> 1권은 주인공인 류헤이와 타마키의 서사 외에 타마키의 남동생 분타, 타마키의 새로운 썸남 키누가사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과묵한 순정남 류헤이와 이성은 물론 동성도 홀릴 정도의 미모를 지닌 분타, 미스테리어스한 매력을 풍기는 키누가사 모두 흥미로운 캐릭터들이지만, 개인적으로 타마키의 친구이자 렌지라는 네 살 짜리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 마리나의 서사가 재미있었다(힌트 : 류헤이와 대칭을 이루는 짝사랑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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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김화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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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사람을 두고 흔히 '눈에 콩깍지가 씌였다'고 말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상대의 결점이나 단점을 정확히 못 보고 장점만 크게 본다는 뜻이다. 그런데 과연 사랑뿐일까. 어쩌면 친구나 동료 사이에도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상대를 실제보다 좋게 보고 나중에야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상황이 존재할 수 있다. 아니면 계속 눈에 콩깍지가 씌인 상태로 관계를 이어가든지. 김화진의 첫 장편소설 <동경>을 읽으며 생각한 것들이다.


이 소설에는 세 명의 친구이자 동료가 나온다. 아름과 해든은 민아가 진행하는 인형 리페인팅 수업에서 처음 만났다. 수업이 끝날 때쯤 세 사람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민아는 자신의 리페인팅 회사를 차리면서 아름과 해든에게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 리페인팅도 좋지만 민아가 더 좋았던 아름은 민아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 반면, 해든은 전공인 사진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민아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 후로 육 년 동안 민아의 회사에서 열심히 커리어를 쌓은 아름은 자신이 더 이상 리페인팅을 좋아하지 않고 사진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민아는 일견 성공한 사업가처럼 보이지만, 사실 민아의 내면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말 못한 비밀과 불안이 많이 있다. 유일하게 남은 혈육인 엄마에게조차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지 못하는 민아는 자신의 감정을 언제나 솔직하게 드러내는 아름을 내심 부러워 한다. 해든은 자세한 사연은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자신처럼 내면에 그늘진 구석이 있는 것 같은 민아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반면, 내면에 그늘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아름에게 시기심 또는 답답함을 느낀다. 아름은 민아의 회사를 떠난 후 해든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되는데, 친구로서 해든을 좋아하는 마음과 부하로서 해든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부딪치면서 내적 갈등을 겪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아름과 민아, 해든은 서로를 어느 정도 이상화(idealization)한다. 상대를 이상화하는 정도가 가장 심한 인물은 아름이지만, 민아와 해든 또한 아름은 자신들과 다르게 밝고 솔직하다고 단정한다든지, 불우한 가정사나 위험한 습관, 현실의 불안 등을 다른 두 사람에게 털어놓으면 관계가 무너질 거라고 지레짐작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생각(idea)에 갇혀 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아름이 나같다고 생각했다가, 그 다음에는 민아가 나같다고 생각했다가, 해든이 나같다고 생각했다가, 마지막에는 아름도 민아도 해든도 나와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름이 나같다고 생각한 건 아름의 우유부단한 면 때문이고, 민아가 나같다고 생각한 건 힘든 이야기를 남에게 잘 털어놓지 못하는 면 때문이고, 해든이 나같다고 생각한 건 나와 다른 면을 가진 사람을 좀처럼 수용하지 못하는 면 때문이다. 그들 모두가 나와 같지 않다고 생각한 건, 아름의 우유부단함은 다정함의 다른 이름이고, 민아의 과묵함은 책임감의 다른 이름이고, 해든의 완고함은 단단함의 다른 이름이란 걸 깨닫고 난 다음이다.


아름과 민아, 해든은 그대로인데 나의 평가만 달라진 걸 보면 나는 나와 비슷한 단점을 가진 사람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나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받아들이는 데 심리적 저항감이 있는 것 같다. 전자는 민아, 해든과 비슷하고, 후자는 아름과 비슷하니 역시 나는 이들 셋 모두와 비슷한 걸까. 나같기도 하고 나같지 않기도 한 세 사람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내 마음의 거울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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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미드 - EVERYBODY LIES 아무튼 시리즈 68
손보미 지음 / 제철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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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미드>는 미드(미국 드라마) 마니아로 유명한 소설가 손보미가 특별히 아끼는 미드를 소개하는 책이다. 그동안 미드를 나름 열심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소개된 드라마 중에 제대로 본 건 <로스트>뿐이다. (<로스트>도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줄거리와 결말이 가물가물하다. 결국 넷플릭스에서 다시 보기 시작함.) <오자크>와 <트윈 픽스> 빼고는 전부 들어본 적 있는데 왜 안 봤을까. 신기하게도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만 하고 넘어가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작품 중에는 내가 본 것이(그것도 엄청 재미있게 본 것이) 꽤 많다. <프렌즈>라든가 라든가 라든가... 


