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만쥬의 숲 4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자연은 인간에게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준다. 물도 주고 공기도 주고 바람도 준다. 흙도 주고 나무도 주고 열매도 준다. 인간은 자연 없이 단 하루도 살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인간은 자연을 해치고 파괴할 뿐, 자연을 보살피고 보전하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한다. 자연의 소중함, 고마움조차 알지 못한다. 


이와오카 히사에의 만화 <파란 만쥬의 숲>은 인간보다 자연이 좋아서 숲에서 사는 편을 택한 소년 소이치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이치는 일찍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었다. 하나 남은 남동생마저 자신의 곁을 떠나자, 소이치는 외로움을 피해 숲 안으로 들어왔고 숲 안에서 시나코 씨를 만났다. 소이치는 숲 안에서 시간의 흐름조차 잊은 채 식물과 동물, 정령들과 어울리며 살았다. 인간들의 소식은 가끔씩 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어서 아는 정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숲이 불에 타는 대참사가 벌어진다. 타지 않은 풀과 나무는 숲을 태운 범인으로 숲에 사는 유일한 인간인 소이치를 의심한다. 소이치는 억울하지만 억울함을 풀 방법을 알지 못한다. 숲이 불타고 신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스즈 씨를 보며 함께 마음 아파할 뿐이다. 소이치는 숲에 불을 지른 범인이 노와키라고 짐작하고 노와키를 혼내주려고 한다.


요헤이는 숲에 들어가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숲에 드나들다가 옷에 검댕을 잔뜩 묻힌 채 집에 돌아온다. 할아버지가 들어가지 말라는 숲에 왜 들어갔냐고 요헤이를 타이르자 요헤이는 숲에 사는 소년 소이치의 이야기를 꺼낸다. 소이치는 숲에서 사는데 자신이 숲에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가 뭐냐고 항변한다. 





요헤이가 소이치의 이름을 꺼내자 할아버지의 얼굴빛이 싹 변한다. 요헤이는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할아버지도 소이치 씨를 알고 있죠? 혹시 친구?" 할아버지는 가타부타 말도 없이 숲으로 향한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 단 한순간도 잊은 적 없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성했던 숲이 불씨 하나 때문에 새까만 잿더미가 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상처 입은 자연이 인간을 원망하는 장면도 섬뜩했다. 인간은 오랫동안 대지를 개간하고 나무를 베고 숲을 태우고 공기를 오염시켰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두지 않았다. 자연이 인간을 원망하는 만화 속 장면은 허구가 아니라 실제일지도 모른다.





요헤이의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사연은, 그래서 더욱 마음 아팠다. 요헤이의 할아버지도 한때는 요헤이와 소이치처럼 자연을 사랑하고 정령과 소통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머리가 커지고 세상사에 물들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잊고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젖어 살았다. 이제라도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요헤이의 할아버지가 어떤 '기적'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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