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코와 수학왕자
아난 쿠지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순정 만화의 주인공은 대체로 여성인데, 이따금 주인공이 남성이면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마음이 설레는 건 왜일까. 더욱이 그 남자 주인공이 사랑 따위 관심 없는 냉미남일 때, 그가 돌연 사랑에 빠지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훨씬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마루코와 수학 왕자>의 주인공 모모세가 딱 그렇다. 고등학교 1학년인 모모세는 전국 모의고사 종합 3위의 수재이자 수학 과목은 매번 만점만 받는 수학 천재다. 좋아하는 소수는 2. 존경하는 인물은 아이작 뉴턴. 숫자를 보는 순간 피보나치 수인지 아닌지 판별하고, 기상 예보의 태풍 사진을 보면서 대수나선을 떠올린다. 수학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모모세에게 인간의 삶이 매력적으로 보일 리 없다. 남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모모세는 같은 학년 여학생 마루코 아이를 알게 된다. 마루코는 모모세와 달리 수학엔 젬병이고, 모모세가 경멸하는 오컬트에 푹 빠져 있다. 모모세는 마루코와 다시는 마주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웬일인지 모모세와 마루코는 그날 이후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알고 보니 마루코는 모모세의 몇 안 되는 친구인 이가라시를 짝사랑하고 있었고, 마루코가 이가라시의 주변을 맴돌 때마다 모모세와 마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모세는 걸리적거리는 마루코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마루코와 이가라시가 잘 되도록 밀어주기로 하지만, 웬일인지 마루코와 이가라시가 잘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점점 더 강해진다. 사랑 따위 관심 없다, 한쪽이 승자가 되면 다른 한쪽은 패자가 되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수학 천재 냉미남이 생애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것이다.





1권으로 끝나는 짧은 만화인 만큼 전개가 빠르고 결말도 깔끔하다. 남자 주인공 모모세가 사랑에 눈을 뜨는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애틋하고, 여자 주인공 마루코가 모모세의 마음을 받아주는 장면은 은근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달달하고 산뜻한 순정 만화를 원하는 독자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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