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망소녀 히나타짱 2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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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할머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환생한 유치원생 히나타의 일상을 그린 <할망소녀 히나타짱> 2권이 나왔다. <할망소녀 히나타짱> 1권을 읽고 내용도 좋고 그림도 내 취향이라서 어서 2권이 나왔으면 했는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2권이 나와서 좋다 ^^ 


히나타는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유치원생이지만, 하는 말이나 행동은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럽다 못해 할머니 같다(심지어 히나타 엄마도 히나타가 애 같지 않고 할머니 같다고 핀잔을 줄 정도다). 사실 히나타는 88세 토요 할머니가 환생한 존재로, 토요 할머니는 전생에 어디서 살고 누구와 지냈고 어떤 음식을 좋아했는지 등등은 잘 기억하지만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토요 할머니는 그런 상태로 어린아이인 척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 어느덧 유치원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를 맞았다.





지난 1권에서 히나타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사쿠야'라는 여자아이로부터 "넌 어디서 죽은 누구야?"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받았다. 사쿠야도 히나타처럼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환생한 존재인 듯한데 2권에서도 사쿠야의 사연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는다(참고로 사쿠야는 <명탐정 코난>의 하이바라 아이처럼 성격이 시크하고 도도하며 사연이 많아 보이는 눈빛을 지니고 있다 ^^). 


히나타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정확히 기억해내지는 못하지만, 얼마 전 마을 축제에서 불꽃놀이를 보고 전생에 손자 사다오를 끔찍이 귀여워했던 걸 용케 기억해낸다. 그리고 얼마 후 히나타는 자전거를 타고 혼자 여행을 떠난다. 손자와 함께 살았던 집을 찾아서.





히나타가 예전에 살았던 집을 찾는 동안 집에선 당연히 난리가 났고,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온 히나타는 처음으로 크게 혼이 난다. 충격을 받은 히나타는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이제부터는 할머니 같은 행동을 하지 말고 '평범한 여자애'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평범한 여자애는 툇마루에서 차를 마시며 느긋하게 쉬지 않는다. 평범한 여자애는 할머니의 지혜 따위 없다. 평범한 여자애는 멋내기 좋아하며 귀엽고 하늘하늘한 걸 좋아한다... 그렇게 히나타는 다른 여자애들처럼 게임도 하고 만화도 보면서 평범한 여자애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나는 반댈세...)





2권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은 경로의 날을 맞아 유치원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노래와 연극을 보여드린다고 해서 히나타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장면이다. 선생님이 만화 노래를 부르고 백설공주 연극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무난한 의견을 내자 "아이들의 귀여움에만 기대는 건 진심을 의심받을 수 있다"면서 거부하는 히나타짱 패기 보소 ㅋㅋ 


결국 노래도 연극도 히나타가 주도하게 되고 그 결과 내용으로 보나 연출로 보나 '할머니의, 할머니에 의한, 할머니를 위한' 공연이 되고 마는데, 의외로 관객의 호응이 좋고 아이들의 성취감도 하늘을 찌른다. 공연이 끝난 후 히나타는 전생에 둘도 없는 사이였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친구가 여전히 자신을 기억하고 그리워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다음 3권부터는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히나타의 새로운 생활이 펼쳐질 듯. 히나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인 사쿠야와 히나타의 손자 사다오, 히나타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환생한 이유 등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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