미드를 열심히 본 것이 저자의 소설 창작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려주는 대목도 흥미로웠다. 학창 시절 내내 수학과 과학 공부를 등한시 했는데 <로스트>의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고 싶어서 양자 역학, 평행 우주, 불확정성 원리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공부해서 알게 된 것들을 <디어 랄프 로렌>, <그들에게 린디합을> 등에 반영했다니 신기했다. 저자의 소설에 미국의 인명이나 지명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나, <작은 동네>, <사라진 숲의 아이들> 같은 범죄 스릴러물을 꾸준히 발표해온 것도 미드의 영향인가 싶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나서 보고 싶은 미드가 아주 많이 생겼다. 첫 방영일자가 가장 오래된 <사인필드>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저자 말대로 배경이며 연출이며 캐릭터 설정까지 <프렌즈>, <윌 앤 그레이스>,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후대의 시트콤, 드라마 등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눈에 보인다. <사인필드>를 다 보고 나면 <사인필드>에 나오는 배우 중 하나인 줄리아 루이드라이퍼스가 주연을 맡은 <부통령이 필요해(VEEP)>를 보고 싶다. <프렌즈>를 다시 보거나 <윌 앤 그레이스>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더 오피스>, <커뮤니티>도 재미있을 것 같고. <로스트>도 보고 있는데 언제 다 보나... 


내 버전의 <아무튼, 미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드를 가장 열심히 봤던 대학생 시절에 좋아했던 작품으로는 <퀴어 애즈 포크>, <그레이 아나토미>, ,  등이 떠오르고, <콜드 케이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도 생각난다. 최근에 재미있게 본 작품으로는 <9-1-1> 시리즈와 <시카고 파이어>를 비롯한 시카고 유니버스가 있다. 최근에는 미드보다 영국이나 북유럽 국가의 드라마를 더 즐겨 보는데, 미국인들 특유의 자본 친화적이고 이성애-유성애 중심적인 면을 불편하게 느껴서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했고 좋아한 미드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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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마틴 푸크너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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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 취미 중 하나는 팟캐스트 청취이다. 팟캐스트를 언제부터 듣기 시작했는지 생각해 보다가 <이동진의 빨간책방>(이하 '빨책')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빨책을 제작한 출판사의 독자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 덕분에 빨책의 존재를 초창기부터 알았고 방송에서 소개되는 책들을 열심히 따라 읽으면서 책을 고르는 안목도 높아지고 독서 생활도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했다. 빨책이 종영된 후에는 다른 도서 팟캐스트를 찾아 들었는데, 최근에는 빨책의 진행자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꾸준히 구입해 읽고 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처럼 신뢰할 만한 독서가가 추천하는 책을 따라 읽는 것의 장점은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 장르, 작가의 책만 찾아 읽는 것을 피하면서 나보다 높은 식견과 넓은 취향을 가진 독서가의 안목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마틴 푸크너의 책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가 대표적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마틴 푸크너가 쓴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문화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열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의 내용이 분량에 비해 깊고 방대해서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나는 마치 대학교의 역사 문화 교양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수강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역사를 소개해줄 뿐만 아니라 잘 안다고 생각한 역사의 뒷면을 알려주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플라톤은 원래 연극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느 날 소크라테스가 거리에서 하는 말을 우연히 듣고 바로 제자로 들어갔다. 그는 스승 플라톤이 자신의 저작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난 것을 안타까워하며 직접 스승의 가르침을 담은 책을 집필하고, 학교를 설립해 가르침을 전파했다. 아틀란티스는 플라톤이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높이기 위해 지어낸 것인데, 지금은 아틀란티스가 실존한 적 없는 전설 속의 섬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어 있지만, 전설 속의 섬이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남아서 여러 소설과 영화, 만화 등에 영감을 주었다.


