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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외 프린세스 3
아이다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평점 :

<권외 프린세스>는 게임 캐릭터에 푹 빠져 지내던 여중생 메구로 미토가 현실의 남자아이를 좋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만화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남자 친구를 사귀기 시작해도 덕질만 하며 꿋꿋하게(?) 살아온 미토는, 어느 날 같은 반 남학생 쿠니마츠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세이야'와 똑같이 생긴 것을 깨닫고 쿠니마츠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쿠니마츠는 모든 여자아이들이 인정하는 미남인 반면, 미토는 얼굴도 몸매도 평균 이하. 그리하여 미토는 미녀로 거듭나기 위한 특훈에 돌입하는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쿠니마츠한테 말도 붙이지 못했던 미토는 그 사이 문화제를 치르고 더블데이트까지 하면서 쿠니마츠와 부쩍 가까워진다. 내친김에 여성지에 실린 'LOVE 테스트'라는 걸 해본 미토는 자신이 쿠니마츠에게 있어 '여친후보'라는 테스트 결과를 받고 경악한다. 여친후보 다음은 연인.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쿠니마츠의 연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토는 한껏 들뜬다.
기분이 좋아진 미토는 기세를 몰아 쿠니마츠의 연인이 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멋쟁이 여자아이들의 성지인 시부야 109에 가서 쇼핑도 하고, 친구 하루의 코치를 받아 가며 눈썹 정리도 하고 선크림도 발라본다. 미용실도 엄마 손잡고 가던 동네 미용실 말고, 멋진 언니들이 드나드는 헤어 살롱으로 바꾼다(하지만 그 결과는 대참사...).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는 미토의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ㅎㅎ 내가 쿠니마츠라면 미토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만 봐도 사랑을 느낄 것 같다 ㅎㅎ
미토가 초절정 행복을 맛보는 사이, 미토와 함께 삼총사 중 한 명이었던 친구 마루의 태도가 이상해진다. 마루가 게임 경품에 당첨된 걸 축하해주자 "너희들도 리얼충 물건에 정신 팔지 말고 경품에 투자하면 뽑힐지도 모르지." 라고 비꼬듯이 말하지 않나, 이제는 아예 삼총사와 어울리는 것도 거부하고 학교에도 나오지 않는다. 걱정이 된 미토가 마루네 집에 찾아가 마루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노력하는 데 과연 어떻게 될까. 마루의 진심은 무엇일까.
1권과 2권에서는 미토가 쿠니마츠에게 사랑을 느낀 후로 예뻐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면. 이번 3권에서는 미토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진지하게 그려진다. 미토가 잃어버리는 것은 다름 아닌 우정이다. 미토가 예뻐지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하루와 귓속말을 나누고 단둘이 외출하는 동안 마루는 소외감과 배신감을 느꼈고, 미토의 행동은 급기야 마루의 오랜 트라우마까지 건드렸다.
나이를 먹고 보니 전원 솔로인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한두 명이 남친 생겼다고 빠져나가는 건 비일비재한 일인데. 미토와 마루는 이걸 참 빨리도 겪는구나. 성숙해서 좋겠다고 해야 할지, 빨리 알 필요 없는 고통을 너무 빨리 알았다고 해야 할지. 함께 덕질하던 친구가 리얼충 되어 떠나가는 슬픔은 나도 여러 번 겪어보았기에 마루의 모습이 남일 같지 않았다(하지만 꼭 리얼충이 되지 않아도 덕질의 대상이 바뀌어서 떠나가기도 하더라). 자기도 모르는 새에 리얼충이 되어버린 미토의 마음도 알겠고(연애에 정신이 팔려서 덕질에 뒤처졌을 때의 혼란스러움이란...).
작가 후기를 보니 이번 3권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리얼해도 너무 리얼해서 작가도 편집자도 울면서 작업했다는 말이 있던데(작가님 저도요 ㅠㅠ)... 코믹함이 가미된 순정만화인가 했더니, 여자아이의 연애뿐 아니라 우정과 성장에 대해서도 점점 진지하게 고찰하는 듯해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