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7
텐도 키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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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어쩌다 보니 1권부터 못 보고 7권부터 보게 되었는데 내용이 충격적이다. 주인공이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7권에 암시된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대 막장 중의 막장인 듯.





주인공은 속옷 회사에서 일하는 오가와 쿄코다. 오가와는 어릴 때부터 툭하면 긴장해서 말을 더듬고 이상한 짓을 일삼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친어머니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했다. 그런 쿄코가 유일하게 마음을 허락했던 상대가 대학 선배인 호시나 렌인데, 호시나에게마저 잔인한 취급을 당하고 버림받은 이후로는 연애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그런 쿄코에게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은 미팅에서 만난 만화 편집자 요시자키다. 요시자키는 처음에 쿄코의 고백을 거절했지만 쿄코가 한결같이 자신을 좋아하자 점점 태도가 부드러워졌고, 이제는 주말에 단둘이 만나 함께 영화를 볼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호시나 렌 때문에 남자를 전혀 믿을 수 없게 되었던 쿄코로서는 장족의 발전이다.





문제는 쿄코 앞에 호시나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다. 호시나는 겉보기엔 잘생기고 일처리도 깔끔한 호청년이지만, 실상은 자기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인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정도로 잔혹한 인간이다. 쿄코가 일하는 회사에 상사로 들어온 호시나는 일적으로 쿄코를 괴롭히는 것으로 모자라 사적으로도 쿄코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쿄코와 요시자키가 잘 되지 못하게 훼방을 놓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호시나는 쿄코와 요시자키 사이를 훼방 놓기 위해 모두가 참가하는 BBQ 파티를 기획하고, 쿄코는 안 좋은 예감을 느끼면서도 요시자키와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참석한다. 쿄코와 호시나가 어떤 사이인지 전혀 모르는 요시자키는 언제나처럼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쿄코를 BBQ 파티장까지 데려간다(요시자키 잘생겼다 ㅠㅠ).





즐거운 기분도 잠시. BBQ 파티장에 회사 동료들 외에 쿄코와 호시노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이대로 있다가는 호시나의 계획대로 요시자키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고 자신을 혐오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쿄코는 점점 기분이 나빠진다. 급기야 대학 시절 호시나가 시켜서 쿄코를 겁탈했던 남자가 나타나자(호시나 이 XXXX 같은 XX) 쿄코는 패닉 상태에 빠지고 기절하고 만다. 


눈을 뜬 쿄코는 요시자키에게 "이대로 행복한 기분으로 헤어지면 안 될까요..."라고 마음에도 없는 이별 선언을 하고 만다. 헤어져야 하는 건 요시자키가 아니라 호시나인데. 과거의 상처와 낮은 자존감 때문에 겨우 좋아하게 된 사람을 밀어내려고 하는 쿄코가 안타깝다.





쿄코 성격이 엄청 답답해서 만화를 보는 내내 '나라면 이 타이밍에서 이렇게 말했을 텐데, 행동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떤 면에선 쿄코 성격 때문에라도 이 만화를 누구나 한 번쯤 봐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성격이 답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자존감이 낮으면 인간관계가 어떻게 일그러지는지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쿄코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불쌍하기도 했다. 쿄코는 피해자이지, 가해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쿄코는 자신이 몸을 함부로 놀렸다고 자책하고, 자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자기 탓을 한다. 죄를 지은 사람은 호시나인데, 호시나는 죄의식 따위 없이 잘만 살고 쿄코만 과거 일이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호시나가 손목에 은팔찌 차는 모습을 봐야 속이 시원할 것 같은데(마음 같아선 사형을 선고하고 싶다) 과연 그렇게 결말이 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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