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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책 읽기 - 대통령에게 권하고 시민이 함께 읽는 책 읽기 프로젝트
이진우.김상욱.김윤태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평점 :

<대통령의 책 읽기>는 사회 각계의 명사 26인이 대통령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는 책이다. 일단 이 책에 참여한 명사의 면면이 화려하다. 목수정, 서민, 안대회, 오찬호, 우정아, 이정모, 이진우, 정희진, 주경철, 하지현 등 그동안 글과 강연, 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언하고 대중과 소통해온 학자와 작가들이 주로 참여했다.
추천 도서도 하나같이 인상적이다.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단국대 교수 서민은 '남성의 성공 뒤에는 아내가 있지만, 아내를 가질 수 없는 여성은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아내 가뭄>을 추천하고, 사회학 연구자 오찬호는 일반 주택 거주자가 임대 주택 거주자를 비하하고 멸시하는 상황을 고발하며 <사당동 더하기 25>를 소개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가족과 이성애 제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권력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정찬의 소설 <얼음의 집>과 <완전한 영혼>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갑질을 피하기 어려운 사회이지만, 사실 세상은 '갑을' 관계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갑을병정......' 매 순간 상황이 바뀐다. 언제 어떤 위치에 있게 될지 모른다. 권력 행위는 중단되지 않는다. 삶은 자신이 참여한 혹은 개입된 권력에 대한 사유여야 한다. (정희진, 123-124쪽)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현의 추천 도서 <광기의 리더십>도 흥미롭다. 이 책에 따르면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정상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며, 타인과 잘 공감하면서 모두와 잘 지내는 소통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뛰어난 지도자가 되는 건 아니다.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겪거나 불안이나 우울증,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은 정상성 안에서만 살아온 사람보다 창의성과 현실주의, 공감 능력, 회복력 등이 뛰어나 우수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로봇의 부상>, <사피엔스>, <시민권과 복지국가>, <식품 정치> 등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해 있는 문제에 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은 물론, <군주론>, <유토피아>, <열하일기> <명상록>, <징비록> 등 예부터 동서양의 권력자들이 즐겨 읽었던 고전도 목록에 올랐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책을 가이드북 삼아 추천 도서를 부지런히 독파한다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대한민국이 더 나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