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사랑해 1
shin5 원작, 시라코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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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사랑해>는 도쿄에서 회사를 다니는 삼십 대 남성 shin5(@shin5mt)의 트위터를 만화화한 독특한 콘셉트의 작품이다. shin5의 트위터는 아내, 세 아이와 함께 보내는 행복한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할 뿐 아니라 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내가 여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고 고백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만화화되기 전부터 '이상적인 결혼생활'이라고 일약 화제가 되었다. 


그런 shin5의 트위터가 팔로워 수만 2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자 일본의 대형 출판사 KADOKAWA에서 러브콜을 보냈고 진 픽시브에서 웹 만화로 연재한 다음 곧바로 단행본이 나왔다(몇 년 안에 영화화될 것 같은 예감). 1화 원고를 보고 shin5와 아내가 함께 울었다는 후기를 읽고 나까지 마음이 뭉클했다. 






<결혼해도 사랑해>는 제목을 보나 표지를 보나 선남선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하고 아이 낳고 잘 사는 만화일 것 같은데, 막상 읽어보니 그 예상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주인공 '미야자토 신고'는 직장 회식에서 지금의 아내인 '사사키 하루'를 처음 만난다. 신고는 하루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귀엽다고 생각했고, 하늘이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한 건지 돌연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부터 스킨십을 하게 되었고 부쩍 가까워져 결혼에 골인한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 전개를 따른다.





그러다 2화에서 의외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가 마냥 행복한 사랑 이야기만은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미소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예쁘고 어려 보이는 만화 속 하루에게는 이미 4살 된 아들이 있었고, 나이 또한 신고보다 다섯 살이나 많았던 것이다.


1권에는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일본이나 한국이나 보수적이기는 마찬가지라서(특히 여자한테) 총각인 신고가 아이 딸린 하루와 결혼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남자 쪽 부모의 반대가 어마어마하지 않았을까). 결혼하기까지의 사연을 조금씩 풀어내면 (나를 포함한) 독자들이 눈물 꽤나 흘릴 듯.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결혼 생활 러브 스토리의 전개를 따르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도 적지 않다. 가령 연애 시절 신고는 여자를 벽 쪽으로 밀어붙이고 지그시 바라보다가 입맞춤을 하는 일명 '벽쿵(카베동)'을 시전하려다 여리디여린 하루에게 혼신의 펀치를 맞는다. 곧이어 하루는 신고가 예상하지 못한 또 한 번의 '일격(!)'을 가하는데 그 장면은 책에서 확인하시길. 


신고와 하루가 세 아이와 함께 보내는 일상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쌍둥이 남매가 어렸을 때, 유모차에 쌍둥이를 태우고 동네 산책을 하던 신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키득키득 웃어서 의아해 한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유모차에 타고 있던 쌍둥이가 신고 모르게 이상한 표정을 지어서 지나가는 사람을 웃기고 있었던 것 ㅋㅋㅋ 이 쌍둥이 엄청 귀엽다 ㅋㅋㅋ





하루가 쌍둥이 남매를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던 것도 잠시. 얼마 후 하루의 몸이 안 좋아서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하루를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신고와 큰아들 둘이서 생활할 때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아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는 신고의 말도 감동적이었다(아내가 출산하는 모습 보고 도망가는 남자도 있다던데 신고는 참 좋은 남자인 듯).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 모든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 상대의 허물이나 사회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오직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족이 되어 일상을 이어나가는 신고와 하루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특별해 보이는 것 같다. sirocco의 그림도 예뻐서 만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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