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컬트한 일상 : 봄.여름 편 나의 오컬트한 일상
박현주 지음 / 엘릭시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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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가장 즐겨 읽는다. 요즘 관심 있는 장르는 이른바 '일상 미스터리'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처럼, 복잡한 트릭이나 끔찍한 살인 사건이 나오지 않아도, 일상에 숨겨진 크고 작은 수수께끼를 해결하면서 무시했거나 감춰져 있던 진실에 다가가고 이를 통해 인물들이 성장해가는 이야기에 끌린다. 


박현주의 <나의 오컬트한 일상>은 '한국형 일상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할 만하다. 주인공 도재인은 프리랜서 작가이자 번역가로,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애인도 없고 몸담은 직장도 없이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지만 이것저것 아는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는 (나 같은) 여자다. 재인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1년 동안 일을 쉬게 되고,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가 소개한 신생 잡지사에서 오컬트 기사를 쓰는 일을 맡는다. 


'한국에 웬 오컬트?' 싶지만 의외로 많다. 번화가에 나가면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사주카페, 타로 카페를 비롯해, 점, 풍수, 일본에서 유래된 파워 스폿, 부적, 흉가, 기 클리닝 등 누구나 들어봤음직하지만 넓게 보면 오컬트라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을 소재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재인은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일본 교토까지 누비며 오컬트에 관한 조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말려든다. 


"전통적인 살인 사건을 다룬 추리소설을 후더닛(Whodunnit)이라고 한다. 누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 누가 무엇을 훔치고, 죽이고, 노렸는가? 나는 이런 소설을 읽으며 자랐고, 어른이 되어서는 그런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거나 혹은 비평하는 독자로서 살았다. 하지만 막상 내가 책을 쓰려고 할 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가'의 문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가 후기 중에서) 


재인은 오컬트에 관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남자를 알게 되고 그중 두 남자와 '썸'을 타게 된다. 이것저것 아는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재인이지만, 연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것이 많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모순이랄지, 순진한 면이 재미있다. 마지막 연애가 가물가물한 내가 할 말은 아닌가? 그럼 그런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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