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즈미 군, 분위기 파악하나요? 1
모스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연휴 초반 며칠 동안 몸살을 앓은 건 힘들었지만, 그 덕에 가족들 다 나가고 빈 집을 지키면서 만화책 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으니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읽은 만화책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 첫 번째는 <쿠즈미군, 분위기 파악하나요?>다. 표지만 보면 정통 순정 만화 같은데, 막상 읽어 보니 개그가 가미된 가벼운 느낌의 순정 만화다. 





주인공은 교내 최고의 인기녀 사쿠라 에리카.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물론 대시하는 남자도 많지만 남친은 없다. 친구들은 대시하는 남자 중에 아무나 한 명만 골라서 사귀어보라고 조언하지만, 사쿠라는 자신에게 대시하는 남자에겐 별 관심이 없다.





사쿠라가 관심이 있는 남자는 단 한 명! 같은 반 남학생 쿠즈미다. 쿠즈미는 수업 시간에는 샤프심으로 장난을 치고, 쉬는 시간에는 멍한 표정으로 음악을 듣고, 방과 후엔 새와 노는 게 취미인 'THE 평범남'이다. 


사쿠라는 언제부터인가 쿠즈미가 자꾸만 신경 쓰인다. 쿠즈미의 샤프심은 왠지 특별한 것 같고, 맨날 무슨 음악을 듣는지 궁금하고, 새하고만 놀지 말고 나와도 놀았으면 하는 생각이 부풀어 오른다. 물론 같이 놀자고 먼저 말할 용기는 없다. 사귀자고 고백할 용기는 더더욱 없다.





사쿠라는 그저 오매불망 쿠즈미를 지켜볼 따름이다. 수업 시간에도 쿠즈미를 지켜보느라 공부는 뒷전이고, 쉬는 시간에도 쿠즈미만 쫓아다닌다. 교내 최고의 인기녀라면 용기를 내서 쿠즈미에게 마음을 고백해도 좋을 텐데. 아쉽게도 사쿠라는 친구들에게조차 쿠즈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 친구가 장난으로 사쿠라와 쿠즈미의 투 샷을 찍었을 때도 이 사진 달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츤츤거린다. 


교내 최고의 인기녀인 자신이 평범하고 별 볼 일 없는 쿠즈미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놀림거리가 될까 봐 그러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걸까. 언제쯤 사쿠라가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질지, 과연 자신의 마음을 쿠즈미에게 고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렇게 계속 사쿠라가 쿠즈미를 관찰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며 이야기의 재미가 배가 된다. 새로운 인물은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불리는 치바 하루나! 웃음기 없는 험악한 인상과 다른 학생들보다 머리 하나는 큰 키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치바를 불량 학생으로 여기지만, 사실 치바는...





시험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하면 쿠키를 구울만큼 섬세하고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다. 게다가 치바의 단짝은 다름 아닌 쿠즈미! 치바와 쿠즈미는 걸핏하면 붙어 있을 정도로 친한 사이지만, 학교 최고의 위험한 남자인 치바와 학교에서 가장 평범한 남자인 쿠즈미가 친구일 줄은 꿈에도 상상 못하는 학생들은 두 사람이 영락없는 학교 폭력 가해자-피해자 관계인 줄 안다. 


사쿠라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는데, 쿠즈미를 신경 쓰기 시작하고 쿠즈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두 사람이 친한 친구 사이인 걸 알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사쿠라가 쿠즈미를 짝사랑하는 사실을 치바 하루나가 알게 되면서 세 사람의 관계가 달라지려고 하는데...!





사쿠라가 쿠즈미를 짝사랑하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웃음 유발'로 치면 치바가 쿠즈미와 어울리는 이야기가 더 세다. '인상 험악+장신+순정남 캐릭터'와 '인상 무던+단신+외유내강 캐릭터' 조합이 <쿠로코의 농구>의 카가미 X 쿠로코를 생각나게 해서 더 좋은 지도 ㅎㅎ 


이대로라면 사쿠라가 쿠즈미한테 고백 한 번 못하고 끝날 것 같은데, 치바가 사쿠라와 쿠즈미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도 계속 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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