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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임경선 작가가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서 '캣우먼'이라는 이름으로 상담 코너를 진행하던 시절부터 임경선 작가의 팬이었다. 임경선 작가가 나오는 방송을 찾아 들었고, 임경선 작가가 쓴 책을 전부 읽었고, 임경선 작가의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수시로 드나들었다.
그러다 지난 대선 이후로 임경선 작가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다. 임경선 작가가 나와 다른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임경선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나와 다른 시각을 피력하는 것은 지켜보기가 힘들었다. 결국 임경선 작가의 트위터를 언팔했고, 임경선 작가에 관한 멘션도 거부했다.
대선이 끝난 지금은 임경선 작가를 전처럼 열광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선 때처럼 트위터를 언팔하고 멘션을 거부할 만큼 싫지도 않다. 촛불 집회가 한창이던 2017년 1월 말에 출간된 바람에 읽지 않았던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집 <자유로울 것>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임경선 작가가 전작 <태도에 관하여> 이후 2년 만에 선보인 에세이집이다. 전작에서 저자는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섯 가지 태도로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을 들며, 이 다섯 가지 태도들이 수렴되는 궁극의 가치는 '자유'라고 썼다. 주제만 보면 이 책은 <태도에 관하여>의 후속편인 셈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유란 '내 마음과 영혼이 시키는 일을 내 몸이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가장 편안한 상태'라고 밝힌다. 자유로운 사람은 '나와 내 인생 사이에 아무런 모순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것을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내가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일'을 체험하며 자유가 안겨주는 기쁨을 만끽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이 했던 일, 하고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솔직하게 적어내렸다. 일 년에 몇 권씩 책을 내고, 그 책이 전부 베스트셀러가 되고,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이런 겉모습만 보면 저자가 마냥 멋지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저자는 이십 대 초반에 암 선고를 받고 몇 번에 걸쳐 수술했으며 현재도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다. 병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고, 병이 재발하는 바람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의 길을 모색해야 했다.
하늘은 저자가 원하는 대로 살게끔 내버려 두지 않았지만, 저자는 그 와중에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회사에선 커리어 우먼으로서 정점에 오르고자 노력했고, 작가가 된 후에는 글쓰기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작가가 되기 위해 애썼다. 투병 중에도 부지런히 연애하고,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줄 것 같은 상대를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이 모든 게 일 분 일 초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답게 살기 위한,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
만드는 사람 없이는, 평가하는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만드는 사람의 작품을 보거나 읽어야 하지만, 만드는 사람은 평가하는 사람의 결과물을 얼마든지 무시해버려도 그만인 것이다. (61쪽)
이 책에는 작가로서, 창작자로서 살면서 겪는 고뇌와 고충에 대한 글도 실려 있다. 첫 장편소설의 추억, 에세이 쓰는 법, 작가의 생계 대책, 독립출판물을 만들면서 겪었던 일 등 직접 그 일을 해본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생생한 경험담이 구체적인 팁과 함께 담겨 있어 유용하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남편과 단둘이 교토에 있는 한 료칸에 묵었던 일화가 실려 있어 이 책에 이어 출간된 <교토에 다녀왔습니다>와 이어진다. '만드는 사람'으로서 무슨 일이 있든 성실하게 작업하여 꾸준히 결과물을 내는 자세가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