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 3
후지사와 시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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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는 명문가의 외동딸과 그 집에 더부살이하는 고용인의 손자 간의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을 그린 순정 만화다. 1권만 해도 화자가 남자 주인공 소라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읽은 3권은 화자가 여자 주인공인 안나로 바뀌었다. 이야기의 비중도 소라타보다 안나 쪽이 커졌다. 


소라타와 안나의 사랑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소라타의 조부모와 마찬가지로 안나네 집에서 고용인으로 일하는 아사미가 소라타를 유혹하고 안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벌어진다. 아사미가 소라타를 유혹한 사실을 눈치챈 안나네 집의 집사 세노는 아사미에게 "또래 남자를 놀리는 건 간과할 수 없어."라며 주의를 준다. 그러자 아사미는 고용인들 간의 연애가 금지되어 있느냐고 묻고, 금지되어 있지 않다는 답이 돌아오기가 무섭게 고용인과 주인의 연애는 금지되어 있느냐고 되묻는다. 웬일인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세노.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리는 아사미. 둘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라도 있는 것 같다. 특히 세노. 


급기야 아사미는 안나에게 소라타를 달라고 말하고, 안나는 그럴 수 없다고 답한다. 그러자 아사미는 안나에게 당신은 '높디높은 산꼭대기의 새하얀 눈'이지만 자신은 '진흙탕'이라며, 진흙탕밖에 될 수 없는 사람의 심정을 아느냐고 호소한다. 어리석은 아사미. 뭐든 손에 넣을 수 있고 뭐든 될 수가 있는 안나조차 소라타만큼은 자신의 마음대로 가질 수 없고 소라타의 연인만큼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소라타가 안나를 가질 수 없다면 안나도 소라타를 가질 수 없거늘. 이 상황이 가장 답답한 사람은 안나일 텐데도, 불의의 사고를 일으킨 아사미를 안나가 감싸는 모습을 보며 역시 안나는 배포가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결국 안나와 소라타의 사랑은 안나의 선택에 달려있는 셈인데(입장상 소라타가 자기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다 보니), 안나의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안나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다. 언제까지나 소라타의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제는 할아버지 대신 가문을 지켜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가 안나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안나를 도쿄에 있는 여학교로 진학시킬 계획임을 발표하면서 안나와 소라타는 따로 살게 될 위기에 처한다. 과연 이 둘은 어떻게 될까.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어서 다음 이야기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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