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쇼콜라티에 8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서수진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배우 뺨치는 외모와 뛰어난 실력을 모두 갖춘 인기 쇼콜라티에 소타에게는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여자가 있다. 그 여자의 이름은 사에코.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소타의 첫사랑이며 쇼타를 쇼콜라티에의 세계로 이끈, 쇼타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여자다. 


소타는 사에코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사에코는 그런 소타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요시오카라는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결혼했으면 남편과 잘 살면 될 것을, 유부녀가 된 사에코는 잊을만 하면 소타 앞에 나타나 소타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지난 7권에서도 사에코는 소타가 운영하는 초콜릿 가게 '쇼콜라비'에 나타나 소타와 하룻밤을 보낸다. 사에코가 남편과 싸우고 집을 나온 것을 알게 된 소타는 사에코가 이젠 제발 자신의 곁으로 와주길 바라고, 사에코는 그런 소타의 마음을 아는 척 모르는 척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소타의 가게에서 지낸다(환장할 노릇이다).





소타를 내심 짝사랑하고 있던 쇼콜라비의 점원 카오루코는 소타의 연심을 자기 좋을 대로 이용하는 사에코의 태도가 못마땅하다. 그래서 사에코에게 한 소리 하려다가 외려 사에코에게 당하고 만다. 


불륜하는 여자를 욕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조차 못하고 외롭게 지내는 카오루코와 불륜이라고 욕먹더라도 남자들로부터 끊이지 않고 사랑을 받는 사에코. 둘 중 도덕적으로 옳은 건 카오루코이지만, 감정적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건 절대적으로 사에코다. 


사에코에게 진 카오루코는 자신이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것을 자각한다. 이제 나이 제한에 걸려 마음 대로 일을 구할 수도 없다. 지금도 애인이 없지만 점점 더 애인 구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이십 대에 결혼하고 삼십 대인 지금도 자신보다 연하인 남자의 구애를 받는 사에코가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마침 세키야 씨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 카오루코는 소타 이외의 남자와 만날 마음이 없었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고 해서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는 남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건 불공평하다는 사에코(a.k.a. 연애의 고수)의 말에 따라 세키야 씨를 만나러 간다. 


카오루코는 사에코의 코치에 따라 상대가 말할 때 날선 비판이나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려 하지만, 세키야 씨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난다. 자기 인생의 도움이 되는 여자가 좋다, 사귀면 돈과 명예가 따라오는 여자는 금상첨화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카오루코는 화를 참지 못하고 세키야 씨의 말을 부정하지만, 말을 하고 보니 자신이 연애의 현실을 모르고 이상만 주장하는 어린애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소타와 함께 있으면 내가 더 행복해질 것 같아서, 결국 나 자신을 위해서 소타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혼하면 행복해요?... 사람에 따라 다른가? 사에코 씨는 어때요?" 


얼마 후 사에코를 만난 카오루코는 결혼에 대해 묻는다. 그 전까지 활발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연애의 기술을 떠들던 사에코가 이 때 처음으로 기운 없고 자신감을 잃은 표정을 짓는다. 


26살에 결혼하겠다고 인생 계획을 세웠다, 그 때 마침 지금의 남편인 요시오카를 만났다, 결혼을 해보니 즐거운 순간도 있지만 즐거운 순간'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 말을 하는 사에코의 표정이 어찌나 쓸쓸해보이던지. 대체 사에코는 무엇을 후회하는 걸까. 실패한 결혼? 놓쳐버린 사랑?





적당히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남자를 놓친 여자와, 가장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적당히 사랑할 남자들을 놓치고 있는 여자. 둘 중 누가 더 현명하고 어리석은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분명 사에코보다 카오루코에 가깝지만, 사에코가 어리석다고 하기엔 사에코 나름의 행복이 있어 보이고(일단은 결혼도 한 번 해봤고, 불륜이기는 해도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도 있다), 카오루코가 어리석다고 하기엔 카오루코 나름의 미덕이 있고(실패한 결혼 생활을 억지로 유지하지도 않고, 불륜도 안 한다!)... 


단 하나, 사에코보다 카오루코가 나아 보이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카오루코는 사에코처럼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상대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장난'은 하지 않는다. 이런 '장난'질이 뭇 남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고 평생 잊지 못할 화상을 입는 것이겠지만. 


이제 드디어 다음 권을 끝으로 이 (환장할) 만화가 끝이 난다고 한다. 어떻게 끝이 날지, 대체 소타와 사에코는 누구를 택하고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갈지 안 보면 무지하게 섭섭할 듯. 어서 다음 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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