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토리 봇치의 00생활 1
카츠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친구 사귀는 게 힘든 적은 없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마다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이 여러 명 있었고, 그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면 금방 새 친구가 생겼다.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를 하거나 어제 본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진 친구도 여럿 있었다. 어쩌면 친구 사귀기는 학창 시절보다 어른이 된 지금이 더 힘든지도 모르겠다. 


인기 애니메이션 <별 셋 컬러즈>의 원작을 그린 카츠오(KATSUWO)의 신작이 나왔다. 제목은 <히토리 봇치의 00생활>. 낯을 심하게 가리는 소녀 '히토리 봇치(일본어로 외톨이를 뜻한다)'가 중학교에 입학해 친구를 사귀는 과정을 담은, 느긋한 분위기의 코믹 만화다.





히토리 봇치는 유일한 친구인 '야와라 카이(일본어로 부드럽다는 뜻이다)'로부터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 전원과 친구가 될 때까지 너랑 절교하기로 결심했어."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안 그래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서 친구가 카이뿐이었는데, 카이한테 마저 절교를 당했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그렇다고 중학교 3년 내내 혼자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 봇치는 우선 앞자리에 앉은 '스나오 나코(일본어로 솔직한 아이를 뜻한다)'와 친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나코는 인상이 무서운 데다가 봇치가 열심히 말을 걸어도 제대로 답을 해주지 않는다. 처음으로 친구가 되고 싶은 친구가 하필이면 이렇게 무뚝뚝한 아이라니... ㅠㅠ 






앞자리에 앉은 나코한테 지우개를 주워달라는 말도 못하고, 친해질 수만 있다면 '빵셔틀이라도 되고 싶어'라고 생각한 봇치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날 오후 나코와 단둘이 우산을 쓰고 집에 돌아가게 된 것이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ㅎㅎ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는 데다가 소심하기까지 한 봇치가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까웠는데, 겉보기엔 무뚝뚝하지만 속마음은 여리고 착한 나코와 어울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친구 사귀는 법을 터득해가는 모습이 기특했다. 어떻게 보면 낯가림이 없다는 핑계로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보다, 봇치처럼 낯은 가려도 한 번 사귀면 진지하게 마주하는 사람이 더 좋을지도. 





이 밖에도 '혼쇼 아루(일본어로 본성이 있다는 뜻)', '오시에 테루요(일본어로 가르치고 있다는 뜻)'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잔잔한 만화에 재미를 더한다. <유루캠>, <케이온>처럼 여학생들 간의 우정을 다룬 만화 또는 <내가 나이기 위해>, <일주일간 친구>처럼 심리묘사가 두드러지는 잔잔한 학원물을 선호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