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기적 조사관 1
후지키 린 지음, 히노 안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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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기적 조사관>은 바티칸에서 기적의 진위를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적 조사관' 콤비의 활약을 그린 추리물이다. 후지키 린의 인기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며, 서양사학과 출신의 히노 안주가 만화를 그렸고, 2017년 3분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영 중이다. 


일본의 천재 과학자 히라가는 골육종에 걸린 남동생 료타를 위해 연구자의 길을 포기하고 바티칸 신부가 된다. 목적은 치료비 지원을 받는 것이지만, 여생이 2년밖에 남지 않은 남동생이 건강해지는 '기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히라가는 고문서 및 암호 해독 전문가인 로베르토와 함께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적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판별하는 기적 조사관으로 임명된다. 언뜻 보기엔 경찰과 비슷하지만, 바티칸 소속이자 교황 직속이기 때문에 바티칸 내 파벌 경쟁과 연루될 가능성이 높고 상황에 따라선 '악마'와 맞서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직책이다. 


어느 날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교황의 명을 받아 어느 수도원과 수도원 부속 기숙학교에서 일어난 기적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다. 조사를 신청한 수녀의 주장에 따르면, 어느 날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그녀에게 수태를 고지했고, 실제로 얼마 후 그녀는 임신했음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방 벽에 어린 그리스도상과 성모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가톨릭이 동정녀 잉태를 인정하지 않으며, 인정하게 될 경우 그리스도의 강림을 누차 인정하게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톨릭은 인간이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은 최후의 심판의 날뿐이며, 그때까지 교황이 그리스도의 대리인을 맡기 때문에 가톨릭의 존재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가톨릭 신자가 아니라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현지에 도착해 조사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마리아 상이 눈물을 흘리거나 성흔이 나타나는 등 새로운 기적이 속속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져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예삿일이 아님을 직감한다. 


이 만화는 가톨릭 내의 기적을 증명하기 위한 만화가 아니라 가톨릭 신앙을 빙자해 벌어지는 범죄의 진상을 파헤치는 추리 만화다. 가톨릭 운운하는 것이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불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나로선 가톨릭 특유의 고풍스럽고 신비로운 분위기와 추리 만화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의 조화가 퍽 마음에 들었다.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조사에 착수하기가 무섭게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는 점도 몰입도를 높인다. 


1권만 읽어서는 기적이 일어난 이유도, 마리아 상이 눈물을 흘리거나 성흔이 나타나게 만든 트릭도 알 수가 없어서 2권을 반드시 읽어야 할 듯. 어서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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