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백곰 2
코로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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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었을 때만 해도 백곰과 바다표범이 등장하는 흔한 동물 만화로만 여겼다. 포식자인 백곰이 피식자인 바다표범을 사랑하고 둘 다 수컷이라는 설정이 새롭고 독특하기는 해도 유머를 위한 장치인 줄만 알았다. 2권을 읽고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이 만화는 흔해빠진 동물 만화가 아니라, 동물의 생태에 빗대어 인간들이 나누는 사랑의 본질을 그린 심오한 우화다. 어쩌면 이렇게 단순한 그림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가 눈물까지 쏙 빼는지. 백곰과 바다표범의 속 깊은 사랑 이야기가 웬만한 인간들의 사랑 이야기보다 마음을 울린다. 


2권 초반에 백곰과 바다표범은 엄마를 잃은 어린 암컷 백곰을 발견한다. 백곰과 바다표범은 어린 암컷 백곰을 여동생처럼 여기고 살뜰하게 보살핀다. 어린 암컷 백곰은 늠름하고 자상한 수컷 백곰을 오빠처럼 여기고 사랑을 느낀다. 문제는 어리기는 해도 암컷 백곰 역시 바다표범에게는 포식자라는 것. 어린 암컷 백곰이 수컷 백곰에게 사랑을 느끼고, 수컷 백곰이 사랑하는 바다표범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면서 바다표범은 위기를 맞이한다. 셋이서 소꿉놀이를 하면 수컷 백곰이 아빠, 암컷 백곰이 엄마, 바다표범이 아들, 이 아니라 '밥' 역할을 맡는 먹이사슬이란 거대한 늪... 다행히 바다표범이 목숨에 위협을 느끼기 전에 암컷 백곰은 엄마의 곁으로 돌아가고, 백곰과 바다표범은 다시 한번 단둘이 길을 나선다. 


한편, 혼자서 헤엄치는 법을 연습하던 바다표범은 연상의 암컷 바다표범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생애 처음 사랑에 빠진 바다표범은 백곰 앞에서 자신의 사랑을 열렬히 표현하고, 백곰은 내심 서운하지만 바다표범의 사랑을 응원한다. 백곰 왈, " 좋아하는 마음은 언제나 진실하고 자유로운 거니까. ... 나는 나를 좋아해 주길 원해서 널 좋아한 게 아닌걸." 순식간에 찾아온 사랑의 기쁨과 고통을 온몸으로 체험한 바다표범은 그제야 백곰이 어떤 감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대했는지 알게 된다. 피식자로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기는 했어도, 그동안 백곰에게 내뱉었던 심한 말들을 미안해한다. 


하지만 드디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된 바다표범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에 더더욱 백곰과 뜨듯미지근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이제 정말 백곰의 마음을 거절하고 홀로서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백곰과 바다표범이 이대로 헤어지나 싶을 때 마침 나타난 펭귄! 대체 이 녀석은 누구일까? 어서 3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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