최근에 읽은 영국 작가 조지 엘리엇의 소설 <미들마치>에 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조지 엘리엇의 본명은 메리 앤 에번스로, 그는 당대의 여성들과는 다르게 어릴 때부터 공부와 독서에 열중했고 특히 역사학에 관심이 많았다. 역사학 중에서도 당시로서는 급진적이었던 사상을 받아들인 그는 자신의 견해를 보다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고 더 쉽게 이해하는 소설의 형식을 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의 소설 <미들마치>는 현재까지도 널리 읽히는 고전 문학 작품으로 남았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어떤 예술 작품이나 문화가 생겨난 배경을 소개함으로써 그 어떤 예술 작품이나 문화도 다른 예술 작품 또는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의 영향 없이 탄생하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어떤 문화도 특정 개인이나 단체, 국가의 소유 또는 자산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런 식으로 독점적,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 문화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발전 가능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K-POP이 나오고 BTS 멤버 뷔의 퍼포먼스와 일본의 전통 예술인 노의 유사성에 관한 설명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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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그럼에도 친구가 되는 여자들
서한나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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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참고로 나는 여자다). 그중에는 친구가 된 여자도 있고, 친구였다가 더는 친구가 아니게 된 여자도 있고,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친구가 되지 못한 여자도 있고, 친구가 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한 여자도 있다. 나는 왜 어떤 여자와는 친구가 되고 어떤 여자와는 친구가 되지 못했을까. 나는 왜 어떤 여자와는 친구가 될 수 있고 어떤 여자와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서한나의 산문집 <드라마>를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여자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그것이 자신에 관한 질문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여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말해준다. 궁금해 하는지 어색해 하는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여기는지, 판단하는지 활용하는지, 변화를 지켜보는지, 기대 따윈 없는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지 믿어보기엔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는지...... 직면은 어려운 일이다." (185쪽)


이 구절을 읽고 생각해 보니 예전에 나는 주로 취향이 맞는 친구들을 만났던 것 같다. 이를테면 나처럼 독서가 취미이거나 같은 영화, 드라마, 연예인을 좋아하는 친구들. 대화의 주제도 늘 그때 그때 재밌게 본 콘텐츠에 관한 것이었지 각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사귀었던 친구들 대부분과 지금은 만나지 않는다. 서로의 취향이 바뀌면서, 취미가 달라지면서, 취업이나 결혼, 육아 등으로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공통의 화제가 사라지고 더는 만나도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취향도 취향이지만 그 취향을 가진 사람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만나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나이가 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어지다 보니 그런 친구를 사귈 계기도 만나기 어렵다. 계기를 만난다 한들 내향인인 내가 먼저 다가갈 리 만무하고...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작가님과 작가님의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좋은 친구들을 많이 가진 것도 부럽고,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나눠받을 에너지가 많은 것도 부럽고.


에너지라는 단어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의 나는 에너지가 정말 부족하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나는 내가 '해야 하는' 일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안 해서 그런가 싶다. 여행 가고 싶어도 안 가고, 콘서트 가고 싶어도 안 가고, 가방 사고 싶어도 안 사고, 영화 보고 싶어도 안 보고...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들을 안 하니까 '하고 싶은' 에너지가 안 생기는 거다.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어차피 안 할 텐데 뭐하러 하고 싶어해, 그러니까 애초에 하고 싶어하지 말자, 이런 사고랄까.


이렇게 나 자신에게 우호적인 존재가 못 되니까 친구한테도 우호적인 존재가 못 되어주고, 그래서 친구들이 다 내 곁을 떠나갔나 싶다. 나처럼 많은 여자들이 자기 자신에게 우호적인 존재가 못 되니까 다른 여자들에게도 우호적인 존재가 못 되고, 그래서 친구가 없거나 친구가 있어도 '진정한 친구'는 없고, 여성들만의 연대나 협력 같은 걸 기대할 수 없으니 존재할 수도 없어서 급기야 '여자의 적은 여자' 같은 말이 나도는가 싶다. 근데 또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같은 책이 나오는 걸 보면 남자도 친구가 없는 것 같고... 


아, 대체 이 현대 사회에서 친구 많은 자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친구가 많아 보이는 사람 몇 명이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막상 그 사람들한테 친구 많으냐고, 어떻게 해야 그렇게 친구가 많으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손사래칠 것 같다. 친구가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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