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을 곳이 없다고 느낄 때 - 어느 곳에 있어도 편하지 않는 당신을 위한 공간 심리학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정혜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쓴 미즈시마 히로코는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정신신경과 교수이자 대인관계요법 전문 클리닉 원장이다. 저자는 책에서 내가 마음 편히 있을 곳이 없다고 여기는 느낌의 정체는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나를 위한 안식처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지 등을 설명한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이런저런 팁이나 기술보다도 저자 자신이 직접 체득한 경험이다. 저자는 몇 년 전 도치기에서 중의원 선거에 입후보해 두 번 당선하고 5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처음 입후보했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걱정 어린 말을 많이 들었다. 지연도 없는 지역에서 의사 출신이 선거에 나가 당선될 리 없다고들 했다. 당선된 후에도 도치기 사람들로부터 '외부인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을 적잖이 받았다. 


저자는 도치기를 '내가 있을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다. 중요한 활동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집마다 방문했다. 국회가 있는 도쿄와 지역구인 도치기를 매일 같이 오갔다. 명절은 반드시 도치기에서 보냈고, 지역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가마를 타기도 하고 떡메 치기를 하기도 했다. 그제야 도치기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의원을 그만두고 나서도 인연이 계속되었다. 


결국 내 자리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내 일처럼 앞장서고 혼신을 다 하면 누가 달려들어도 밀려나지 않는 내 자리가 생긴다. 이 밖에 저자가 미국 AH 센터로 자원봉사를 하러 떠났을 때의 일화나 한방을 공부할 때의 일화 등이 인상적이었다. 이만한 학력과 경력을 지닌 사람도 낯선 곳, 낯선 무리 속에선 소외감을 느끼고 외로움에 시달린다. 그렇게 생각하니 여러 사람과 있을 때 종종 불편함을 느끼는 내가 덜 초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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