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
코이케 사다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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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수염고릴라와 나>는 <요츠바랑!>과 비슷한 가족 힐링물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요츠바랑!>의 아빠와 요츠바는 혈연관계가 아닌 반면, <아빠와 수염고릴라와 나>의 아빠와 미치루는 혈연관계라는 것.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남겨진 가족을 돌봐야 하는 아빠의 부담이 <요츠바랑!>에는 나오지 않지만 <아빠와 수염고릴라와 나>에는 나온다.





유치원생 미치루는 아빠 소이치, 삼촌 코지와 함께 산다. 몇 년 전 미치루의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혼자서 딸아이를 키우기가 벅찼던 미치루의 아빠 소이치가 동생인 코지에게 SOS를 보냈다. 소이치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코지라면 회사 일로 바쁜 자신을 대신해 미치루를 돌봐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미치루는 코지를 데면데면하게 대했다. 몸집은 아빠의 두 배만큼 크지, 수염은 덥수룩하게 나 있지, 어린 미치루의 눈에는 무섭게만 보였다. 수염고릴라로만 보였다. "난 네 엄마 대신이 아니야. 네 라이벌이지!" 하지만 미치루는 수염고릴라가 자신과 함께 <망나니 중사>도 봐주고 같이 놀아주기도 하자 급격히 마음을 연다. 수염고릴라의 말대로 수염고릴라가 엄마를 대신할 순 없지만, 수염고릴라와 함께 노는 건 좋다.





만화는 미치루네 집, 미치루의 유치원, 미치루의 아빠 소이치가 근무하는 회사 식구들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코믹한 장면이 있는가 하면 감동적인 장면도 있고, 허탈해서 웃음이 나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찡한 장면도 있다. 소이치가 미치루를 데리고 장인, 장모를 만나러 갈 때, 딸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장인, 장모를 볼 때 같은 장면이 특히 찡했다. 


미치루와 미치루의 유치원 선생님은 수염고릴라 삼촌을 보고 무섭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모습만 험악할 뿐 아주 선량한 사람인 것 같다. 형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형네 집에 와서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는 것도 대단하고,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는 점도 대단하다(자기 자식한테 이렇게 놀아주기도 쉽지 않다). 아빠와 수염고릴라와 나. 세 사람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고 정겹다. 3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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