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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가드 : 1152 가을
데이비드 피터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최근 인기 있는 할리우드 영화 중에는 원작이 만화인 작품이 많다. 원작의 작품성과 보장된 인기를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조건에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다.
데이비드 피터슨의 만화 <마우스가드 : 1152 가을>은 2017년 현재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화를 결정해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2005년에 데이비드 피터슨이 자비로 출판했고, 이후 정식 출판과 게임 출시 등을 거쳐 영화화에 이르렀다.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처음 공개된 지 12년 만에 영화화에 이르렀을까. 큰 기대를 품고 책을 펼쳤다.
<마우스가드 : 1152 가을>은 인간이 없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생쥐 용사들의 모험담을 그린 판타지 만화다. 알다시피 생쥐는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먹이 피라미드의 최하단부에 위치한다. 그래서 생쥐들은 강한 동물로부터 자신들을 지킬 생쥐 경비대, 일명 '마우스가드'를 만들었다.

1149년, 마우스가드는 족제비 군주에게 대항해 승리했고, 이후 크고 작은 위협에 맞서 자신들을 지켰다. 위협이 어느 정도 사라지자 마우스가드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이들은 더 이상 종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들에 맞서는 군인이 아닌 호위병, 길잡이, 날씨 관찰자, 정찰대, 보디가드 등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색슨과 켄지, 랜드는 마우스가드이자 생쥐 종족의 길잡이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는 안전한 길을 찾아내거나, 마을 간 물품의 출하를 관리하거나, 영토가 공격당할 경우 모든 악하고 해로운 것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 이들의 주요 임무다.
<마우스가드 : 1152 가을>에서 색슨과 켄지, 랜드는 홀로 길을 떠났다가 실종된 곡식 행상쥐 한 마리를 찾으러 파견된다. 이들은 처음에 실종된 행상쥐 한 마리만 찾으면 되는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 문제의 행상쥐를 발견하고 보니 이 일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마우스가드의 존속은 물론 종족의 생존이 걸린 배신과 음모가 얽힌 일이었을 줄이야...!


색슨과 켄지, 랜드는 길을 떠나고 얼마 안 있어 갖은 위협에 노출된다. 셋의 몸을 다 합친 것보다도 훨씬 거대한 뱀을 만나 목숨을 위협받지 않나, 겨우 찾아간 초가집 위를 집채만 한 꽃게가 덮치지 않나, 여러 번 죽을 위기에 처하고 겨우 목숨을 건진다.
사실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뱀이 쥐를 잡아먹고 꽃게가 수풀 위를 덮치는 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먹이 피라미드 최하단부에 위치하는 생쥐의 관점으로 보면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큰 뱀이나 꽃게가 매우 위협적인 존재로 보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관점을 전환함으로써 평범한 자연을 그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의 배경보다도 스릴 넘치고 액션 가득한 장소로 탈바꿈한 점이 이 만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생쥐를 인간처럼 묘사한 장면도 재미있다. <마우스가드 : 1152 가을>에 나오는 생쥐들은 대표적인 생쥐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보다 형태를 덜 축약하고 실제에 가까운데도 칼을 들고 싸우거나 길을 걷거나 의자에 걸터앉아 수프를 마시는 모습이 훨씬 귀엽고 사랑스럽다.
만화만 봐도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생쥐들의 동작이 박진감 넘쳐서 영화로 제작되면 볼 만할 것 같다. '인간이 없는'이라는 단서가 붙긴 해도 중세 시대가 배경인지라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연상케 하는 면도 있다. 조만간 <마우스가드 : 1152 가을>의 후속편이 나올 것 같은데 이건 어떤 느낌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