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메종 2
이케베 아오이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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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꼭 맞는 '운명의 집'은 어디에 있을까. 이케베 아오이의 만화 <프린세스 메종>은 선술집에서 일하며 열심히 모은 돈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20대 여성 누마고에의 이야기를 그린다. 


돈 없고 가족 없는 싱글 여성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봐선 곤란하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상경한 이래, 주중엔 일하고 주말엔 부동산 보러 다니는 낙으로 살아온 누마고에의 부동산 관련 지식은 부동산 회사 직원들의 수준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최근 발행된 2권에서 모치이 부동산의 직원 다테는 좋은 물건을 발견해 누마고에한테 제일 먼저 소개해주고, 물건을 본 누마고에도 마음에 든 눈치다. 하지만 누마고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할 뿐, 바로 계약에 나서진 않는다. 


"지반이 좀 마음에 걸려요. 난 아파트를 팔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오랫동안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싶어요." 누마고에는 결혼을 할 생각이 없는 걸까. 집이 있는 여자는 결혼하기 힘들다는 편견이 신경 쓰이지 않을까. 그에 대한 누마고에의 대답은 이렇다. 





만약 결혼하게 된다면 그때 어떻게 할지 상대방과 의논할 거예요. 

내 인생을 내 힘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먼저고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114쪽) 





작가는 자신의 힘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집을 찾아나가는 누마고에의 이야기와 함께, 누마고에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비슷한 처지인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모치이 부동산에서 파견 사원으로 일하는 아쿠츠는 부동산에 들렀다가 아버지가 은퇴했거나 남편이 없는 여성은 보증을 받을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고 좌절한다(비정규직 비혼 여성은 자기 명의로 집도 못 사는 더러운 사회...). 


독박 육아 중인 사토다는 새로 이사한 아파트의 아랫집에 별난 할머니가 사는 것을 알게 된다. 이 할머니는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이웃과도 전혀 교류를 안 한다. 행색이 괴상하고 성격도 괴팍해 보여서 은근 겁먹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할머니의 정체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는데...! 


이 밖에도 푸드 코디네이터, 콜센터 직원, 패션잡지 기자 등 도쿄라는 대도시에서 비혼,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의 단면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각각의 에피소드 사이에 소개되는 부동산 관련 팁과 자기 집을 소유한 여성들의 실태 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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