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라이프 6
야요이소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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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나오나 하염없이 기다렸던 <리라이프> 6권이 드디어 나왔다. 5권이 나온 지 약 5개월 만이다. 


<리라이프>는 그림만 보면 학원물이지만, 주인공 카이자키 아라타가 실은 27세 백수 청년이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생활비를 주고 취직자리를 알아봐 준다는 말에 혹해 '리라이프'라는 실험에 참가하게 된다,라는 설정인 만큼 사회인이 공감할 만한 대목이 많다. 특히 이번 6권은 카이자키가 회사에 다닐 때 어떤 일을 겪었고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지 자세하게 나와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일본판 <미생>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한국에서 드라마화되었으면 좋겠다. 


카이자키는 요아케를 불러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카이자키가 회사에 다닐 때 사수였던 사이키의 성묘를 가기 위해서다. 사이키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 직원들로부터 직간접적인 괴롭힘을 당했고,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카이자키는 사이키의 편을 들었다가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결국 사이키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카이자키는 사장의 협박을 뿌리치고 회사를 그만둔 후 지금에 이르렀다. 


카이자키는 성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회사 후배라는 사람들을 만난다. 후배들은 회사 내에서 카이자키가 사장에게 대들고 사직서를 쓴 용감한 직원으로 유명해져 있다며, 회사를 그만둔 후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다. 카이자키는 한순간 거짓말을 할까 망설였지만, 취직이 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직장도 안 다니고 돈도 못 벌고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없지만, 적어도 '그딴 회사'에 한 번뿐인 인생을 갖다 바칠 만큼 호구는 아니라고 말한다.


감명받은 듯도 하고 실망한 듯도 한 후배들의 얼굴을 본 카이자키는 마음이 복잡한데, 카이자키를 리라이프 실험에 끌어들인 요아케는 어쩐지 뿌듯한 표정이다. 이로써 카이자키는 '조금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듯하다'라니. 대체 리라이프 실험의 정체가 뭘까? 6권인데 아직도 짐작이 안 간다. 


한편, 카이자키는 외모도 좋고 성적도 준수한 오가가 연애 한 번 하지 않고 여름방학을 마치는 건 아깝다고 생각해 오가와 카리우를 이어주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알고 보니 오가네 집에는 엄마가 안 계셔서 오가가 집안일도 하고 아버지의 적은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매일 집안일과 아르바이트에 파묻혀 살고, 성적 우수생이 되어 학비 부담을 덜려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니 연애 생각이 머리에 없을 수밖에. 먹고살려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해야 하는 삼포 세대의 그림자가 이제는 10대에게까지 미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아무튼 이렇게 진지한 내용이지만 그림체가 예쁘고 중간중간 코믹한 컷도 많아서 술술 읽히는 만화 <리라이프>. B TV에 애니메이션도 있던데 언제 한 번 몰아서 봐야겠다. 성우진이 빵빵해서 기대된다. 카이자키가 오노 켄쇼, 요아케가 기무라 료헤이라니 잘 어울릴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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