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
가지야마 도시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르포라이터인 동시에 소설가였던 일본 작가하면 마츠모토 세이초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렸는데 이제는 가지야마 도시유키의 이름도 같이 떠올려야겠다. 가지야마 도시유키가 쓴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를 읽기 전 그의 이력을 읽고 한 번 놀랐고,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를 읽고 두 번 놀랐다. 


가지야마 도시유키는 1930년 경성(지금의 서울)에서 태어나 남대문 소학교와 경성 중학교를 다녔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일본으로 건너갔고 1958년부터 기자로 활약했다. 주간지에서 특종 전문 기자로 활약하는 한편, <검은 테스트 카>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소설을 써서 당시 소설가로서는 최고의 인세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이조잔영>과 <족보>는 각각 신상옥,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취미이기도 했던 고서 수집에 관한 소설이다. (저자의 분신으로 보이는) 인기 작가인 '나'는 술집에서 만난 '세도리 남작'이라는 고서 수집가로부터 동서양의 희귀본 수집에 관한 에피소드를 듣게 된다. 이를테면 고서에 미친 어떤 남자가 전체 100권에 달하는 고서 <요곡백번>을 모으기 위해 어느 농가의 화장실을 뒤진 일화라든가, 십계명 중 하나인 '너희는 간음하지 말라'가 '너희는 간음하라'로 인쇄된 <간음 성서>를 장정하기 위해 살아있는 인간의 살점을 탐내는 남자라든가... 


직접 고서점을 운영하는 세도리 남작은 조선의 고서에도 관심이 많아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세도리 남작이 한국에 올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것이 당시에 유행하던 기생 관광인데, 기생 관광 자체도 한심한 일이지만, 기생이 신라의 보물인 목걸이를 목에 걸고 춤을 추는 것으로 모자라 그것을 손수 팔기까지 하는 대목을 읽을 때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일반인이 나라의 보물을 밀반출하다니. 당시에 이런 일이 정말 있었을까. 가지야마 도시유키가 오로지 허구만으로 소설을 쓰는 작가는 아닌 것 같기에,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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