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2 중국 인문 기행 2
송재소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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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워낙 넓기 때문에 각 지역의 풍광과 문화적 특색이 달라서 '어느 곳에 제일 좋다'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인문학적 유산만 봤을 때 중국에서 최고로 손꼽힐 만한 지역은 어디일까.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의 저자 송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인문학적 유산이 가장 풍부한 곳은 절강성(저장성)의 소흥(사오싱)과 강소성(장쑤성)의 의흥(이싱)이다. 


이 중에서 저자가 단연 추천하는 곳은 소흥이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 그토록 많은 역사적 유적을 보유한 곳은 아마 유례가 없을 곳이다." 소흥에는 월나라의 도읍지 부산이 있다. 월나라는 중국 춘추시대에 장강 이남에 있었던 두 개의 부족 중 하나로, 월나라의 역사로부터 '와신상담', '오월동주'같은 유명한 고사가 탄생했다. 이 책에는 월나라의 간략한 역사와 와신상담 고사, 월나라와 관련된 소흥의 유적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소흥은 중국 근대문학의 거장 노신(루쉰)의 고향으로도 알려져 있다. 소흥에는 노신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노신 기념관을 비롯해 노신의 탄생지 주가신대문, 노신이 소년 시절에 다닌 서당 삼미서옥 등의 유적이 다수 남아 있다. 저자는 노선이 중국 문화혁명의 상징이자 위대한 문학가, 사상가, 혁명가임에도 현재 중국에서 마땅한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한탄한다. 혁명의 색채가 강하다는 이유로 노신의 대표작 <아Q정전>, 산문시 <연> 등이 교과서에서 삭제되는 등 중국 정부의 '노신 지우기'가 계속되고 있다(상대적으로 '공자의 부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도 지적한다). 


소흥에는 불꽃처럼 살다간 여성 혁명가 추근, 중국의 4대 미인 중 한 사람인 서시, 양명학의 창시자 왕양명, 중국의 대표적인 명필 왕희지 등과 관련된 유적도 다수 남아 있다. 강소성 의흥에는 석회암 동굴 선권동, 대나무의 바다 죽해 등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곳이 많아 인문 여행과 함께 자연 여행도 즐길 수 있다. 소흥과 의흥은 인천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항주를 거치면 비교적 쉽게 닿을 수 있다. 애주가이자 다도가인 저자가 여행 중에 부지런히 맛본 소흥의 대표술 황주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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