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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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주 남동쪽의 항만 도시 하이애니스에서 페리를 타야 갈 수 있는 앨리스 섬. 그곳에 있는 서점이라고는 '아일랜드 서점' 단 한 곳뿐이다. 아일랜드 서점 주인 A. J. 피크리, 일명 에이제이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혼자서 서점을 꾸린다. 안 그래도 많지 않은 주민과 휴가철 관광객 대상 장사라서 매출이 신통치 않은데 에이제이의 성격과 책 취향이 워낙 괴팍해 서점은 항상 폐점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제이는 여느 때처럼 술독에 빠져 문단속 하는 것도 잊고 잠이 들고, 잠에서 깨자마자 귀중품 하나를 도난당한 것을 알게 된다. 도난 신고를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이번엔 못보던 꾸러미 하나가 서점에 있다. 꾸러미 안에 있는 것은 무려 갓난 아기! 경찰과 사회복지사, 주변 사람들은 에이제이 혼자서 아기를 키울 순 없다고 말리지만, 에이제이는 아기 엄마가 꾸러미 안에 남긴 쪽지("저는 아이가 책에 둘러싸여, 그런 것들을 중요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기를 바랍니다.")와 자기만 보면 방긋방긋 웃는 아기를 저버릴 수 없어 직접 아기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아이가 책에 둘러싸여, 그런 것들을 중요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기를' 바란 아기 엄마의 소원은 정확히 이루어진다. 아기 마야가 서점에 오고 에이제이의 딸이 된 후로 에이제이는 예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성격도 훨씬 온순해지고 책 취향도 다양해진다.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거들떠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논픽션, 에세이, 자기계발서도 서점에 들여놓고, 틈틈이 마야를 돌봐주는 이웃 경찰이 좋아하는 장르 소설이나 마야 친구 엄마들이 북클럽에서 읽을 만한 대중 소설, 동화책에도 눈길을 준다. 물론 마야도 아빠 곁에서 많은 책을 읽으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에이제이가 오랫동안 포기하고 있었던 사랑도 찾아온다. 상대는 에이제이만큼 책을 좋아하는 출판사 직원 어밀리아. 에이제이는 세상을 떠난 아내만큼 자신과 책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고 믿었기에, 어밀리아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 뭐냐고 물으면 <회계원리 제2권>이라고 답하는 남자들만 만났기에 내심 연애와 결혼은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이 책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어찌나 로맨틱한지. 여기에 약간의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까지 가미되어 있어 이 책을 읽는 내내 눈을 떼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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