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 나서지 않지만 강한 사람들의 태도
마티아스 뇔케 지음, 이미옥 옮김 / 이마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시끄럽게 이기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꼰대'라고 부른다. 꼰대가 뭐 별 건가. 입만 열면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나는 이렇게 돈 벌었다, 나는 이렇게 집 샀다, 자랑하는 사람들이 꼰대다. 나이 상관도 없다. 중학생이 초등학생한테 나는 이렇게 공부해서 1등 했다, 대학생이 고등학생한테 나는 이렇게 노력해서 명문대 들어갔다 자랑하면 그들도 꼰대다. 나만 아는 비결인 양, 나만 성공한 양, 남이 묻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데 자기 이야기를 떠벌리는 꼰대가 이 세상엔 너무 많다. 


성공한 사람들은 죄다 꼰대일까. 다행히 그건 아닌 모양이다. 독일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마티아스 뇔케가 쓴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에는 자기 자랑을 하지 않고도, 자기표현을 절제하고도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PR이 어색한 사람, 자기 자랑이 익숙지 않은 사람, 성격이 내향적이고 온순한 사람, 눈앞의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한 조언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먼저 '시끄럽게 이기는 사람들'의 허점을 지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남이 하는 말은 듣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 말이 자기 자랑이나 성공 비결이라면 제대로 듣지 않을뿐더러 신뢰하지도 않는다. 진정한 성공 비결은 '코카콜라 제조법'처럼 남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법이다. 신당동 떡볶이 양념 제조법처럼 '며느리도 몰라'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담을 떠벌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만 거대한 사람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그렇다면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로는 누가 있을까. 이 책에는 말과 행동을 절제하고도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하고 끝내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가 다수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다. 메르켈은 자기 PR의 고수들이 모이는 정계에서 자기 PR을 삼가고 정책만으로 총리의 지위에 올랐다. 메르켈은 총리가 된 지금도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나는 표현을 거의 하지 않으며, 항상 조심하고 절제하는 태도로 독일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신뢰를 얻고 있다. 


많은 것을 이루고도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은 지극히 많다. 그냥 그것이 그들의 방식이고, 그래야 편하기 때문이다. 성공이 알려지지 않으면 훼방꾼들이 사라진다. 자신에게 감탄하는 사람, 자기를 부러워하는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이러면 부담이 줄어든다. 성공했지만 대중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은 페이스북 친구도 많지 않고, TV에 출연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성공에 문제 제기를 하며 뒤를 캐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중요한 목표를 차분하게 해낼 수 있다. (34쪽) 


저자는 자기를 드러내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성공한 사람 중에 자기를 드러내는 사람이 눈에 띌 뿐이라고, 그러니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 익숙지 않은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 억지로 자기를 드러내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설사 자기를 드러내야 성공할 수 있는 사회라고 해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아니라 억지로 꾸며낸 자신, 남들 보기 좋게 포장한 자신으로 성공한다면 그것이 과연 성공일까. 


저자의 말대로 '성공했지만 대중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 '페이스북 친구도 많지 않고, TV에 출연하지도 않는' 사람은 널려 있다. 이들은 남들의 주목을 받지 않고 경계하는 사람도 별로 없기 때문에 한 눈 팔지 않고 자신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으며 그만큼 목표를 쉽게 이룰 수 있다. 그러니 꼰대들이 말을 걸면 '저 사람은 저렇게 또 한 눈을 파는구나' 하고 무심히 넘기기를. 당신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만 거대한 사람일 뿐'이라고 조언하고 싶어지겠지만 그건 절제하도록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